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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5]상무공단의아침
read 2713 vote 0 2016.01.11 (18:34:55)

글을 바로바로 올려야하는데 못 올린 이유가 있습니다.

며칠전에 멜로영화에 관한 글을 쓰면서 역대 멜로영화 관객순위를 검색보았습니다.
1.내 아내의 모든 것(임수정 주연)
2.건축학개론(수지,한가인 주연)
3.어린 신부(문근영 주연)
4.너는 내운명(전도연 주연)
5.오싹한 연애(손예진 주연)

이중에 빈부격차, 사회계급으로 남녀입자의 대칭을 잡아서 극을 이끌어가는 영화는
건축학개론 한 작품 밖에 없더군요.

삘 받아서 썼는데 제 머리는  유신헌법 시절을 노닐고 있었고
2010년대는 다른 스타일의 멜로영화가 판을 휩쓸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내 아내의 모든것과 오싹한 연애를 새로 시청했습니다.
(5편 모두 예전에 봤었는데 내아내와 오싹은 재미없어서 대충 봤습니다.)

먼저 3번째 작품, 문근영 나오는 어린신부는 멜로영화에서 제외하겠습니다.
어린신부는 멜로영화라기보다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처음부터 서로 좋아하면 멜로영화, 싸우다 정들면 로맨틱코미디)
처음부터 김래원, 문근영이 서로 좋아해서 커플로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강제로 인해 둘이 어쩔 수 없이 커플로 엮어지므로 멜로영화가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 입니다. 

가장 흥행에 성공했던 내아내의모든것, 오싹한연애를 보면서 
여성관객의 취향을 좀 읽을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제가 쓸려고 했던 멜로영화 구조론에서 
마지막 량은 결혼, 키스, 커플 맺어짐 이런 것들이었는데 
요즘 여성관객들은 맺어짐 그 자체에 상당히 시큰둥한것 같습니다.

여성관객들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은 같아짐(同和)(바라봄-대화-교류-협력-동화)
상호작용 같은 것이었습니다. 

여성관객들은 사회계급, 빈부격차를 뛰어넘어 사랑의 맺어짐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전통적 멜로영화에 식상해하고 있고
이제 여성관객들의 관점이 투영된 멜로영화 여자 주인공들은 
임금님의 소중한 공주에서 벗어나
현실의 시궁창을 고통스럽게 헤쳐나가고 있었습니다. 

1. 요즘 유행하는 멜로영화의 입자

2010년대 멜로영화에서도 입자는 남녀 주인공 두명입니다.
그러나 과거처럼 사회계급, 빈부격차에 의해 수직적 대칭을 잡는 것이 아니라
여성이 처한 시궁창 현실, 여성 특유의 의사결정회피 성향이 존재하는데
남성 주인공에게 여성주인공이 주는 여성적 매력이라는 에너지를 가지고
남성 주인공이 의사결정을 하여 여주인공이 처한 현실의 시궁창을 타개해 나가는 것이 
영화의 큰 구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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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아내3.jpg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임수정은 모든것에 극단적으로 투덜대는 
왕투덜이 스머프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도 예민하게 잡아내서 투덜댑니다.
투덜댄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문제를 인식하는 사람만이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필요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수정은 투덜대는 것은 엄청 많은데 의사결정이 전혀 안 됩니다. 
임수정이 가진 해결책은 없습니다.
아무런 문제해결에 대한 방안이 없으면 보통사람들은
그것을 언급하는데 스스로 주저하게 되는데 임수정은 거침이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투덜대면서 살아온 임수정을  다른 사람들은 자꾸 피하게 되고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어려서부터 적어서인지
임수정은 인간관계에 극단적으로 서툽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방대한 문제들을 토해냅니다.
남편이 먹기 싫다는 즙을 아침마다 맥이고 과도하게 요리를 만들어서 맥이고
화장실에서 일보고 있는 바지내린 남편에게 일장연설을 해대고
남편앞에서 옷을 훌러덩훌러덩 벗어제낍니다. 

