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라는 구분을 극복해야 한다. 인류는 70억의 개인이 모인 공간의 집합이 아니라, 300만년 동안 시간 상에서 줄기차게 성장해온 한 그루의 큰 나무다. 시간은 강물처럼 흐른다. 강물은 바다에 이르러 하나로 합쳐진다. 인류의 존재 목적은 그 300만년에 걸친 거대 프로젝트의 완성에 있다. [생각의 정석 77회] 내가 집단 안에서 어떤 역할을 가지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인간이 비루해지는 것이다. 집단으로부터의 무의식이 보이지 않게 마음을 조종하고 있다. 이미 낚여 있다. 선수들은 상대방을 이겨서 성적을 증명해야 하므로 불안하지만 주최측은 불안하지 않다. 누가 이기든 흥행만 하면 되니까. 주최측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70억이 참여하는 인류의 프로젝트는 계속 가는 것이다. 옳고 그르고 잘했고 잘못했고는 그 거대 프로젝트 안에서 다 용해되고 만다. '잘해야 한다', '옳아야 한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어른들에게 평가받으려는 소년의 마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 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당신은 문제를 푸는 학생이 아니라 문제를 내는 교사입니다. 세상을 향해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시비를 걸고, 문제를 출제하십시오. 김기덕이나 노무현이나 고흐나 소로나 천상병이나 권정생이나 이상이나 윤동주는 세상을 향해 시비를 걸고, 질문을 던지고, 숙제를 남겨준 사람입니다. 멋진 퍼즐맞추기를 만들어와서 반쯤 맞추다 말고 세상에 툭 던져놓습니다. '나머지 반은 너희들이 맞춰서 완성해 봐.' 그래놓고는 저쪽에 가서 웃고 있는 거지요. '너희 인간들 고민 좀 해보라지 ㅎㅎ' 이런 심보입니다. 수험생은 고롭지만 출제자는 즐겁습니다. 정답은 '즐겁게'입니다. |
[생각의 정석 77회] 청년들이여, 놀아라!
정답은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