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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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605 vote 1 2010.01.12 (23:46:34)

아바타의 인종주의
영웅없는 세상에 살고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백인의 판타지가 맞다. 생각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 그런 씁쓸한 기분을 맛봤을 것이다. 우월한 백인이 열등한 미개인을 구한다는 내용.

헐리우드 영화에 늘 반복되는 판에 박힌 스토리. 백인을 중심부에 배치하고 아세안이나 아프리칸, 인디언을 주변부에 꼽살이 끼워준다. 백인이 무려 은혜를 베푼다는 식이다. 백인이 사고치고 백인이 수습했으니 됐다고. 웃기고 있어!

인종주의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주변부 문화를 존중하며 다 함께 손잡고 조화롭게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며 옹호한다. 확실히 그렇다. 작가나 제작자의 의도는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알리바이 몇 숨겨놨다고 다 되는건 아니다. 수준이 들통나는건 어쩔 수 없다. 차별할 의도는 아니었을지 모르나 포용하지는 못했다. 흥행에 비례하여 걸맞는 비판이 따라야 한다.

물론 대다수의 평범한 관객들은 이 영화를 옹호할 것이다. 재미있게 봤다고 말할 것이다. 인종이 어떻고 그런 골치아픈 이야기에는 관심없다고 말할 것이다. 구태여 그들을 계몽할 필요는 없다.

평범한 관객은 평범하게 놔두고 좀 아는 사람끼리 아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렇다. 필자의 글은 아는 사람끼리 이야기다. 모르는 사람은 가라. 애들은 가라. 관객이 되려면 몰라도 되지만 감독이 되려면 알건 알아야 한다. 어느 분야든 리더가 되려면 생각은 하고 살아야 한다.

흔히 문제되곤 하는 오리엔탈리즘. 구색맞춰주기. 아시아를 인정해주는 척 하지만 결코 중심부에 배치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서구인이 한국의 민화를 보고 반색한다 해도(한국인이 무시하는 민화를 보고 열광한다고) 그것을 예술의 본질적 가치보다 상업미술의 관점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할 뿐이다.

그렇다. 변방의 한국인들은 서구의 주류가 장악한 본질을 취하려 들고 거꾸로 중심부의 그들은 변방의 아이디어를 훔치려 든다. 그들이 한국의 민화를 높이 평가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이디어 차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이미 완강한 질서(전복되어야 할)가 숨어있다는 점이다. 그 질서는 현대회화의 창시자 세잔이 만든 거다. 절대 그 질서를 양보하지는 않는다. 한국의 민화붐으로 완강한 서구의 질서를 부수고 전복할 수는 없다.

그들이 능호관의 설송도나 추사의 세한도를 이해하기 전에는 그들과의 어떤 대화라도 허무할 뿐. 소통은 불가. 진정성 제로. 엇박자는 계속. 진정 마음을 열 수는 없어.

한때 아프리카 붐이 있었다. 화가들이 일제히 아프리카로 달려갔지만 아프리카의 아이디어를 약탈했을 뿐이다. 달라진건 없다. 여전히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일 뿐이다. 빼먹을거 빼먹는 거다. 대접은 전과동.

아바타. 산스크리트어로 불교에서 말하는 화신(化身). 네트워크 운운하면서 동양적 사고를 약간 가미했지만 수박 겉핥기에도 못 미쳐. 동양정신에 대한 이해는 완전 제로. 아주 꽝 수준. 무식하기 짝이 없는.

알아야 한다. 무식하다는 그 자체로 무시한 거다. 상대를 존중하려면 상대를 알아야 한다. 무식한 주제에 함부로 나대는 바로 그것이 비판되어야 할 오만. 헐리우드에 늘 있어왔던 틀에 박힌 이야기 전개.

뮬란(중국인의 정신적 지주인 용을 애완동물 취급. 미친 놈들 아냐?)이나 포카혼타스에서 제기되었던 문제. 여전히 편견을 가지고 있고 색안경을 끼고 있다. 그버릇 못 고치는 한 작품수준에서는 이류다.

중요한건 플롯이다. 이야기 뼈대가 이런 식이면, 영화의 스타일이 이런 식이면 어떤 식으로 풀어가도 인종주의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 구조가 잘못됐다. 구조론적 관점에서 하는 이야기다.

