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53 vote 0 2016.06.02 (14:49:14)

     

    내면에 개인주의를 갖추면 두려움이 없다. 두려운 이유는 남의 눈치를 보고 의사결정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는 영화를 봐서 천만관객을 거뜬히 채워주고, 남들이 입는 패딩을 입어서 외국회사의 매출을 올려주고, 일부러 원단을 찢어놓은 등산복을 입어서 나라망신 시키는 사람은 개인주의가 없는 사람이다. 자기 스스로는 의사결정을 못하므로 두려운 것이다. [생각의 정석 114회]


    두려움은 집단의 의사결정 중심으로 쳐들어가라는 유전자의 명령이다. 우리는 뱀을 두려워한다거나 쥐를 두려워 한다고 믿지만 가짜다. 두려움의 대상은 뱀이나 쥐가 아니다. 자기 안에 두려움이 가득 들어차 있고 그것을 출력하는 수단으로 뱀이나 쥐를 쓰는 거다. 아마존이나 파푸아뉴기니의 여인족들은 뱀이든 쥐든 벌레든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을 의사결정하는 자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결정하면 죽음도 두렵지 않다.


    우쭐대거나 과시하는 등 언뜻 두려움과 무관해 보이는 행동도 마음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죽음의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소외의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모든 두려움의 본질은 자신이 결정할 수 없다는 좌절감이다. 카지노에서는 10억 원도 태연하게 내다버리는게 인간이다. 자신이 결정하게 되면 간이 커져서 호랑이도 무섭지 않다.



   aDSC01523.JPG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 소설을 읽는 이유, 만화를 보는 이유, 노래를 부르는 이유, 디자인을 논하는 이유, 화장을 하는 이유, 음식의 맛을 따지는 이유, 예절을 따지는 이유, 분위기를 따지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든 것은 의사결정을 실습하여 두려움을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자신의 의사결정기준을 가질 때, 자기만의 미학적 스타일을 가질 때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영화를 재미로 보고, 소설을 흥미로 읽고, 음식을 맛으로 먹는 사람, 디자인을 멋으로 고르는 사람은 아직 어른이 못된 사람입니다.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미성년자라는 거죠. 의도가 없으면 예술이 아닙니다. 의도적으로 의도를 배제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역시 의도가 있는 겁니다. 당신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그것을 정하기 전까지 당신은 어른이 아닙니다. 


[레벨:30]솔숲길

2016.06.02 (21:44:15)

[생각의 정석 114회] 더불어 분리수거 성공

http://gujoron.com/xe/677917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12940
2846 핵실험 - 호들갑 떨 필요있나? 김동렬 2006-10-10 11206
2845 새로운 학문의 도구 구조론 image 4 김동렬 2013-04-07 11210
2844 사건에 맞서라 image 2 김동렬 2018-03-26 11215
2843 소크라테스의 변명 10 김동렬 2014-03-07 11217
2842 깨달음과 구조론 김동렬 2008-08-30 11219
2841 자연의 완전성과 교감하기 김동렬 2007-07-17 11222
2840 미아 패로와 우디 알렌 2 김동렬 2014-02-03 11222
2839 에너지를 숨기는 자가 이긴다 image 1 김동렬 2018-05-03 11229
2838 홍준표는 선택하고 문재인은 대응한다 image 김동렬 2018-04-15 11230
2837 물레는 방아보다 복잡하다. image 1 김동렬 2018-04-01 11230
2836 구조론 단상 image 3 김동렬 2012-11-20 11231
2835 노무현의 뚝심 김동렬 2007-04-03 11239
2834 실존과 본질 1 김동렬 2013-07-28 11243
2833 관점을 깨닫고 보자. image 김동렬 2016-11-21 11243
2832 일단의 정리 김동렬 2007-10-29 11244
2831 심형래와 스필버그 김동렬 2007-08-02 11249
2830 수구꼴통의 자기도태 본능 image 1 김동렬 2012-02-27 11257
2829 구조론 손자병법 image 6 김동렬 2011-10-25 11258
2828 에로스와 타나토스 image 김동렬 2013-08-14 11258
2827 완전한 승리를 얻는 방법 image 4 김동렬 2012-01-31 11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