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52 vote 0 2016.04.06 (12:59:44)

     

    언어 안에 계급이 있다. 소인배의 언어가 있고 군자의 언어가 있다. 맞는 소리를 하는지 허튼소리를 늘어놓는지는 순간에 판단된다. 계급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언어 안에 대칭이 있다. 전제 없이 진술을 휘두르는 초짜는 몽둥이를 휘둘러 내쫓아야 한다. 전제를 제시하고 진술로 대칭시켜 보이는 자는 글자를 아는 자다. 그러나 언어를 휘둘러 타인을 해칠 뿐 스스로 자기 언어 안에서 완성할 줄은 모른다. 언어 안에 칼날 같은 긴장이 있다. 그 긴장을 일으키는데 능할 뿐 그 긴장을 연주할 줄은 모른다. 대칭만으로 부족하고 호응이 있어야 한다. 타인과 겨루는 언어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복제하는 언어라야 한다. 내 안에 온전한 언어가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세상을 향해 발언할 자격을 얻는다. 발언권이다. [생각의 정석 91회]


    생각나는대로 떠들지 말고 먼저 세상을 향한 나의 발언권을 얻어야 한다. 세상의 자극에 반응하지 말고, 함부로 세상과 싸우려들지 말고, 세상과 무관하게 내 안에서 또다른 세계를 연출해 보여야 한다. 자기 스타일을 얻어야 한다. 구조의 복제가 가능해야 한다. 시인은 그러한 발언권이 있어야 비로소 시인이고 작가는 그러한 발언권을 얻어야 독립적인 작가다. 개인의 감상을 함부로 노출시키며 대중 앞에서 하소연하는 자기소개식 언어는 발언권 없는 거다. 기승전결의 기에 서야 발언권이 있다. 자기만의 정상을 가져야 한다. 어느 분야든 자기분야에서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aDSC01523.JPG


[레벨:30]솔숲길

2016.04.06 (17:32:18)

[생각의 정석 91회] 북한은 사과하지 않았다

http://gujoron.com/xe/617717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3560 잉여들이 불안한 이유 4 김동렬 2014-06-20 8753
3559 다섯가지 깨달음 image 김동렬* 2012-10-21 8753
3558 사람을 사랑하는게 정답 image 15 김동렬 2014-12-12 8750
3557 상호작용의 어려움 image 김동렬 2016-10-18 8748
3556 신과 기적과 기도 5 김동렬 2018-06-16 8739
3555 워렌 버핏의 함정 2 김동렬 2014-07-08 8738
3554 존재의 원형 image 김동렬 2013-11-29 8723
3553 약자를 격동시켜라. 김동렬 2018-06-01 8709
3552 최근 글 정리 김동렬 2018-06-22 8700
3551 에너지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6-10-14 8698
3550 자기소개하지 말라? image 4 김동렬 2014-07-10 8696
3549 완전성이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2-10-21 8695
3548 깨달음은 스타일이다 image 김동렬* 2012-10-21 8694
3547 모형으로 이해하라 김동렬 2014-01-02 8688
3546 21세기의 절대성 세계 1 김동렬 2013-10-29 8687
3545 완전한 모형을 품기 1 김동렬 2014-01-09 8681
3544 삼성의 소행, 성공한 도둑질인가? image 김동렬* 2012-10-21 8676
3543 관계를 깨달음 김동렬* 2012-10-21 8675
3542 관성력으로 이겨야 진짜다 김동렬 2018-06-26 8659
3541 근원의 논리는 하나다 2 김동렬 2018-06-11 8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