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할줄 아는 것이 깨달음이다. 그러나 반응하라고 하면 홀려버리는게 보통이다. 높은 층위에서의 부르는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으므로, 작은 것에 지나치게 잘 반응한다. 음식의 맛에 반응하는건 좋지만, 맛에 집착하면 향을 모른다. 향에 집착하면 분위기를 모른다. 분위기에 집착하면 소통을 모른다. 그러므로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유쾌한 긴장 안에서 호흡하지 못한다. 상대방에게 홀리지 말고 내가 상대방을 홀릴 때 통한다. 그래야 만난다. [생각의 정석 69회] 호응하는 것이 깨달음이다. 그러나 낮은 단계에 반응할 뿐 높은 단계에 호응하지 못한다. 역할을 나누고, 칸을 나누고, 담장을 쌓고, 격리하는 방법으로 구조 안에서 잘 반응할 뿐 그 역할과 구조를 넘어서지는 못한다. 내 안에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유혹할 수 있어야 한다. 유혹에 잘 넘어가는 방법으로 유혹할 수 있다. 높은 단위의 유혹에 넘어가는 방법으로, 낮은 단위의 상대를 유혹한다. 그것이 깨달음이다. 진리로 유혹하고, 천하로 유혹해야 한다. 그것이 호응이다. 반응은 안에서 응답하고 호응은 밖에서 응답한다. 반응에 그치지 말고 호응으로 올라서야 한다. |
솔숲길
[생각의 정석 69회] 조선은 왜 망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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