‘니모를 찾아서’라든가 ‘슈렉’이 인정받는 이유는 애초에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헐리우드식 영웅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덜 떨어진 영웅놀이에 빠져있지는 않다. 원초적으로 접근방식이 다르다.

아바타의 주인공을 비장애인에 흑인으로 설정했어야 했다는 말도 있는데 그래도 마찬가지다.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수준은 높아지지 않는다. 헐리우드 스타일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영웅주의를 버려야 한다.

영웅이 세상을 구한다는 발상 자체가 중심부 관점이다. 주류적 사고다. 당나라 이세민이 고구려 연개소문과 대결할 때 하던 그 이야기다. 연개소문이 장성을 쌓으며 백성을 괴롭히니까 고구려 백성 구해준다는 식. 웃겼어.

상대방을 종속변수로 보고 주변부에 위치시키는 관점 자체가 문제를 야기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 자체가 비뚤어졌다. 과연 영웅이 그 잘난 팔뚝 힘으로 세상을 구하는 것일까? 아니다.

영웅타령은 힘을 가진 자가 약자의 일에 함부로 개입할 때 내세우는 핑계일 뿐이다. 결국 힘있는 놈이 힘쓰고 싶어 안달난 거. 세상은 힘으로 구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구해진다. 약자의 무기는 지혜니까.

아바타, 힘으로 밀고 들어와서 힘대결을 벌였다. 힘에서 밀려 쫓겨가는 설정을 했지만 억지다. 힘으로 하면 애초에 이야기가 안 되는 거다. 지혜는 뒀다가 뭐하나? 백인이 리틀빅혼에서 인디언 앉은황소에게 깨지고 인디언의 힘에 눌려 쫓겨갔지만 병력 열배 이끌고 또 쳐들어 오더라. 힘으로 하자면 안된다.

영웅이 위기로부터 세상을 구한다는 설정. 세상은 원래 위기가 아니다. 위기는 애초에 없었다. 그러므로 영웅은 필요하지 않다. 주변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재미있게 살아간다.

그들을 구해줄 필요는 없다. 그들은 이미 행복하니까. 위기가 도래했다고 고함질러대는 설정 자체가 불량배들로부터 구해주겠다며 업소에 접근하는 깡패들 수법이다. 누군가를 구한다, 돕는다, 도와준다는 발상 자체가 비뚤어진 사고다.

돕겠다며 손을 내미는 한 주변부 사람들은 절대 마음을 열지 않는다. 몇푼 줘봤자 그들은 술먹고 탕진한다. 돕는다면서 사람 버려 놓는다. 차라리 내버려두라. 그들에겐 존중받아야 할 그들 방식의 가치와 아름다움이 있다.

그들의 존재로 하여 세계는 더욱 커졌다. 더 큰 세계의 발견으로 궤도수정 해야한다. 물리력에 의한 문제아의 제거가 아니라 깨달음에 의한 소통과 공존이 답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으로 흥행하기는 쉽지 않다.

슈렉을 보자. 그들은 좀 골칫덩이다. 정의의 수호자도 아니고 대단한 영웅도 아니다. 고양이나 당나귀 혹은 만사 귀찮아 하는 습지괴물이다. 이 방식으로 흥행한 영화는 예전에 잘 없었다.

수호지를 보자. 초반부는 호걸들의 적나라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은 나라를 구하지 않는다. 도둑질이나 할 뿐이다. 잘해봤자 개인의 사사로운 복수다. 그들이 하나 둘 씩 양산박에 모인다.

108명의 호걸이 양산박에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끝나야 한다. 그런데 뒤에 구차한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그건 다른 사람이 써서 덧붙인 가짜라고 김성탄은 말했다. 70회본을 넘어서 120회본까지 뒷부분 가짜가 충의수호지다.

도둑들이 갑자기 나라를 구하겠다며 오바질 시작이다. 이게 잘못된 거다. 도둑이 졸지에 영웅되나? 영웅놀이 시작하면 망가진다.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낮은 세계에는 낮은 아름다움이 있다. 그 세계를 발견해야 한다.

