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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414 vote 0 2016.02.17 (12:04:17)

     

    70,


    나의 말은 알기도 쉽고, 행하기도 쉬운데, 천하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고, 행하지도 못한다. 말에는 근거가 있고, 일에는 주인이 있다. 모르는 이유는 자신을 모르기 때문이다. 자기를 아는 자가 드무니, 내가 귀하다. 그래서 성인은 베옷을 입고도 가슴에는 옥을 지닌다.


    허튼 소리다. 구조론에서 하지 마라고 하는 자기소개다. 지식인의 말은 마땅히 인류를 상대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 인류의 대표성이어야 한다. 당신이 70억 인류의 대표자로 신을 면담하게 된다면 거기서 무슨 말을 할 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이 배움이다. 개인을 상대로 하면 비열한 처세술이 된다. 처세술의 해악은 끝이 없다. 누더기가 된 중국사가 증명한다.


    71,


    알면서 모르는 것이 좋다. 모르면서 아는건 병이다. 병을 병이라고 하면 병이 아니다. 성인이 병이 없는 것은 병을 병으로 알기에 병이 없는 것이다.


    말장난이다. 이런 것이 바로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즉 궤변이다. 언어는 엄중해야 한다. 동사가 명사를 희롱하면 언어가 죽는다. 동사가 명사를 이기면 언어가 죽는다. 술어가 주어를 이기면 문장이 죽는다. 진술이 전제를 이기면 언어가 죽는다. 명제가 조건문을 이기면 담론이 죽는다. 노자는 언어를 죽이는 자다.


    72


    백성이 임금의 위엄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임금에게 제압당하는 것이다. 임금은 백성의 집을 업신여기지 말고, 거기에 사는 자를 싫어하지 마라. 백성이 싫어하지 않는 것이, 사실은 싫어하지 않게 통치하는 것이다. 성인은 이를 알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스스로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귀히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성인은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


    백성을 가르쳐서 올바르게 이끌 생각은 하지 않고, 백성을 고정된 상수로 보며 오직 거기에 맞추어 적응할 생각만 하는 자가 바로 보수꼴통이다. 대개 망하는 공식이 그러하다.
    임금은 마땅히 백성을 이끌어야 한다. 임금이 백성에게 맞추면 나라가 망한다. 트럼프가 하는 짓이 유권자의 수준에 맞추는 짓이다. 영화감독이 관객의 수준에 맞추면 예술이 망한다. 작가들이 독자에게 영합하면 문학이 망한다. 임금과 백성은 대결해야 한다. 작가와 독자는 대결해야 한다. 그것이 진보의 원리인 상호작용이다.
    감독과 관객은 상호작용하여 서로 이기려고 하므로 결과적으로 진보한다. 남녀는 밀당하면서 진보한다. 한일은 경쟁하면서 진보한다. 노사는 견제하면서 진보한다. 서로를 이기려고 하는 행동이 개인적으로는 손해가 될 수 있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이익이다. 개인적으로는 순종이 이득일 수 있으나 나라가 망한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복종하면 먼저 승진할 수 있으나 창의가 없어서 회사가 망한다.
    노자는 보수꼴통이다. 노자가 썼다고는 믿기 어렵게 언어가 조잡하다. 뒤로 갈수록 추하다.


    73,


    용감하면 죽고, 비겁하면 산다. 이 두가지는 이롭기도 하고 해롭기도 하지만 하늘이 싫어하는 것을 그 누가 알겠는가? 그래서 성인도 비겁하다. 하늘의 도는, 싸우지 않고도 잘 이기고, 말하지 않아도 잘 응하며,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오고, 느긋하면서도 잘 꾸민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 성기나 놓치는 것이 없다.


    소인배의 생존술이다. 이렇게 사느니 죽는게 맞다. 더럽다.


    74,


    백성이 죽음을 겁내지 않는데, 어찌 죽음으로 백성을 두렵게 만들겠는가? 만약 백성이 죽음을 겁내게 했는데도, 나쁜 짓을 하는 자가 있다면, 내가 잡아죽이겠다. 누가 할래? 망나니는 따로 있으니, 망나니를 대신하여 죽인다면, 이는 목수를 대신해서 나무를 깎는 격이다. 목수를 대신하여 나무 깎다가 손 다치지 않는 자 없더라.


    허튼 소리다. 어떤 수단이든 수단은 좋지 않다. 수단을 쓰지 않는 수단도 역시 좋지 않다. 수단이면 이미 말단이고 일의 말단에 이르면 이미 좋지 않은 것이다. 일의 시초에 서야 한다. 그것이 도道다.


    75,


    백성이 굶주리는 것은 무거운 세금 때문이다. 백성을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억지로 하기 때문이다. 백성이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것은, 지도자가 자신들의 삶만 챙기기 때문이다. 삶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삶을 귀히 여기는 현명함이다.


    백성의 삶이 피폐하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백성의 삶을 풍족하게 해서 백성이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어야 다스려진다는 말이다.


    76,


    사람이 살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으면 뻣뻣하고 강하다. 만물과 초목이 날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으면 마르고 딱딱하다. 그러므로 단단하고 굳센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그리하여 군대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나무가 강하면 부러진다.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처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에 자리잡는다.


