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에서 옮김 이름: 아랫목 (kimdalbum@hotmail.com) 2002/11/15(금)
가을날 긴 밤에...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좀처럼 잠이 안와서 오랜만에 몇자 적어 올릴려고 들렸습니다.
헤헤헤…^^*
벌써 가을도 다 저물어가네요…
가을은 예술의 가을, 독서의 가을, 운동의 가을 그리고 식욕의 가을이라고 하는데요…
전 요새 이곳 민족학교 학생들의 문학작품현상모집 1차심사에 관여를 해서
학생들이 쓴 작품들을 많이 보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새벽까지 걸려서 초급부 6학년 산문부문 응모작품 150편을 다 봤구요,
다른 것들은 아직 못본것들도 많은데…
아이들이 쓴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나도 어릴 때는 그랬겠지만
아주 사랑스럽고 대견스럽기도 하고 또 우습기도 하네요… ㅎㅎㅎ…
암튼 너무너무 귀엽고 재미납니다.
정말, 밤늦도록 글을 보다가도 힘들줄 모른다니깐요…
아이들이 쓴 작품속에는 아이들의 생활만큼이나 소재가 다양하게 있고
매 아이마다 얼굴이 다르게 생긴것처럼 학교에서 같은 경험을 했어도
제각기 느낌과 표현 방법이 다르고…
그런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도 우리 글로 열심히 글을 짓는다는게
저로서는 어찌나 가슴 흐뭇해지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도 똑같게 일본에서 나서 자라기는 했지만,
이 아이들은 거의나 4세, 5세들이거든요…
하얀 원고지에 쓰고 지우기를 거듭하면서 한글자, 한글자
정성들여 우리 글을 써나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눈물이 날 정도까지는 아니다할지라도 감동되네요…
물론 거기에는 어려운 정황속에서도
이 아이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시는 학부모들과
적은 월급으로도 밤에 낮을 이어가면서 성의껏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선생님들과 우리 학교를 재정적으로 안받침해주고 있는 수많은 동포들의
정성이 함께 담겨져 있는것이도 하구요…
그 중 한작품을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봤으면 해서 올려봅니다.
시가조선초중급학교 초급부 6학년 정가야 학생이 쓴 《하나》라는 작품이예요.
《하나》
시가조선초중급학교 초급부 6학년 정가야
올해 여름은 아주 더웠다.
그래서 나는 방학숙제를 하러 자주 시원한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은 사람들로 가득찼고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지경이였다.
옆에 앉은 사람하고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건지 선뜻 대답을 할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속에서 내가 방학숙제장을 펼치니 둘레 있는 일본사람들의 시선이 삽시에 나의 숙제장에 집중되였다.
처음은 너무 싫어서 무의식중에 나는 숙제장을 덮어버렸다.
두손으로 숙제장을 덮은 나는 살며시 주위를 살펴보면서 (나는 남의것을 보지 않았는데 왜 내것만 눈여겨 봐…)하고 불쾌하고 답답한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다음 순간에 남들이 나의 숙제장을 보는것은 응당하다고 느끼게 되였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우리 말이 특수하고 그리 본 일이 없는 문자이기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한 순간 나의 머리속에는 수학려행에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우리는 지난 6월, 1박 2일로 나라현 아스까무라에 수학려행을 갔다.
첫날째는 자전거를 몰고 아스까무라에 있는 우리 선조들의 유산을 찾았다.
지도를 보면서 우리는 자전거를 몰고 또 몰았다.
첫번째 목적지 다까마쯔즈까 고분벽화 박물관에 도착했을 때였다.
우리가 벽화구경을 하면서 잡담을 하고 있으니 그 소리를 듣고 어느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소리를 걸어오셨다.
《한국말 같은데 어데서 왔니?》
우리가 시가현의 조선학교에서 배우는 재일조선학생이라고 힘있게 대답하자 《조선말도 일본말도 할수 있다니…》하고 칭찬해주셨다.
점심식사를 할 때에도 다른 아주머니가 우리 말을 쓰는 우리를 보고 훌륭하다고 하셨다.
그러니 나는 이제는 숙제장을 펼치는것이 싫지도 않았고 부끄럽지도 않았다.
오히려 우리 말을 할수 있고 쓸수 있다는것이 아주 자랑스럽게 느껴져 긴 책상 가운데 보란듯이 우리 글이 쓰인 숙제장을 펴놓았다.
그때 나와 나이 비슷한 녀학생 2명이 다가왔다.
보니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숙제를 하러 온것 같았다.