임수정은 상호작용이 완전히 불통된 고립상황에 빠져있고
(느껴지는 문제는 산더미인데 해결책은 전혀 없음)

이러한 임수정을 자신으로부터 떼어내고자 
이선균은 카사노바 류승룡을 고용하여 임수정을 꼬셔서
자신으로부터 떼어내달라는 청부를 하게 됩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 입자는 이선균, 임수정인데
임수정은 성격적 결함으로 인한 고립무원의 상황에 빠져서
어쩔 수 없이 이선균은 임수정과 헤어지고자하는 의사결정을 하게됩니다.
그러나 완전히 기울어가고 잇는 의사결정의 저울에서 
짠하고 류승룡이 나타나 둘 사이에 새로운 대칭을 주어
임수정의 내부에서도 바라봄-대화-교류-협력-동화가 일어나고
이선균의 내부에서도 바라봄-대화-교류-협력-동화가 일어나
새로운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제가 류승룡을 저울의 대칭축으로 볼것인지 입자의 하나로 볼것인지
애매해서 이선균과 류승룡의 연애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자면
이선균이 하는 연애하고 류승룡이 하는 연애하고 상당히 많이 다릅니다.
이선균이 하는 연애는 구조론식으로 말하면 입자하고 량만 있고
(질, 힘, 운동의 과정을 이선균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누릴 줄 모릅니다.)
류승룡이 하는 연애는 질,입자,힘,운동,량을 전체적으로 다 갖추어서
완결된 구조를 갖춘 에너지(여자 입장에서는 행복)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영화 전체적으로는 두개의 입자모형이 존재하는 듯 합니다.

이선균(현실남편)-류승룡(외부에서 온 카사노바)-임수정(현실아내)라는 도식으로
이선균과 임수정의 깨질것 같은 부부 사이에 류승룡이 대칭축이 되어 잡아주는 그림과

이선균(하수)-임수정(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성)-류승룡(고수)라는 도식으로
하수와 고수의 입자사이에 임수정이 대칭축이 되어 잡아주는 그림도 나옵니다.

몇년전에 처음 봤을 때는 심드렁하게 봤는데
다시 보니까 꽤 재미있는 영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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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내운명.jpg
너는 내운명의 전도연도 시궁창을 걷고 있습니다.

황정민과 전도연 사이에 처음에 막힌 장벽은 
전도연이 티켓시골다방에서 일한다는 것이 처음에 장벽이었고
두번째로 나오는 장벽은 과거 전도연의 기둥서방의 출현이었고
세번째로 나오는 장벽은 전도연이 가진 에이즈 바이러스였습니다.

이 험난한 과정들을 황정민이 전도연 손을 꽉 잡고 
의사결정하는 과정이 너는내운명이라는 영화입니다.

황정민(시골농부) 입자와 전도연(티켓다방종업원) 입자사이에는
예전과 다른 대칭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여자쪽이 고전적 멜로와는 달리 사회적 계급이 낮습니다.
여자쪽의 낮은 사회적 계급이 영화 내내 뒤뚱뒤뚱을 만들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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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싹한연애.jpg

오싹한 연애는 남자(이민기)는 잘 생기고 돈 많은 마술사이고
여자(손예진)는 학교 수학여행도중 교통사고로 친구를 잃은 여자입니다. 

손예진은 교통사고로 친구를 잃은 이후로 주변의 귀신들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그 귀신들에 의해 죽음의 세계에 눈을 뜨고 시달림을 당하게 됩니다.

이 영화의 입자는 이민기와 손예진인데
이 영화를 뒤뚱거리게 만든 대칭축은 손예진이 처한 
친구의 죽음에 의한 트라우마와 손예진 눈에 보이는 악마의 세계입니다. 

종교적으로는 이 영화에 대해 말할게 참 많은데 
여기서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화 자체적으로는 잘못만든 영화인데 
종교적 상징으로 모든코드를 읽으면 굉장히 잘 만든 영화입니다.)

과거에 잘못만든 영화인데 정치적상징으로 모든 것을 읽으면 
매우 잘 만든 영화가 정우성, 최민수가 잠수함타는 유령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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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구조론적으로 멜로영화에 대해 잘 아는 척하다가
글이 너무 귀납적으로 흘러가게 되고, 현재 트렌드에도 둔감했다는 점에서
부끄러운 마음 뿐입니다. 
그렇지만 나머지 힘, 운동, 량까지 느리지만 꾸준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01.12 (03:58:52)

구조론적으로 풀어내시니 읽는 재미가 큽니다. 영화도 보고싶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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