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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90 vote 0 2015.07.24 (11:15:50)

     

    구조론은 업그레이드된 인과율이다. 인과율은 사건을 구성한다. 사건의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 여기서 존재론과 인식론의 문제가 제기된다. 판단기준의 문제다. 사건 자체의 작동원리를 따를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뇌에 지각되는 데이터를 따를 것인가다. 일단 인식론을 쓸 수 밖에 없다.


    사건 자체의 작동원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인식론은 문제가 있다. 사건이 제공하는 데이터가 인간의 뇌에 입력되는 과정에서 왜곡되는 것이다. 인식론은 결과를 먼저 확보하고 원인을 추론한다. 일단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폭탄이 터져서 지구가 멸망해 버린다면 낭패다.


    사건이 진행중이면 결과를 확보할 수 없다. 인식론은 많은 경우 바른 답을 주지 못한다. 존재론으로 갈아타야 한다.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사건 자체의 작동원리를 파악해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결과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 존재론이 확실한 방법이다. 단 사전에 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


    구조론의 복제원리를 쓰면 된다. 두 사건이 같다면 A 사건의 작동원리를 B 사건에 덮어씌울 수 있다. 예측의 적중률은 높아진다. 물론 돌발변수가 끼어들어 예측을 교란할 수 있다. 복잡해진다. 서구의 인과율은 사건의 이러한 복잡한 사정을 반영하지 못한다. 업그레이드 된 인과율이 필요하다.


    원인과 결과를 판단하게 하는 것은 시간이다. 그렇다면 공간은? 시간은 선先 아니면 후後다. 공간은 사방팔방으로 복잡하다. 무엇인가? 우리가 공간을 추적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시간에서 원인과 결과는 딱 구분되지만 공간에서는 잘 구분되지 않는다. 아니다. 구분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칼로 사과를 자르면 왼쪽 토막과 오른쪽 토막은 동시에 갈라진다. 여기서 일의성 개념이 도입된다. 두 토막은 시간적 선후가 없다. 그런데 말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는 확신이 있듯이 왼쪽 토막이 있으면 오른쪽 토막도 어딘가에 반드시 있다는 확신도 있다. 젓가락 한 짝은 어디에 있다.


    인과율은 공간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며 이것을 추론하는 공식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대칭이다. 풍선효과와 같다.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나온다. 이쪽을 누르고 한참 후에 저쪽이 나오는게 아니다. 둘은 동시에 작동한다. 공간에서 동시에 작동해도 인과법칙은 분명히 작동한다. 동양의 음양론이다.


    사과의 왼쪽토막과 오른쪽 토막은 대칭을 이룬다. 대칭이 있으면 반드시 축이 있다. 축이 없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 축은 토대의 공유다. 두 사과조각이 하나의 칼날을 공유한다. 많은 경우 축이 바깥에 있다. 그러므로 잘 포착되지 않는다. 축은 작위가 아니라 부작위 형태로 작동할 때가 많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그 원인을 놓친다. 꽉 조이고 있다가 슬그머니 풀어주면 사건이 일어난다. 그런데 당사자들은 외부에서 조였다가 풀어준 행위가 원인이라는 점을 모른다. 원인은 뾰족한 송곳처럼 찌른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기 때문이다. 총을 쏘거나 칼을 휘두른다면 원인은 뾰족한 것이다.


    그러나 도박판의 타짜가 하수들의 돈을 긁어모을 때는 반대로 간다. 뾰족한 칼날을 휘두르면 하수들이 도망가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초반에 바짝 조였다가 슬그머니 풀어줄 때가 낚시꾼들이 수법을 걸어오는 타이밍이다. 웃지 않던 사람이 웃으면 조심해야 한다. 수법은 항상 역으로 들어온다.


    여기서 사건은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로 갈라진다. 상부구조가 원인이다. 상부구조는 바깥에서 작동하므로 잘 포착되지 않는다. 전쟁은 남북한이 했어도 갈등은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김일성과 이승만을 탓할 뿐 미국과 소련의 잘못은 짚어내지 못한다. 진짜 원인은 놓치고 만다.


    사건의 바운더리(대칭)≫ 코어(대칭축-일의성)≫ 방향(축의 이동-외연)≫ 시간적 진행≫ 결과를 모두 찾아야 한다. 구조론은 원인에 서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결과를 예측할 수도 있고 결과에 서서 지나가버린 원인을 찾아낼 수도 있다. 무엇인가? 우리는 인과율을 거의 써먹지 못하고 있다.


