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과 필리버스터 정국 야당이 역대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 중의 하나는 애시당초 권력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노무현을 찍어놓고도 ‘당선될줄 몰랐으니까 찍었지.’ 하고 당황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곧 신자유주의라는 단어를 구해다가 노무현을 공격했다. 그들이 노무현을 죽였음은 물론이다. 무릇 전사가 싸움판으로 떠날 때는 퇴로를 끊어놓고 가는 법이다. 이대호처럼 ‘도전해보고 안 되면 일본 가면 되고.’ 이런 식의 안이한 정신자세로는 안 되는게 당연하다. 이대호를 비판하려는건 아니다. 야권에는 기본적으로 권력이 아니라 명성을 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권력이면 좋고 아니면 명성이라도.’ <- 이런 식으로 양다리를 걸치면 유시민처럼 겉도는 거다. 유시민을 비판하려는게 아니라 겉돌지 말자는 거다. 권력의지를 보여야 권력을 잡는다. 김종인의 초반행보는 야당 특유의 ‘허무의지’를 추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안정감이 있다. 문재인의 단점인 배려심과 김종인의 장점인 독단은 비교가 된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저지르고 책임지는게 정치다. 명성을 탐하는 무리들은 김종인처럼 호통을 쳐서 즉시 제압해야 한다. 문재인은 대선후보라 몸조심을 해야 하니 단번에 제압할 수 없는 속사정을 이해는 한다. 필리버스터가 망외의 히트작이긴 하나 적절한 시점에 중단한 것은 잘한 일이다. 현명한 승부사라면 남의 손에 피를 묻히게 하는 법이다. 살인殺仁은 새누리가 했는데 처벌은 민주당이 받는 식이면 곤란하다. 새누리가 나쁜 짓을 하려고 할 때는 그 나쁜 짓을 하도록 내버려 두라. 그 폐해는 새누리 찍은 유권자에게 돌아간다. 바보가 바보짓 하려고 할 때는 내버려두는게 상책이다. 단 그 살인殺仁이 새누리 소행이라는 점은 분명히 밝혀야 하므로 필리버스터는 해야 한다. 필리버스터로 왕년에 청문회로 뜬 노무현을 상기시키는 만큼의 큰 성공을 거두었다. 정치판은 이와 같이 정기적인 이벤트로 인물을 키워야 한다. 유권자와 직접 접촉하는 장치들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한 건 올렸다고 뭐가 된다고 생각하면 초딩이다. 열 건 쯤 올려야 득점이 한 점 기록된다. 권노갑 얼굴에 침 한 번 뱉고와서 대통령 되겠다는 정동영 곤란하다. 정치란 건축과 같다. 구조가 튼튼해야 한다. 유권자와 당의 관계가 긴밀해야 한다. 정치인과 정치인의 관계도 긴밀해야 한다. 리더십이 중요한 만큼 팔로워십도 따라야 한다. 곧 권력의지다. 다른 말로는 패권주의다. 패권주의는 곧 권력을 잡으려는 정치인의 마땅한 도덕률이다. 패권을 반대한다는건 패배를 원한다는 말이다. 패권주의 타령을 일삼는 패배주의와의 싸움이다. 박근혜는 패권주의로 떴다. 패권주의를 반대하는 패배주의는 패죽여야 한다. 집권에는 관심없고 자기 지분이나 챙기려는 똥들 말이다. 그런 자들이 야당이라는 건축을 무너뜨린다.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하나다. 일대일이다. 당과의 일대일을 원한다. 2면 곤란하다. 2는 의사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 문재인 안철수 2가 박근혜 1을 이기지 못했다. 안철수가 단일화를 해놓고도 똥씹은 표정으로 불복했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제가 누구 지지하는지 아시죠?’ 하고 한 번 물었을 뿐, 문재인을 지지한다는 그 한 마디를 끝까지 하지 않았다. 참으로 교활한 자다. 지금 야당에 또 빌어먹을 단일화타령이 나오고 있다. 망당병이다. 심판은 유권자가 하는 법인데 유권자의 심판역할을 빼앗는 짓이다. 필리버스터 중단시켜놓고 여론이 나쁘자 엉겁결에 한 마디 뱉었는데 그걸로 국민의당이 시끄러워지자 흥분해서 판돈을 올리고 도박을 하는 형국이다. 김종인이 초조한 모습을 들킨 거. 성공한다 해도 단일화 덕분이 아니라 당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모습이 어필해서 성공한다. 분란만 일으키는 엉터리 단일화라면 때려치우는게 맞다. 뭐든 해서 성공시키고 그것이 반복되어야 한다. 외부전문가를 영입해서 꾸준히 시도하는 사람은 성공하고 꼼수로 한 건 성공시켜놓고 희희낙락하는 자는 진다. 항상 말하지만 어떤 판단을 했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정치만사 새옹지마다. 되는 집안은 잘해도 되고 실수해도 더 잘 된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느냐 왼쪽으로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첫째는 그 결정을 빨리 해야 한다. 둘째는 일관성을 보여서 다음 수를 예측하게 해야 한다. 바른 길을 선택했는데 좁은 골목길이면 망한다. 둘러가는 길이지만 고속도로면 흥한다. 옳으냐 그르냐가 문제는 아니다. 그 길이 인도냐, 차도냐, 철도냐, 비행기 타고 가는 길이냐가 중요하다. 김종인의 선택이 둘러갔지만 고속도로인지, 질러갔는데 오솔길인지 지켜봐야겠지만 필리버스터 중단은 고속도로를 가겠다는 의지다. 지긋지긋한 단일화 타령은 지름길을 가겠다는 꼼수다. 지름길 좋아하다가 길 잃고 헤매는 운전자 많이 봤다. 비행기는 놔뒀다가 구워먹을 셈인가? 꼼수 쓰다 뒷길 헤매지 말고 당당하게 비행기 타자. 유권자에게 심판역할 주자. 공항까지 막혀도 그 다음은 시원하게 잘 가더라.
정치는 의사결정구조 만들기 시합입니다. 어떤 결정을 내렸느냐보다 어떤 구조를 만들었느냐가 중요합니다. 김한길, 안철수, 박지원 들어오면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합니다. 구조붕괴는 필연입니다. 김안박 없는 합당은 무방합니다. |
새누리는 분열하고 있고 더민주는 좋은 사람들 대거 영입했으니
야권의 주도권을 잡고 있기만 한다면 조중동이 훼방놓아도
무난하게 100석 이상은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