중심부의 가치를 주변부에 이식하려고 해서 안 된다. ‘세계는 하나다’고 외치지 않아도 좋다. 영웅이 나타나서 구해주지 않아도 좋다. 우리는 우리대로 이미 행복하다. 꼴사나운 영웅들 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0.01.13 (00:24:24)

지혜를 상속 받은자는 반드시 강해지고,
힘을 물려 받은 넘는 반드시 멍해지더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1.13 (02:04:05)


글을 읽고보니 딴은 그렇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흠..휴머니즘 관점에서 봤거든요.
사람은 보고 싶은것만 보나봅니다.
주인공이 굳이 장애인이 아니어도 아바타로 정신을 이전하는 선택을 했을 거라고 생각되었기에 장애인 설정은 조금 문제가 있었다라는 생각도 들었지만...결국 사람으로서 행복하지 못한 주인공이라고 생각되었거든요.그에게는 그것이 구원이므로...
그래서 저는 오히려 소외된 인간이 자연을 통해 구원을 얻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바타를 통하여 바라보는 나비족의 삶은 자연 그자체였음으로 인간과 자연의 대결로 이해했구요.
문명의 이기로 자연에 대항하고 파괴하고 약탈의 행위로 여겨졌기에...다음편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내용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요.
영혼이나 정신이동은 동양적인 사고(특히 힌두교)이나 아바타로의 정신이동은 곧 기독교의 부활개념과도 통하기에..동양적인것과 기독교적인 것을 섞어놓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인간의 기술로 아바타로 정신이동을 했지만 그 이동의 완성은 자연의 힘을 이용하였으므로...곧 신적인 개념과도 통한다고 생각하였거든요.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려고 애쓴 흔적도 보이고,인디언 문화를 차용한 흔적도 보이고......(아시아를 공략하기 위해서 그랬을까요...?)
그리고 화려한 영상이 볼만하다고 생각되었구요.

그리고 인종차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면...미국에서 만든것이니 미국적인 냄새가 날거라고 생각하였지만..
일단은 보여지는 것에서는 그것을 희석하는데 성공했다라는 생각도 들었구요.그것을 발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우리것을 담기위해 노력하는 감독들도 있기에 헐리우드 감독이 미국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미국식 사고를 노골적으로 주입하려 하는 것은 곤란하겠지요.
어쩌면 기존의 영화들보다 더 고단수의 전략일까요...?

어쨌든 외국 영화들은 동양의 사고를 가져다가 나름대로 요리를 잘해먹는데...우리는 동양의 사고를 잘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그런점들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지만...누가 가져다 쓰든지 잘만쓰면 좋은데...동양의 사고와 사상이 점점 잡탕이 되어가는 것 같은  느낌도 드네요.

동양사상과 서양사상이 만난다는 것은 잡탕이 된다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기에.. 좀 더 긍정의 효과도 나타낼 수도 있다고 보기에...잘 조율되는  조화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해보고 갑니다.^^()
그리고 그들이 동양에 대한 이해와 각 나라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안되어 있다는 것은 확실한것 같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도 그렇고 북한에 대해서도 그렇고...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01.13 (02:22:15)

허리우드에서 <300> 같은 영화로 동양을 조롱하더니, 요즘엔 <지아이조>, <닌자어쎄씬>과 같이 동양인 배우를 비중있는 역할로 캐스팅하면서 구색을 맞추려하지만, 동양에 대하여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심지어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다르다는 사실도 모르고, "비가 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라는, 동양하면 죄다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칼질이나 하는 정도로만 생각할 뿐...

혹자는 비와 이병헌의 허리우드 진출에 기대를 하겠지만, 그들은 이미 허리우드에서 훼손되었소. (이병헌, 비는 시키는 대로 조낸 열씸히만 할 뿐...) 허리우드는 단 한번도 동양에 손을 건넨 적이 없소.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배우건, 감독이건, 엔지니어건 필요하면 가져다 쓰면 된다는 식이오.

몇 천원 만큼의 재미는 줄 수 있을 지언정, 그 이상으로 전 세계 개봉관 만큼 사람들을 묶어내질 못하는 건 당연. 묶어내는 고리가 필요하오. 돈이야 짭짤하게 벌겠지만, (그것이 그들의 목적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영화의 지향점은 애초에 커뮤니케이션. 작용 반작용 할 수 없는 미디어는 이미 죽은 미디어. 영화 그 자체가 관객의 상부구조가 되어야지 1싸이클을 마치고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하는데, 허리우드 영화는 관객의 하부구조로, 돈 몇 천원으로  단편적인 미디어의 생을 마감하는 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1.13 (02:36:23)