몇권의 책을 펼치면서 무언가를 찾는 그들의 학습장을 보니 《자유연구》라는 네글자가 한눈에 안겨왔다.
(역시 숙제…)하고 생각하던 나에게 갑자기 《그거, 어느 나라 말이냐?》하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옆에 앉은 《자유연구》동무였다.
갑자기 온 질문에 조금 놀라긴 했으나 나는 자랑차게 《이건 조선말이란다!》하고 대답했다. 어깨가 으쓱 해졌다.
그랬더니 그 동무들은 《한국말 아냐?》라고 되물었다.
나는 《한국말…?》하고 조금 생각하다가 《한국말도 조선말도 같애. 한국과 조선은 하나의 민족이니까.》라고 똑똑히 대답했다.
2명은 처음 알았다는듯이 《헤에∼》하고 놀란 표정이였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슬펐다.
그것은 월드컵으로 일본이 우리 나라에 대해서 관심이 높은 속에서 북과 남이 《하나의 민족》이라는것을 모른다는것이 슬펐던것이다.
그러나 그 두 동무가 모르는것은 할수 없는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가 하나라는것을 모르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긴 세월 남과 북이 《하나》가 되여 있지 않았으니…
그러나 앞으로는 통일시대로 넘어갈것이고 우리 나라는 반드시 하나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리유는 지금 세계의 흐럼이 그렇게 되여 있으니까이다.
며칠전에도 선생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일본의 고이즈미총리가 우리 나라를 방문하게 되니 얼마나 반가운 일입니까. 회담이 잘 되면 국교가 정상화될것이고 그러면 일본말도 알고 우리 말도 아는 우리들은 정말 많은 일을 해나가게 될것입니다…》
나는 조국이 통일되면 우리 나라에 가서 백두산에서 제주도까지 통일렬차를 타고 려행을 하고싶고 거기서 보고 온것들을 많은 일본사람들에게 알려주고싶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지금부터 우리 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일본말공부도 열심히 해서 떳떳한 조선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끝)
어때요?
이쁘죠?? ㅎㅎㅎ…^^
이 작품이 입상작품으로 뽑힐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손때 묻은 원고만큼이나 소중한 아이들의 맑은 정신세계를 우리 어른들이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 저는 많이 합니다.
하루빨리 가야학생의 꿈이 이뤄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추워졌으니 여러분, 감기 들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가을날 긴 밤에...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좀처럼 잠이 안와서 오랜만에 몇자 적어 올릴려고 들렸습니다.
헤헤헤…^^*
벌써 가을도 다 저물어가네요…
가을은 예술의 가을, 독서의 가을, 운동의 가을 그리고 식욕의 가을이라고 하는데요…
전 요새 이곳 민족학교 학생들의 문학작품현상모집 1차심사에 관여를 해서
학생들이 쓴 작품들을 많이 보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새벽까지 걸려서 초급부 6학년 산문부문 응모작품 150편을 다 봤구요,
다른 것들은 아직 못본것들도 많은데…
아이들이 쓴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나도 어릴 때는 그랬겠지만
아주 사랑스럽고 대견스럽기도 하고 또 우습기도 하네요… ㅎㅎㅎ…
암튼 너무너무 귀엽고 재미납니다.
정말, 밤늦도록 글을 보다가도 힘들줄 모른다니깐요…
아이들이 쓴 작품속에는 아이들의 생활만큼이나 소재가 다양하게 있고
매 아이마다 얼굴이 다르게 생긴것처럼 학교에서 같은 경험을 했어도
제각기 느낌과 표현 방법이 다르고…
그런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도 우리 글로 열심히 글을 짓는다는게
저로서는 어찌나 가슴 흐뭇해지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도 똑같게 일본에서 나서 자라기는 했지만,
이 아이들은 거의나 4세, 5세들이거든요…
하얀 원고지에 쓰고 지우기를 거듭하면서 한글자, 한글자
정성들여 우리 글을 써나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눈물이 날 정도까지는 아니다할지라도 감동되네요…
물론 거기에는 어려운 정황속에서도
이 아이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시는 학부모들과
적은 월급으로도 밤에 낮을 이어가면서 성의껏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시는
선생님들과 우리 학교를 재정적으로 안받침해주고 있는 수많은 동포들의
정성이 함께 담겨져 있는것이도 하구요…
그 중 한작품을 오늘은 여러분들과 함께 봤으면 해서 올려봅니다.
시가조선초중급학교 초급부 6학년 정가야 학생이 쓴 《하나》라는 작품이예요.
《하나》
시가조선초중급학교 초급부 6학년 정가야
올해 여름은 아주 더웠다.