    유명한 이유극강以柔克剛 개념이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가 있다. 일의 상부구조는 부드러운 것이 뻣뻣한 것을 이기고, 하부구조는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이긴다. 즉 이유극강은 상부구조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유가 강으로 변한다.
    씨름이라면 처음 기술을 걸 때는 몸이 부드러운 자가, 몸이 뻣뻣하게 경직된 자를 이기지만, 이미 기술이 걸린 상태에서는, 무조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이긴다. 타자가 배트를 휘두를 때는 유연하게 허리를 돌려줘야 배트에 힘이 실리지만, 공을 맞춘 다음에는 배트를 강하게 휘둘러야 한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 와인드업은 부드럽게 해야하지만, 공을 놓을 때는 손가락으로 강하게 채줘야 한다. 그러므로 일은 유≫강의 순서로 가야 한다. 그러나 마지막은 다시 부드럽게 가야 한다.
    음악의 연주라도 초반에는 유연하게 주제를 제시하고 다음에는 강하게 대비시켜 인상을 주고, 끝낼 때는 부드럽게 여운을 줘야 한다. 섹스를 해도 초반에는 부드럽게 애무를 하고, 다음에는 강하게 거시기하고, 마지막에는 길게 여운을 줘야 한다. 데이트를 해도 처음에는 부드럽게 대시하고, 다음에는 화끈하게 의사결정하고 이후에는 다시 부드럽게 대해야 한다. 세상 모든 것이 ‘유≫강≫유’의 순서다.
    구조론은 5단계다. 처음에는 계를 정해야 하므로 부드럽고 고르게, 다음에는 주체를 정하므로 강하게 리더십을 발휘하고, 다음에는 방향을 정하므로 단호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다음에는 부드럽게 시간을 끌어주고, 마지막으로는 세심하게 정리해야 한다. ‘유≫강강≫유유’가 된다. 엄밀하게 따지고 들면 두 번째 강과 세 번째 강이 다르며, 네 번째 유와 다섯째 유도 다르다.
    유교논리로 말하면 ‘인≫지≫의≫신≫예’가 된다. 인은 부드럽고, 지는 분명하며, 의는 단호하고, 신은 오래가고, 예는 세심하다. 전체적으로는 역시 ‘유≫강≫유’다. 인은 부드럽게 상대에게 다가가고, 지는 똑똑하게 둘이 결합하고, 의는 단호하게 의사결정하고, 신은 부드럽게 오래끌고, 예는 깔끔하게 정리한다. 음식을 먹어도 이러해야 하고 화장실을 써도 이러해야 한다.
    유柔≫강剛, 강强≫유遊, 유幽라야 한다. 준비는 부드럽고, 스타트는 굳세고, 승부는 억세고, 뒷풀이는 즐겁고, 추억은 그윽해야 한다. 다섯이면 많으니 셋으로 줄이면 역시 일의 순서는 ‘유강유’가 정답이다.


    77,


    천지의 도는 활쏘기와 같구나. 높은 활몸은 누르고, 낮은 시위는 올리며, 거리가 넉넉하면 힘을 덜고, 거리가 부족하면 힘을 보탠다. 하늘의 도는 넉넉한 것을 덜어 부족한 것에 보탠다. 사람의 도는 자연스럽지 않으니, 부족한 것을 덜어 넉넉한 쪽에 보탠다. 누가 넉넉한 것들로 천하를 받들겠는가? 오직 도를 가진 이다. 그래서 성인은 실천하지만 자랑하지 않고, 이루되 머물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이것은 좋다. 구조론은 연역이며 연역은 마이너스다. 태양은 원래 에너지가 있다. 넉넉하게 있는 것으로 천하를 받든다. 활을 쏘는 순서는 곧 일을 하는 순서다. 구조론은 일의 순서를 따른다.
    먼저 궁수가 에너지를 모으고, 다음 활몸에 에너지를 몰아주고, 다음 시위로 방향을 틀어서, 화살을 날리면 과녁에 맞게 된다. 궁수≫활몸≫시위≫화살≫과녁의 순서다. 이 다섯단계를 진행하며 단계별로 조금씩 에너지 손실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에너지가 넉넉하게 채워져 있어야 한다. 중간에 조달하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 엔트로피다.
    태양은 넉넉하게 있으므로 곡식을 기른다. 반면 인간은 빈자의 것을 빼앗아 부자에게 몰아주니 이는 도에 어긋난다. 자본주의가 도에 어긋나는 짓을 하는 이유는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다. 경쟁에 이기려는 이유는 신기술의 등장 때문이다.
    신기술이 필요한 이유는 지구가 작은데 인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지구의 크기가 무한하고 땅이 널널하다면 경쟁은 필요없다. 자연의 법칙대로 가면 부자가 빈자를 도와야 하지만, 작은 지구에 70억으로 가득차서 자연도 감당하지 못하니 투쟁이 일어나는 것이며 투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싸울줄 아는 사람에게 힘을 몰아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순은 피할 수 없다. 자본주의는 모순을 안고 그럭저럭 굴러가는 것이지 절대 완벽한 제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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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약진운동과 문화혁명 과정에서의 비극은 관료들이 보고를 하지 않아서 일어난 비극입니다. 노자의 무위를 실천한 거죠. 중국인들은 도로에 사람이 죽어있어도 모른체 합니다. 무위를 실천하면 이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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