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우치가 망한 이유 http://gujoron.com/xe/619357 구조론 게시판에 쓴 ‘아타리 쇼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덧붙이는 글입니다. ### 최동훈감독의 영화가 다 좋은데 하나 아쉬운게 ‘전우치’다. 전우치는 뭐가 잘못되었을까? 최동훈 감독은 한국영화 특유의 ‘찌질주의’를 극복하고 있는게 장점이다. 울지 않는다는 거다. 그런데 전우치는 울고 있다. 어딘가 꽉 막혀 있다. 답답하다. 아타리 쇼크에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두 가지인데.. 첫째 인간은 원래 저질이다. 둘째 예술의 본질은 신분상승이다. 이거다. 이 두 가지 본질을 잘 조합하면 대박이 나와준다. 그런데 전우치는 결정적으로 신분상승을 시켜주지 못했다. 왜 아타리인가? 게임은 저질이라야 팔린다. 그래서 대박난 거다. 그래서 더욱 저질로 갔는데 당연히 망한다. E.T.가 나온 해가 1982년이다. 미국은 이미 PC가 보급되고 있었다. 콘솔게임은 모니터로 TV를 쓴다. 여기에 신분격차가 있다. ‘TV신분’이냐 ‘PC신분’이냐다. TV가 평민이면 PC는 귀족이다. 82년은 IBM PC가 보급된 해다. 결정적으로 E.T.다. 영화의 본질 역시 신분상승이다. 우주적으로 신분상승한 관객들에게 아타리의 게임 E.T.는 우주적으로 신분하락시켰다. E.T.를 보고 한껏 들떠 있는 공주님에게 ‘너는 하녀야.’ 하고 현실의 비참을 일깨워 준 것이다. 환멸을 느끼는건 당연. 60년대 홍콩 무협영화와 이소룡 영화는 무엇이 다른가? 이소룡은 외국에 나가 영화를 찍었다. 백인을 패주고 온 것이다. 장철과 호금전이 외팔이 시리즈나 찍고 있던 때와는 다르다. 국내에 갇혀서 자기들끼리 치고받는데서 답없는 고부간의 갈등처럼 답답함을 느끼다가 외국에 나가서 콧대 높은 백인들을 신나게 패주고 오니까 관객 기분이 째지는건 당연지사다. 한 번 신분이 상승한 사람은 다시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 필자가 과거 영화이야기에서 말한 ‘해외로케 필망법칙’도 그렇다. 우리나라가 가난하던 시절 해외로케는 관광객 신분으로 주눅들어서 간 것이다. 애초에 신분하락이다. 멸망필연. 영화 ‘무사’가 대표적이다. 중국과 수교해서 우리도 이제 중국 사막을 한 번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좋다. 그러나 신분은 노예. 도대체 잘나빠진 한민족이 중국까지 가서 노예노릇 해야하나? 왜 우리가 중국 공주님을 섬기느냐고? 말이 돼? 고려의 노예 안재형이 중국의 탁구공주 자오즈민을 섬기고 있겠느냐고? 뭔가 아니다. 이건 아니잖아. 신분하락을 경험케 하는 영화는 절대 실패한다. 관객의 입맛은 쓰다. 신분하락을 목적으로 하는 곽경택의 ‘똥개.’ 이런건 찍으면 안 된다. 필자가 주인공이 못생긴 것으로 설정해도 미남미녀를 배우로 세워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인공이 미남이고 미녀여야 하는 이유는 역시 신분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전달되는게 있다. 미녀를 내세우고 못생겼다고 우겨야 한다. 특히 해외로케를 하면 연기가 어색해진다. 익숙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관객은 느낀다. 연기가 어색한 이유는 외국나가 주눅들어서 잘난 백인들 눈치보느라고 연기가 어색해졌다고 귀신같이 알아챈다. 연기가 뭐 별 것이겠는가? 첫째 화가 났거나 혹은 기분이 좋은것처럼 감정을 집어넣으면 되고, 둘째 주변의 사물에 부딪히면 된다. 그게 연기다. 근데 외국 나가면 조심하기 때문에 주변의 사물을 피한다. 어색해졌다. 요즘 초딩들은 카메라 포즈가 매우 자연스럽다. 80년대만 해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다들 얼었다. 그게 쉽게 극복이 안 된다.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으면 반드시 티가 난다. 관객은 본능적으로 주인공이 얼어있다는 사실을 느낀다. 영화는 망한다. 그러나 주윤발의 ‘종횡사해’는 다르다. 주윤발은 얼지 않았다. 종횡사해에서 파리의 유명관광지 가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태연하게 씹던 껌 뱉을 위인이다. 해외에 나가서 관광객 표정으로 영화 찍으면 망한다. 파리에서 촬영한다면 일단 에펠탑 꼭대기에서 오줌 한번 갈겨야 한다.
