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 덕을 이기고 덕이 체를 이긴다 지덕체智德體라고 한다. 지智가 덕德에 앞서고 덕이 체體에 앞선다. 체는 1라운드라 용장 항우가 힘으로 먹고, 덕은 2라운드라 덕장 유비가 인기로 먹는다. 3라운드는 제갈량의 지혜가 소용된다. 구조론은 3라운드 승부에 주목한다. 그러나 기승전결의 진행단계에 따라 다르다. 2라운드와 1라운드도 공부해야 한다. 지혜는 기 단계의 선제대응이며, 이미 돌아가는 판이 결 단계에 이르렀다면 인정사정 봐주지 말고 조져버려야 한다. 다 끝난 아싸리 판에 무슨 덕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덕은 ‘승’ 단계의 대응방법이다. 제갈량이 기 단계에 천하삼분의 전략을 제시하면 유비가 승 단계에 덕을 과시하여 천하의 인재를 끌어모으고, 결 단계는 장비가 사모를 휘둘러 패죽인다. 싹 죽이는 거다. 봐주는 거 없다. 지금이 어느 단계인지를 봐야 한다. 월드컵 앞으로 3년 남았으면 제갈량이 필요하고, 일주일 남았으면 관우, 장비가 필요하다. 그때그때 다르다. 한국 정치인들은 진정성 타령에 빠져 있다. 진정성은 유비가 덕으로 먹는 2라운드 판인데, 손학규가 농부들과 막걸리 마시며 박정희 흉내내는 민생투어, 정동영이 구럼비 찾아가서 머리띠 매고 앉아있으니 몸빵부대. ‘진정성으로 하면 몸빵 전문인 내가 더 잘하지.’ <- 이런 수준. 몸빵이나 할 학규, 동영이 대권을 꿈 꿔? 지금 안철수 행보도 전형적인 진정성 놀음이다. 스마트 시대다. 감동으로 해보겠다고? 눈물 콧물로 대중을 움직여 보겠다? 웃기셔! 국민을 초딩으로 봐도 유분수지. 정치인이 위엄을 잃으면 바로 팽된다. 이는 마키아벨리의 고전이다. 정신 차리자. 자본주의라도 마찬가지다. ‘제품이 좋으면 팔린다. 언젠가는 시장이 알아주겠지. 시장은 정직하다. 흙은 정직하다.’ 천만에. 흙은 정직하지 않다. 정직하게 유기농 하다가 중국산 참깨에 밀려 망한 농부 한 둘이 아니다. 정직하게 좋은 제품 만들었다가 망한 케이스가 일본의 장인정신 이른바 모노즈쿠리. 일본 제품이 나빠서 삼성, LG에 밀린게 아니다. 소비자가 원하는건 좋은 제품이 아니라 시장과의 부단한 상호작용이다. 즉각적인 반응이 중요한 것이며, 흐름의 지속적인 연결이 중요한 것이다. 샤오미의 전략을 보면 알 수 있다. 언제라도 다음 단계가 있어야 한다. 좋은 물건 하나 던져주고 할 일 다했다며 팔짱 끼고 앉아있는 공무원 마인드 곤란하다. 때로는 의도적으로 흐름을 틀고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야 한다. 품질에만 집착하는 장인정신으로는 2등까지 갈 뿐이며, 즉각적인 반응을 하려면 인문정신이 필요하다.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 특히 예술이 그렇다. 예술은 뒷통수치기 시합이다. 의도를 가지고 덤벼야 한다. 잘 하는 사람이 먹는 판이 아니라 흐름을 읽고 선제대응하는 넘이 먹는 판이다. 대중을 갖고 노는 음흉한 자가 먹는 판이다. 앞장서서 나가며 ‘나를 따르라.’고 외쳐야 한다. 화실에 짱 박혀서 열심히 그려봤자 알아주는 넘 하나 없다. 낙서화가 뱅크시처럼 뉴욕 뒷골목을 돌아다니며 생쇼를 하고 페북에 올리도록 부추겨야 한다. 생물은 호흡을 멈추면 죽고, 예술은 뒷통수를 멈추면 죽고, 제품은 상호작용을 멈추면 죽는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었으니 언젠가는 시장이 알아주겠지 하고 한 시름 놓다가는 순식간에 밀려버린다. 용기있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마지막 한 걸음을 포기하지 말라.
지장과 덕장과 체장이 팀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대중들은 덕장을 좋아하므로 지도자는 자신의 지혜를 감추어야 합니다. 그래서 손해본 사람이 유비. 유비가 싸울줄 아는 사람이고, 전쟁은 제갈량보다 뛰어난 사람인데, 바보인척 하는 정치술에 2천년 동안 다들 속아넘어갔습니다. 유비는 한중에서 고수 조조를 이겼지만 제갈량은 하수 사마의를 이기지 못했습니다. 제갈량은 인구 100만 서촉에서 군세 15만을 유지하면서 공무원 4만을 썼습니다. 가족포함 국민의 반을 국가 돈으로 먹여살린 거죠. 제갈량의 진짜 능력은 관료주의를 발달시켜 지식인의 밥그릇을 챙겨준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