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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004 vote 0 2015.08.04 (23:31:43)

    

    세상은 대칭이다


    세상은 대칭으로 전부 설명된다. 그냥 눈에 보이는 형태의 대칭이 아니고 에너지의 대칭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대칭형태가 된 것은 안 쳐준다. 원인이 대칭을 이루어야 한다. 대칭으로 보이지 않는 대칭이 있다는 말이다. 자이로스코프의 세차운동이 그렇다. 겉으로는 대칭이 보이지 않지만 시간적인 전후대칭이 숨어 있다. 그러므로 넘어질듯 넘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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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칭은 수평과 수직이 있다. 수평은 좌우대칭으로 공간을 조직하고, 수직은 전후대칭으로 시간을 조직한다. 수평과 수직을 겸하는 구조가 있으니 중앙과 주변의 대칭을 이루며 물질을 조직한다. 모든 것의 원인은 에너지다. 에너지는 균일과 불균일의 대칭으로 안과 밖의 경계를 조직한다. 이 모든 것의 결과는 변화다. 우리는 변화를 신체감관으로 인지해 자연존재를 추적한다.


    ◎ 안과 밖 – 균일과 불균일로 사건의 경계를 조직한다.
    ◎ 중앙과 주변 – 축과 대칭으로 물질을 조직한다.
    ◎ 좌와 우 – 축의 이동으로 공간을 조직한다.
    ◎ 전과 후 – 패턴의 반복으로 시간을 조직한다.
    ◎ 변화와 인식 – 외부로의 침투로 정보를 조직한다.


    우리가 자연의 굳건한 존재로 여기는 것은 다섯차례의 대칭을 통과하며 연출된 값이다. 그것은 굳건하지 않다. 굳건하게 여겨지는 것은 존재와 인식을 매치시켰기 때문이다. 둘이 나란하게 연출하므로 굳건하게 보인다. 자연은 미꾸라지처럼 꿈틀거리며 잽싸게 빠져나가지만 인간이 꼬리를 물고 나란히 따라가면 딱딱하게 죽은 것처럼 보인다. 상대성이다. 그렇게 꼬리를 물어주는 것은 대칭성이다.


    대칭은 일의성을 구성한다. 대칭의 접점은 1이다. 강물의 지류가 본류와 합치듯이 둘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계속 추적하면 바다에 이른다. 대칭은 갈라진 지류의 2이고 일의성은 두 지류가 합류한 1이다. 마침내 바다를 찾아낸다. 인간의 인식과 자연의 존재가 갈라지는 갈림길이 있다. 거기서 일의성을 포착하면 ‘도가도 비상도’를 이해하고 존재의 근원을 알게 된다.


    자연의 존재는 원인과 결과의 대칭으로 조직되고 인간의 인식은 형이상과 형이하의 대칭으로 조직된다. 무엇인가? 존재가 연출되듯이 인식도 연출된다는 말이다. 그 존재의 연출과정, 인식의 연출과정이 구조다. 영화감독은 필름을 짜맞추어 작품을 연출하고 관객은 영상을 뇌 속에서 짜맞추어 감동을 연출한다. 감독이 후반작업으로 하는 일을 관객은 객석에서 하고 있다. 둘은 대칭된다.


    ◎ 도가도 비상도 - 자연은 에너지가 형태를 연출한다.
    ◎ 명가명 비상명 – 인간은 데이터가 인식을 연출한다.


    자연의 존재가 연출된 가짜이듯이 인간의 인식도 연출된 가짜다. 자연의 존재가 본래 허상이나 5회의 짝짓기에 의해 적절히 꼬인 경우만 유효성을 인정받듯이 인간의 인식도 본래 허상이나 5회의 짝짓기에 의해 적절히 꼬인 경우만 유효하다. 원래 국가도 없고 사랑도 없고 너도 없고 나도 없지만 5회에 걸쳐 적절히 꼬여서 자연의 운동과 나란하면 그래! 사랑도 국가도 너도 나도 있는 걸로 쳐준다.


    그러나 어떤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에는 한 순간에 허물어진다. 정치인들이 개박살나는 것이 그 순간이다. 교육자나 종교인들이 쓴 위선을 탈이 벗겨지는 것도 그 순간이다. 그것을 허물어지지 않게 단단히 붙잡아 놓는 기술은 미학이다. 작품의 수준을 눈치챌줄 아는 심미안을 만들어 놓은 자는 돌발상황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큰 파도를 타는 서퍼가 곡예를 하듯이 위태로운 듯 위태롭지 않다.


    필자가 노상 건축이나 자동차나 탁자의 디자인을 논하는 것은 좀 안다는 사람도 한 순간에 털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알긴 개뿔을 알아. 조잡한 엉터리 흙집에 만족하는 신토불이 아저씨처럼 단번에 털린다. 내공을 쌓아두지 않으면 곤란하다. 자신이 주장하는 법식이 있어야 쳐주는 거다. 탄탄한 구조와 기특한 아이디어와 소박함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게다가 플러스 알파로 이야깃거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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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을 편안하게 대접해야 하고, 위압하지 말아야 하고, 소박해야 하고, 단아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튀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구조를 받쳐주는 내적인 논리가 있어야 하고, 극한에 도전하는 패기가 있어야 하고, 그 극한이 무대뽀가 아니라 중용의 극한이어야 하고, 손님이 심심하지 않아야 하고, 눈길을 끌지 않는듯 눈길을 끌어야 합니다. 즐거워야 한다는 거죠. 그것이 미학입니다. 


    귀신 나오는 것, 정신없는 것, 괴상한 것, 부담을 주는 것, 허세부리는 것, 받쳐주는 논리가 없는 것, 비뚤어진 것, 게으른 것, 성의가 안 보이는 것, 심심한 것, 불편한 것, 가시가 있는 것, 역삼각형으로 기울어진 것, 더러운 것, 자기를 드러내는 것, 이런건 며칠 정도는 괜찮게 보이는데 갈수록 만정이 떨어집니다. 물론 막국수 집에는 있어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거기는 뜨내기 손님이 오니깐.   




[레벨:10]다원이

2015.08.05 (02:33:33)

대칭... 무겁게 다가옵니다. 대칭이 없다면 모든게 한쪽으로 쏠려 폭주로 끝을 맺겠네요. 내가 지금 살아 있다는게 대칭 덕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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