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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720 vote 0 2016.03.08 (11: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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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러다임의 전환


    2천년 바둑사에 두 번의 패러다임 변화가 있었다. 변혁의 시기에 등장한 새로운 이론은 기존의 이론을 압도했다. 하수가 고수를 이기지 못하듯 오래된 이론은 새로운 이론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바둑은 진화한다.


    기원전부터 17세기까지 힘바둑 패러다임이 지배했다. 바둑을 부분과 부분의 합으로 보고 전투의 연속으로 보았다. 힘바둑은 부분적 수법과 수읽기가 중요했다. 이때 바둑은 전쟁의 모형이었고 돌의 사활이 중요했다.


    근대바둑은 구조주의 패러다임과 함께 17세기 명인 도우사쿠에 의해 시작되었다. 구조주의에서 전체는 부분의 합을 넘으며, 전체가 부분을 결정한다. 비로소 한 판의 바둑이라는 관점, 전국적인 시각이 생겼다.


    싸움이 아니라 집이 중요하고 돌의 효율이 중요하다. 수나누기는 돌의 능률을 따지는 계산법으로 제안되었다.


    현대바둑의 신포석 패러다임은 20세기초 우칭위엔이 열었다. 신포석의 핵심은 중앙의 발견이다. 귀나 변을 중시했던 구조주의에서 중앙을 등한시했던 것이다. 우칭위엔은 중앙의 세력을 적극 활용하고 승률로 증명했다.


    포석에서는 4선의 착수가 많아졌다. 구조주의에서 신포석으로의 전환을 조훈현은 ‘고전주의가 저물고 낭만주의가 시작되었다.’고 평했다. 견고한 땅에 지어진 비율 좋은 건축이 아니라 힘과 역동성을 추구하는 것이 현대바둑이다.


    하수는 상대방의 곤마를 기필코 잡으려 한다. 중수는 곤마를 잡으려 하는 척 하면서 뒤로 집을 짓는다. 이것이 구조주의다. 고수는 또다른 세계를 연다. 두터움이다. 신포석은 중앙의 세력이 반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늠한다.


    두터움은 부분이 아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두터움은 공간과 형상에 대한 감각이다. 두터움을 모르고는 고단자가 될 수 없다.


    ###


    내용이 구조론과 정확히 같습니다.


    질 - 신포석 : 중앙의 두터움 곧 중첩으로 에너지를 조달한다.

    입자 - 구조주의 : 네 귀에 독립하여 살아낸다. 

    힘 - 힘바둑 : 싸워서 상대방 집을 깨뜨린다.


    신포석과 구조주의로 구분했지만 구조론으로 보면 신포석은 구조주의의 발전된 형태입니다. 보다 상부구조라는 거지요. 정적 구조가 아니라 동적 구조, 죽은 건축구조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의 구조. 원래 구조론이 생명의 구조입니다.


    구조론의 '질은 결합한다'고 했으니 바둑판 전체를 결합시켜 하나의 생명체로 봅니다. 아군을 살리고 적군을 죽이는게 아니라 적군조차도 아군에 에너지를 조달하는데 이용합니다. 적을 키우는 방법으로 아군을 살찌우는 거지요.


    그냥 중앙으로 진출한다고 세력이 되는게 아니라 상대방을 변으로 유도해놓고 그 위에 올라타는 거죠. 


    '입자는 독립한다'고 했으니 네 귀에서 살아버리는 것입니다. 힘은 말그대로 힘바둑입니다. '힘은 교섭한다'고 했으니 전투입니다. 운동은 사활문제 쯤 되겠고, 양은 끝내기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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