^^;...그런거 같더군요.
동양은 각 나라들의 차이가 분명하고...특히나 한국은 같은 동양권에서도 그 문화적 차이가 엄청난데 ..전혀 이해도 안되어 있고 조사도 하지 않는것 같고, 아무런 성의가 없습니다.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이겠지만....그런점에서는 그들의 태도가 너무나 실망스럽고 정말 ^^;너무나 무지하다라는 생각도 합니다.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인터넷 검색이라도 해보든가...조언자라도 좀 구해보던가..하지... 결국 동양을 무시하는 태도는 그들 영화의 질적 수준만 떨어뜨릴 뿐이라는 것을 모르나 봅니다.....
...또한 어쩌면 현재의 한국과 한국 사람들에게서는 동양의 정서와 향기가 안 느껴져서일까요...^^;()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0.01.13 (06:36:58)

우리것이 완성될때,
그들이 다가옵니다.

주변에 머물지 말고, 중심을 칠때,
감동처럼 미혹되어 옵니다.

주변의 에너지를 어떻게 끌고 올것인지.
분명, 세계사의 핵심문제들을
우리가 가진 역량으로 어떻게 풀어나갈것인지.

그런 그릇은 되는건지
에너지는 있는건지.
소명은 존재하는지...
[레벨:2]독소

2010.01.13 (13:18:59)

찜찜한 기분이 무엇이었나 명확해지는군요..
[레벨:3]스타더스트

2010.01.13 (13:32:48)

제 생각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영화에서 관객들이 무엇을 보는가를 생각하면  누군가의 어떤 의도나 혹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무의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은 거대한 경기장 관중 속의 외마디 외침처럼 울리지 못하고 묻혀버릴테니까요.

어치피 헐리우드가 만드는 영화는 그 주체가 주인공이 될 터이고 충무로가 만드는 건 한국인이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중요한 건, 그것이 영웅주의 건 아니건 무엇을 말하고 있느냐?는 것과 관객이 무엇을 보느냐는 것이라고 봅니다.

관객은 오래전에 이미 헐리우드의 영웅주의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를 넘어 그 너머에 방점을 찍는 정도에 와 있다고 저는 봅니다.  관객은 어차피 있을 영웅주의 플롯에 관대하며 구성요소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이죠. 무엇을 듣는가? 무엇을 느끼는 가? 무엇을 구경하는가? 등이 중요할 뿐이죠.

헐리우드 또한 고전적 영웅주의를 벗어나 소외자나 소수자에게 영웅을 내맡기는 경우도 많고 관객은 그것 또한 영웅주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미 패권주의적이나 영웅주의로는 더는 장사 안된다는 걸 헐리우드가 더 잘 알고 있겠죠. 혹은 백인중심주의 같은 건 주체자들에 따라 관객들은 가볍게 용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1.13 (13:38:23)

허무한 말씀. 대부분의 관객들은 아무 생각없이 관대하게 잘만 보겠지요. 그 관대함 때문에 더 이상 발전이 없는 거구요. 관대한 그 가슴에서 아무 것도 안 나오는 겁니다. 아무 것도 안 나오는 그 사람들과는 대화할 필요가 없는 거구요. 비판하는 눈이 있는 사람끼리 모여서 상승효과를 끌어내야 좀 뭔가 아이디어라도 나와주는 거구요. 나와주는 거기에 전복의 희망이 있는 거구요. 역사는 그런 비판에 의해 발전하는 거구요. 조선후기의 진경산수도 중국그림 베끼는거 비판하다가 나온거구요. 그때도 중국그림 비판없이 베끼면서 조아조아 하는 무뇌들이 많았구요. 그때나 지금이나.
[레벨:3]스타더스트

2010.01.13 (16:26:50)

영화는 기술로 진화중인 거 같죠. 적어도 지금쯤은 그렇습니다. 아바타의 대중어필은 바로 그 지점인 거 같구요. 슈렉 후편들은 크게 흥행하진 못했던 거 같습니다. 제 기억으론. 아마도 그건 새로운 기술엔 이미 익숙하되 스토리는 뻔해져 버린 이유겠죠. 아바타는 조금 더 간 기술의 진화이고 관객은 처음으로 거기에 흥분하는 거지요. 아마 조금 있으면 또 익숙해져 버리겠죠.

