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질문이 주어진다. 첫 번째 질문은 자유다. 그대는 혹시 의사결정권이 없는 미성년자이거나 노예가 아닌가? 그대에게 독립적인 인격이 있는가? 그대는 타자와의 독립적인 의사소통단위로 기능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일단 대화상대가 아니다. 그런 사람과는 대화하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질문은 대표성이다. 그대는 집단의 리더인가? 그대에게 대표성이 있는가? 그대는 한 집단을 책임질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국가와, 인류와, 문명 단위로 사유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우리편이 아니다. 큰 길을 함께 가는 동지가 될 수 없다. 그런 사람과 손잡고 일을 벌이면 안 된다. 세 번째 질문은 스타일이다. 기업도 마크가 있고 상표가 있다. 그대에게는 내세울 표지로 무엇이 있느냐다. 옛날 사람은 스스로 지어부르는 호가 있었다. 트레이드 마크와 같다. 마땅히 인생에도 그런게 있어야 한다. 일관된 자기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불어 함께 미래를 위한 전략을 짤 수 있다. 스타일이 없는 삶이라면 잘 살았다 해도 그의 일생은 의미있는 데이터가 되지 못한다. 반면 고유한 스타일이 있으면 삶을 실패했다 해도 그 사람의 인생은 인류에 기여하는 의미있는 데이터가 된다. 남들이 내 스타일을 알아주든 못 알아주든 상관없이 인류전체의 확률 안에서 기여하는 바가 있다. [생각의 정석 20회] 역시 세, 법, 술과 같다. 첫 번째 술은 소승적인 깨달음이다. 인격적인 독립을 이루어 마마보이를 극복하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찌질이 캐릭터를 극복하고, 사회에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도 스스로 의사결정할 수 있게 된다. 보통은 사회로부터 얻어맞아야 화를 내고 대들게 된다. 독재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당해 분노한 나머지 투사가 된다는 식이면 소승에도 이르지 못한 것이다. 두 번째 법은 집단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특공대는 리더가 죽으면 서열 2위가 자동으로 리더가 된다. 당신은 리더가 아니더라도 리더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천하인이 마음을 가져야, 호연지기를 가져야 먼 길을 함께 가는 인생의 진짜 친구를 얻을 수 있다. 세 번째 세는 기승전결의 기에 서는 것이다. 스스로 사건의 원인측이 되어야 한다. 문제를 발견하고 분노하여 맞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아가 되어야 한다. 평지풍파를 일으켜야 한다. 조용한 세상을 들쑤셔서 시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명백히 의도를 가져야 한다. 세상의 골칫거리가 되어야 한다. 스노든이 그런 사람이다. 세상의 약점을 발견하고 한 건을 크게 터뜨렸다. 세상을 타격하여 세상의 중심과 상호작용함으로써 세상을 진화시킨다. 세균이 생명체를 공격함으로써 도리어 진화시키듯 스스로 세상의 바이러스가 되어야 한다. 단 약자를 공격하는 비겁자가 아니라 세상의 강자를 공격하는 용자여야 한다. 스타일은 그러한 마음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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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정석 20회] 안녕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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