얘들은 얼지 않았다. 표정이 자연스럽다.
김혜수 빼놓고 다 얼었다. 부딪히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 피사의 사탑 꼭대기에 촬영같다면 종탑에 올라서 떵 한 무더기 푸짐하게 싸놓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전우치가 망한 이유는 도술을 쓰는 능력자들이 당연히 배트맨, 슈퍼맨, 아이언맨 대가리박아 시켜놓고 기합줬어야 하는데 안해서다. 왜 능력자들이 배트맨, 슈퍼맨, 헐크 따위 국제적으로 까부는 애들부터 손봐주지 않나? 그러고도 영화감독이냐? 그게 도술이야? 나라면 푸틴과 오바마를 잡아서 한 방에 가둬놓고 일주일 후에 문 열어준다. 샌드위치 한 개는 먹게 넣어준다. 전우치는 그 정도 해야 한다. 그게 신분상승이기 때문이다. 이소룡과 주윤발은 신분상승 확실히 시켜줬다. 한국의 영화감독은 스케일이 작다. 최동훈의 도둑들은 그나마 양반이다. 털어도 홍콩을 털었잖아. 나라면 펜타곤을 털었겠지만 말이다. 하여간 피사의 사탑에 똥 싸놓고 올 배짱 없으면 영화감독 하지마라. 백인은 패주는게 답이다. 모든 대박난 영화의 공통된 특징은 저질이면서 신분상승을 시킨다는 것이다. 저질이 아니면 영화가 안 된다. 저질에 머무르면 흥행이 안 된다. 인간은 원래 저질 좋아한다. 뽕짝이 좋다며 계속 부른다. 신분상승으로 해결봐야 한다. 뽕짝은 일본노래다. 너희 식민지 노예들과는 이야기 안 한다고 칼같이 잘라야 한다. 원래 인간은 저질이므로 뽕짝도 계속 들으면 마냥 좋게 느껴진다. 거기에 넘어가면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쳐버려야 한다. 뽕짝을 치고, 19세기를 치고, 봉건을 치고, 20세기도 쳐내고, 21세기로 가야 한다. 21세기 신분은 이런 것이다 하고 선을 그어야 한다. 과거는 똥통으로 보내버려야 한다. 왜 아타리는 저질을 만들었을까? 저질이라야 팔린다. 사람들 원래 저질무협지 좋아한다. 그러나 신분하락을 확인하는 순간 일제히 등을 돌린다. 예술은 이소룡 영화처럼 폭력이라는 저질에서 외국백인 패주는 신분상승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인간이 비루해지는 이유는 존엄을 다치기 때문입니다. 예술의 목적은 존엄의 복원입니다. 신분상승이 예술의 진짜 목적입니다. 이왕 신분상승하려면 정상까지 상승하는게 맞습니다. 중간간부 곤란합니다. 최고의 사람과 친구먹어야 합니다. 잡스나 손정의급이라면 몰라도 그 이하 중급 얘들은 곤란하지요. 오바마, 푸틴은 꿀밤주고, 김정은 대가리박아 시키고, 슈퍼맨과 아이언맨은 붙잡아서 방청소 시키고, 외계인도 깡그리 잡아와서 탈탈 털어야 합니다. 하느님도 홀딱 벗겨먹어야 하는데 이건 자주 써먹을 카드가 아니라서 일단 아껴두었다가 왕창. |
제가 박태환을 보고 느꼈던 충격(?)이 떠오릅니다.
세계 정상들과 스타트 라인에 함께 서있으면서도 커다란 헤드폰 쓰고 거리낌 없던 모습.
히딩크가 국대팀을 세계정상급과 붙게 한것도 신분상승을 노린 것이겠지요?
- 쟤네들은 우리랑 레벨이 달라. 우리와 신분이 달라
하던 국대들을
- 세긴 한데 붙어볼만한 상대다
라는 신분상승의 생각을 심어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