관객들의 "이쁘다, 아름답다!" 를 어찌할 수는 없는 것이죠. 영화가 그렇게 이쁘고 아름답습니다. 백인들이 찔끔 거짓눈물 흘려준다고 해도  눈치 안 봅니다. 이쁘다 아름답다 입니다.이쁜 건 이쁜거고 아름다운 건 아름답습니다.

전복..그게 필요하면 기술을 닦아야 합니다. 스타일은 새롭고 스토리는 뻔합니다. 언제나 그렇습니다.  우리는 심형래 죽이고 나서 어디로 갈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1.13 (16:55:33)

물론 기술의 시대도 있지요. 그러나 세잔이나 고흐가 새로운 그림을 그린건 기술의 진보만 가지고 설명할 수 없습니다. 진경산수가 나온 것은 기술을 다 배웠고 이제 우리것을 보여줄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그렇듯이 강점이 있으면 그 강점이 동시에 약점으로 되는 것입니다. 헐리우드의 대중성이나 흥행은 강점이지만 약점이기도 합니다. 계속 더 센걸 보여줘야 하니까요. 2012는 해운대보다 세고 아바타는 2012보다 더 세지요. 우리는 아바타보다 더 센 거로 응수? 아닙니다. 과거 홍콩영화 붐은 기술보다는 역시 관점의 차이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지점이 다르다는 거지요. 성룡의 코믹액션이나 주성치의 유머감각을 서구인들이 흉내낼 수 있을까요? 전복을 하려면 관점 자체를 바꾸어야 합니다. 서구의 기술, 우리도 하면 된다? 그래서 한게 해운대죠. 그래서 한게 전우치고. 해운대도 전우치도 할만큼 했지요. 그게 한계. 거기에 희망은 없네요. 헐리우드도 센거 찾다가 망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텔레비젼이 뜨니까 십계, 벤허, 클레오파트라 따위 초거대작으로 응수하다가 결국 제작비용에 치여서 망했지요.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 2012나 아바타나 천문학적 제작비로 연명하는 거. 중요한 것은 전복의 관점, 그리고 우리의 희망이 무엇인가입니다. 왜 전우치는 쨉이 안될까요? CG가 딸려서? 아닙니다. 머털도사와 또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즉 새로운 상상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관점을 바꾸면 길이 보입니다. 영웅과 악당의 지루한 레슬링으로 끝내기, 전우치나 아바타나 너무 똑같아.  똑같으니까 안 되는 겁니다.
[레벨:3]스타더스트

2010.01.14 (16:12:11)

영상매체의 발달 속에서 영화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른 매체와 차별화가 필요했고 그 방향 중 하나는 대형화이었겠죠. 영화관이어야만 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 안방에 대형티비와 다채널 사운드 시스템을 갖고 있는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내야만 했던 것.

관객의 상상의 영역은 원래부터 있었고 그것을 그려 관객의  눈앞에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을 먼저 확보한 자들이 그 영역을 선점하는 건 당연한 이치겠죠. 넓은 의미의 기술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기획 등 다른 조건들을 조합해 관객과 소통을 이끌어 낼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본다면 기술에서 도망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헐리우드 따라갈 필요는 없다는 동렬님의 말씀은 백번 지당합니다.하지만 어쩝니까? 흉내라도 내면서 만들어서 관객 호객행위해야 관객들은 찾아주고 ,영화 하나 만들었어요 하고 잠깐 올리고 내리는 윈도우드레싱 효과만 염두에 두는 스몰 영화는 안방이나 휴대 기기에서나 봐주겠다는데요. 그래도 우리식 블럭버스터 허접한 해운대나 전우치는 우리 안에서는 크게 흥행시켜 줍니다. 우리 앞마당이니까.노력이 가상하니까. 

우리는 우리가 잘하는 거 우리가 다른 이들보다 앞에 있는 거 차별화해서 그쪽으로 방향잡아가면 되는 것도 있고 기술의 갭을 메꿔가는 노력도 필요할 것입니다. 오히려 기술은 극복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상상력이 문제일 거 같군요. 사실 헐리우드산 영화는 매우 다양합니다. 돈도 중요하지만 헐리우드의 경쟁력은 상상력이라고 봅니다. 특히 과학적 상상력. 그거 하는 애들 헐리우드 밖에 없습니다.  그 영역에서는 어쩔 수 없죠. 그냥 인정해야죠. 

