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998 vote 0 2016.01.01 (12:57:07)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거기서 더 이상 오를 고지가 없음을 확인했을 때, 그 정상의 이미지가 어떤건지,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를 인터뷰한다면 그것이 철학이다. 정상에서의 느낌을 인류가 공유함으로써 방향을 잡아야 한다. 철학은 70억 인류가 가는 방향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1도 틀어놓을 때, 그 절정의 순간에 느껴지는 오르가즘이다. 70억이 일제히 방향을 틀 때 전해오는 파동은 느낌이 다른 거다. 그래서 아이폰 신제품이 나온다면 문 앞에 텐트치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좀 느껴보자는 거다. 김연아가 최고의 연기를 마쳤을 때, 그 순간 인류의 뾰족한 모서리 하나가 결정된 것이다. 인류의 대표자 관점이 아니면 철학은 아니다. 철학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칼끝에 있다. [생각의 정석 24회]


    철학을 개인적인 감상이나 늘어놓으며 자기소개 하는 걸로 안다면 곤란하다. 인생이 허무하다는둥, 세상이 공하다는둥 헛소리 하는 자는 500방씩 맞아야 한다. 70억 인류호의 버스 운전사라면 사거리에서 커브를 돌더라도 크게 돌아야 한다. 너무 조용하게 운전해도 좋지 않다. 승객들은 차가 위태롭게 커브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너무 과격하게 핸들을 꺾어도 좋지 않다. 다가오는 파도를 보고 놀란 승객이 보트에서 벌떡 일어서면 배가 중심을 잃고 전복되는 이치다. 모두가 다가온 위기를 알아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숨을 멈추고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승객의 목숨을 책임지는 선장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더 나아가 과거와 미래를 기승전결로 이어가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더 나아가 신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호연지기를 얻어 천하인이 되어야 한다. 완전히 다른 인류로 거듭나야 한다. 천하인에게는 허무도 없고 괴로움도 없으며 죽음도 없고 멈춤도 없다. 들판의 타오르는 불처럼 자체의 에너지에 의해 사건을 연결하며 계속 가는 것이다. 산에 오르는 이유는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계속 가는 것이다. 철학은 의사결정능력이다.


[레벨:30]솔숲길

2016.01.01 (21:30:59)

[생각의 정석 24회] 설특집 ; 결혼이란 무엇인가?

http://gujoron.com/xe/436594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4806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4511
3590 구조론은 선택게임이다. 김동렬* 2012-10-21 8882
3589 다섯가지 깨달음 image 김동렬* 2012-10-21 8880
3588 에너지 낙차를 포착하라. image 김동렬 2016-10-12 8872
3587 상호작용의 어려움 image 김동렬 2016-10-18 8868
3586 특이점은 있다 1 김동렬 2018-06-13 8867
3585 신과 기적과 기도 5 김동렬 2018-06-16 8860
3584 사람을 사랑하는게 정답 image 15 김동렬 2014-12-12 8851
3583 약자를 격동시켜라. 김동렬 2018-06-01 8827
3582 워렌 버핏의 함정 2 김동렬 2014-07-08 8825
3581 존재의 원형 image 김동렬 2013-11-29 8817
3580 깨달음은 스타일이다 image 김동렬* 2012-10-21 8817
3579 완전성이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2-10-21 8808
3578 관성력으로 이겨야 진짜다 김동렬 2018-06-26 8796
3577 자기소개하지 말라? image 4 김동렬 2014-07-10 8796
3576 관계를 깨달음 김동렬* 2012-10-21 8796
3575 최근 글 정리 김동렬 2018-06-22 8795
3574 완전한 모형을 품기 1 김동렬 2014-01-09 8786
3573 에너지란 무엇인가? image 김동렬 2016-10-14 8783
3572 21세기의 절대성 세계 1 김동렬 2013-10-29 8781
3571 삼성의 소행, 성공한 도둑질인가? image 김동렬* 2012-10-21 8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