그래서 나는 방학숙제를 하러 자주 시원한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은 사람들로 가득찼고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지경이였다.
옆에 앉은 사람하고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건지 선뜻 대답을 할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속에서 내가 방학숙제장을 펼치니 둘레 있는 일본사람들의 시선이 삽시에 나의 숙제장에 집중되였다.
처음은 너무 싫어서 무의식중에 나는 숙제장을 덮어버렸다.
두손으로 숙제장을 덮은 나는 살며시 주위를 살펴보면서 (나는 남의것을 보지 않았는데 왜 내것만 눈여겨 봐…)하고 불쾌하고 답답한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다음 순간에 남들이 나의 숙제장을 보는것은 응당하다고 느끼게 되였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우리 말이 특수하고 그리 본 일이 없는 문자이기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한 순간 나의 머리속에는 수학려행에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우리는 지난 6월, 1박 2일로 나라현 아스까무라에 수학려행을 갔다.
첫날째는 자전거를 몰고 아스까무라에 있는 우리 선조들의 유산을 찾았다.
지도를 보면서 우리는 자전거를 몰고 또 몰았다.
첫번째 목적지 다까마쯔즈까 고분벽화 박물관에 도착했을 때였다.
우리가 벽화구경을 하면서 잡담을 하고 있으니 그 소리를 듣고 어느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소리를 걸어오셨다.
《한국말 같은데 어데서 왔니?》
우리가 시가현의 조선학교에서 배우는 재일조선학생이라고 힘있게 대답하자 《조선말도 일본말도 할수 있다니…》하고 칭찬해주셨다.
점심식사를 할 때에도 다른 아주머니가 우리 말을 쓰는 우리를 보고 훌륭하다고 하셨다.
그러니 나는 이제는 숙제장을 펼치는것이 싫지도 않았고 부끄럽지도 않았다.
오히려 우리 말을 할수 있고 쓸수 있다는것이 아주 자랑스럽게 느껴져 긴 책상 가운데 보란듯이 우리 글이 쓰인 숙제장을 펴놓았다.
그때 나와 나이 비슷한 녀학생 2명이 다가왔다.
보니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숙제를 하러 온것 같았다.
몇권의 책을 펼치면서 무언가를 찾는 그들의 학습장을 보니 《자유연구》라는 네글자가 한눈에 안겨왔다.
(역시 숙제…)하고 생각하던 나에게 갑자기 《그거, 어느 나라 말이냐?》하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옆에 앉은 《자유연구》동무였다.
갑자기 온 질문에 조금 놀라긴 했으나 나는 자랑차게 《이건 조선말이란다!》하고 대답했다. 어깨가 으쓱 해졌다.
그랬더니 그 동무들은 《한국말 아냐?》라고 되물었다.
나는 《한국말…?》하고 조금 생각하다가 《한국말도 조선말도 같애. 한국과 조선은 하나의 민족이니까.》라고 똑똑히 대답했다.
2명은 처음 알았다는듯이 《헤에∼》하고 놀란 표정이였다.
나는 그 소리를 듣고 슬펐다.
그것은 월드컵으로 일본이 우리 나라에 대해서 관심이 높은 속에서 북과 남이 《하나의 민족》이라는것을 모른다는것이 슬펐던것이다.
그러나 그 두 동무가 모르는것은 할수 없는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가 하나라는것을 모르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긴 세월 남과 북이 《하나》가 되여 있지 않았으니…
그러나 앞으로는 통일시대로 넘어갈것이고 우리 나라는 반드시 하나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 리유는 지금 세계의 흐럼이 그렇게 되여 있으니까이다.
며칠전에도 선생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일본의 고이즈미총리가 우리 나라를 방문하게 되니 얼마나 반가운 일입니까. 회담이 잘 되면 국교가 정상화될것이고 그러면 일본말도 알고 우리 말도 아는 우리들은 정말 많은 일을 해나가게 될것입니다…》
나는 조국이 통일되면 우리 나라에 가서 백두산에서 제주도까지 통일렬차를 타고 려행을 하고싶고 거기서 보고 온것들을 많은 일본사람들에게 알려주고싶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지금부터 우리 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일본말공부도 열심히 해서 떳떳한 조선사람이 되자고 생각했다.
(끝)
어때요?
이쁘죠?? ㅎㅎㅎ…^^
이 작품이 입상작품으로 뽑힐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손때 묻은 원고만큼이나 소중한 아이들의 맑은 정신세계를 우리 어른들이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 저는 많이 합니다.
하루빨리 가야학생의 꿈이 이뤄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추워졌으니 여러분, 감기 들지 않도록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