그리고 관객과 소통하려는 자세가 중요할 거 같습니다. 관객과 성공적인 소통하면서 수준 끌어올리는  거 쉬운 일 아니지만..결국 울림이 있어야 그 담에 뭐가 있어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1.14 (17:34:40)






예술의 본질이 뭘까요? 구조론으로 보면 그것은 긴장입니다. 어떻게든 관객을 긴장시켜야 한다는 거지요. 거기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유교적 엄격주의 줄세우기 방법이 있고 도교적 저변넓히기 방법이 있습니다. 유교의 방법은 위로 탑을 쌓는 것입니다. 여자 위에 남자 있고 남자 위에 형님 있고 형님 위에 부모 있고 부모 위에 조상 있고 조상 위에 임금 있고 임금 위에 중국의 천자 있고 그 위에 하늘 있고 계속 쌓아가지요. 도교는 그 반대입니다. 밑을 팝니다. 양산박의 도둑놈들 세계 안에도 질서가 있더라는 식이지요. 무엇이 다른가? 유교 관점은 양산박 도둑놈들은 국가에 충성해서 역적을 토벌해야 한다는 겁니다. 도교적 관점은 도둑놈 세계 안에 별도로 우주가 있는데 국가 일에 무슨 관심이냐입니다. 각설하고 한류가 아시아에서 먹히는 이유는 한국이 아세아에 공통되는 가부장코드로 긴장을 유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도교적 코드로 해학을 유발하는데 성공해서 홍콩영화의 전성기가 있었지요. 헐리우드는? 헐리우드는 지구적 차원의 긴장을 유발하기 위해 주로 범죄자집단(구소련 북한 이란 이라크 쿠바 등 소국의 독재자나 지구전복 음모를 꾸미는 괴짜 발명가 미친 천재) 또는 외계인 등을 대척점에 세워 선과 악의 공식을 적용하여 왔는데 이 또한 한국의 유교주의와 비슷한 코드입니다. 선과 악, 정과 사 이분법이지요. 자 그렇다면 헐리우드의 상상력이 한국식 가부장적 유교주의와 전혀 다른 버전이나 본질은 같은 질서 강요의 미국식 유교주의라 할 전체주의 코드로 먹고있다는 사실을 간파해야 합니다. 한국은 질서개념을 가족에게 강요하고 미국은 질서개념을 약소국에 강요할 뿐이지요. 이번 아바타는 그 반대로 힘의 질서를 비판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내용이라서 모든 사람들이 감탄하고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는 무식한 사람들에게 먹히는 거고 좀 아는 사람이 보면 여전히 힘의 논리로 억지에 강짜입니다. 무슨 뜻인가? 아세아 문명의 두 가지 코드 유교적코드와 도교적 코드 이 둘을 동시에 가진 나라가 한국입니다. 문제는 전우치가 도사영화를 표방하며 도교적 코드로 가는 척 했지만 헐리우드와 똑같은 선과 악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유교적 코드 전체주의 코드였다는 거지요. 이쯤되면 헐리우드를 타파할 수 있는 우리의 방향이 어디인지는 명확해진 거 아닙니까? 나는 전우치에 상당히 기대했고 일전에 관련글을 쓰기도 했는데 전우치는 결국 밑바닥을 파는 도교적 상상력의 부족으로 무수한 요괴들을 그려놓고 하나도 써먹지 못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왜? 상상력이 부족해서. 홍콩반환 이전 전성기의 홍콩영화 팀이 전우치를 만들었다면 그 요괴들 한명 한명의 캐릭터를 살려서 멋진 영화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캐릭터를 부여받지 못한 무수한 요괴들의 슬픔 거기서 영화는 끝난거져. 결국 상상력 부족. 상상력을 살리려면? 아세아의 도교정서를 재발견해야 합니다. 전우치팀이 과연 도교공부 좀 했나요? 하긴 개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01.14 (01:49:16)

이것은 김혜수 - 유해진 열해설로 설명된 주도권 문제와 다르지 않소.
영화가 대중을 이끌어가는가? 대중이 영화를 이끌어가는가?
허리우드의 값싼 영웅주의는 대중의 지갑을 쫓는 하부구조일 뿐, 영웅주의를 버리고 영화자체가 상부구조가 되어 대중을 이끌어야 정답. 관객이 돈주고 남의 얘기라 구경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관객 스스로의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어야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오.
대중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영화. 간간히 히트치는 영화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러다가 어느순간 산업 전체가 무너질 수 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0.01.25 (12:22:29)

아바타, 보았소. 화려한 퇴행이더이다.

