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실주의인가? 세상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통짜덩어리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분을 따로 떼서 제멋대로 요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소를 죽이지 않고는 요리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입맛대로 편리하게 잘 되지 않는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우리는 막다른 골목에 선다.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므로 언제라도 진리가 갑이어야 한다. [생각의 정석 90회] 예술의 근본은 사실주의다. 그러나 그 사실주의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판타지라도 그 안에는 내밀한 논리가 있어야 한다. 그 논리의 정합성이 사실주의를 이룬다. 사실주의는 있는 사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배경이 되는 무대는 과거나 미래의 비현실로 설정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그 무대 안에서 의사결정은 하나를 건드리면 전부가 반응한다는 자연의 사실을 그대로 반영해야 한다. 주인공이 운이 좋아서 이기는 것은 사실주의가 아니다. 이길 수 있는 구조에서 이기는 것이 사실주의다. 김기덕 영화의 무대는 사실주의가 아니지만 논리는 소름끼치도록 사실적입니다. 냉혹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혼자 잘 되는 수는 없습니다. 선한 주인공이 나쁜 악역을 쳐죽일 때, 주인공도 이미 악당이 되어 있습니다. 그 세계가 추한데 주인공만 홀로 아름다울 수는 없다는 것이 사실주의입니다. 더러운 세상에는 모두가 더럽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세상에는 창녀도 있고 선녀도 있는게 아니라, 모두가 창녀거나 아니면 모두가 선녀거나, 아니면 선녀가 곧 창녀거나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비장애인이거나 모두가 장애인이거나 아니면 비장애인이 장애인이거나입니다.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주의입니다. 예수가 2천년 전에 써먹은 논리지만. |
[생각의 정석 90회] [광복절특집] 일본 사과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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