'늑대와의 춤을'의 쓰리디그래픽 유니버셜스토리 버전, 결국 완성도 다음도 없는 이야기.
디워보다 당췌 한발도 못나간 이야기요.
낭구할머니가 다 끝내는거, 오백년묵은 이무기가 다 끝내는 거랑 뭐가 다르오.

더 나가야 진짜요.
끝을 볼 수있어야 진짜요.

머리로 하면 될 소통을 머리카락에서 나오는 잔털로 한들 허무할 뿐이오.
판도라의 나비족은 통째로 인간들의 아바타였소.
닳고 닳은 인디언 저항 이야기에다 한방물신 이야기를 버무린 것.

개 발에 편자, 돼지 목에 진주이나, 찬사가 도배를 하는 구랴.
디워는 미친듯이 까던 먹물들이 아바타에 열광하는 거,
이게 그나마 좀 웃긴 일, 아바타 덕에 보게 된 우리동네 코메디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Beholder

2010.01.29 (01:12:09)

제가 만약
세상에서 가장 강한 정치권력을 가졌으면서도 가장 높은 문맹률을 자랑하는 어느 백인 집단을 계몽할 목적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더도 덜도 말고 딱 아바타처럼 만들 겁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임스 카메론과 똑같은 재능을 가진 사람이 인류에 기여하는 방법은
이보다 나은 방법이 없을 거라고도 생각합니다.
[레벨:7]iness

2010.01.29 (18:45:33)



영화 그랜토리노의 꼴통백인 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 의
눈째진 아시아넘들 엿이나 먹어라 "fuck you"

이게 바로 진정한 소통이죠. 그리고 진정 제대로된 타자에 대한 예의와 이해가 있는것.
이게 바로 진짜 만남



아바타에 나오는 다양성 존중, 타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
는 짝퉁.

식료품 공장 딸기맛 우유 만들어 파는
가짜 화학 딸기향 + 액상과당 잔뜩
 
영화 공장에서 영화팔아먹으려고 비위맞춰주는 그런 짝퉁

아시안 넘들 우리가 만든 영화나 병신같이 아무생각없이
실실대면서 쳐봐라.. 뭐 그런거.

물건팔아먹는 가식적 비린내 미소 같은거. 


딸기맛 우유에 넘 감동한  나머지 진짜 딸기맛을 까먹는 격..


강자가 약자를 계몽 ..한다는거 자체가 벌써 폭력적 시선임.
타자에 배려와 존중적 태도(인척 하는 것들은)
실은..
살살 비위맞춰주고 필요한것만 빼가서 착취하려는 사기짓.


약소 민족 계몽하려는 선교사와 침략자 둘이 한팀이란걸 모른단 말인가?


나비족은 나비족 대로 이미 완전하고 부족함이 없음.
잘 살고 있는 나비족 건드리는 넘들이 계몽 한답시고 갑자기 쳐들어 온거.






혹시 오해할까봐 그런데

그랜토리노가
수수함 금욕적 노인이 나오고 잔잔한 줄거리라서 옹호하고
아바타가
3D 4D CG 상업영화라 비판하는거 아니에요.

아바타의 그림놀이 자체는 물론 훌륭하고 당연히 인정받을만함.

차라리 쓸떼없이 비위맞추는 비린내 스토리 넣지말고,
그냥 순수하고 단순한 판타지 스토리 (네버엔딩스토리같은..) 로 만들었어야됨.





프로필 이미지 [레벨:2]가혹한너

2010.01.31 (02:45:19)

근데 그건 동양인도 마찬가지 같습니다

일반적인 동양인.

즉 제임스 카메론도 일반적인 서양인일테죠

단적으로, 저도 핀란드와 스웨덴덴의 차이는 잘 모르니까요

아바타나 다른 헐리우드 영화는 그저 일반적인 서양인들에게 팔아먹기 위한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 드네요

마치 닭싸움시장에서 싸우는 닭이 오골계인지 토종닭인지 구분하려는 것 같아서

그리고 제임스 카메론도 그 정도는 당연히 알거라고 생각듭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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