    하나의 사건 안에서 5회의 작은 인과가 있다.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은 2차적 원인 하나를 찾아놓고 원인을 찾았다고 착각한다.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을 보자. 원인은 내부의 갈등일까? 천만에. 그것은 구체적으로 사건을 촉발시킨 바 타이밍을 찍어준 2차적 원인이다. 진짜 원인은 외부의 부작위다.


    수증기가 모여도 구름씨가 없으면 비가 오지 않는다. 수증기를 모으는 것은 1차적 원인이고 구체적으로 비가 오는 타이밍을 찍어주는 것은 2차적 원인이며 2차적 원인은 숫자가 많다. 기압골이나 풍향이나 다양한 변수가 2차적 원인이 된다. 이런 잡다한 변수들은 피곤할 뿐 진짜 원인이 아니다.


    이들을 어떻게 손댄다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나미비아 사막에는 2차적 원인이 아무리 많아도 비가 오지 않는다. 기압골이든 풍향이든 어쨌든 비는 오지 않는다. 남극에서 올라오는 해류가 차가워서 수증기를 충분히 생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원인을 알아야 문제의 바른 해결이 가능하다.


    ◎ 하나의 사건에는 5개의 인과가 있다.
    ◎ 1차적 원인을 찾아야 근원적 해결이 가능하다.
    ◎ 1차적 원인은 외부에서 작동하므로 잘 포착되지 않는다.
    ◎ 시간적 인과논리보다 공간적 대칭논리가 더 많은 단서를 준다.
    ◎ 공간의 일의성은 ‘A면 B다’의 형태로 인과보다 더 단순하다.


    서구의 인과율은 덧셈만 가지고 수학을 끝내려는 태도와 같다. 세상은 그리 간단치 않다. 우리는 조금 더 정밀하게 사건을 도해할 수 있다. 대칭의 일의성을 써서 굉장히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달성할 수 있다. 동전의 앞면이 있으면 뒷면도 있다. 이는 인과가 아니다.


    일의성은 인과보다 우선되는 논리다. 일의성을 먼저 배우고 다음 인과를 배워야 한다. 로미오는 읽었는데 줄리엣은 아직 못 읽었다는 녀석은 코를 때려줘야 한다. 동양의 음양론은 일의성을 구성하므로 어느 면에서 인과율보다 더 중요하다. 불교의 인연법은 2차적 원인에 몰입하여 산만해졌다.


    원래 석가의 인연법은 인과율과 정확히 같다. 그러나 12연기같은 쓸데없는 것을 만들어서 헷갈리게 해놨다. 12연기 앞부분의 무명≫행≫식은 구조론으로 볼 때 의미가 있다. 무명은 에너지 개념과 같다. 에너지는 동動의 잠재성을 품고 있으므로 무규정적이다. 이름붙일 수 없는 이름이다.


    도교의 비상도 비상명과 같다. 무명의 에너지가 동動을 드러내면 행行이고, 식識은 인식론인데 존재론이 인식론에 앞선다는 구조론의 입장과 같다. 그 다음은 그냥 뻘소리다. 하나하나 붙석해줄 수도 있는데 귀찮다. 12연기는 취지만 알고 버리는 것이 좋다. 대략 존재론과 인식론을 섞어놨다.


    뒤의 생과 노사는 사건과 완결 개념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즉 추상개념을 적용해야 하는 수학에다 구체적인 개념을 섞어놔서 뒤죽박죽이 된 것이다. 포지션은 걍 포지션인데 거기에다 속성을 주면 안 된다. 포지션은 자신이 결정하는게 아니라 앞뒤가 결정한다. 콘텐츠가 없는게 포지션이다.


    구조론은 포지션만 본다. 12연기는 포지션만 따져야 하는데 콘텐츠를 채워서 엉터리를 만들어 버렸다. 추상개념으로 나타내야 할 사실을 구체적인 단어로 써버렸다. 당시만 해도 논리학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연의 모든 사건은 대칭을 따라 일어나며 대칭이 곧 인과임을 알아야 한다.


    인과는 시간성을 가지나 대칭은 공간성을 가진다. 시간은 선후에 대한 정보를 줄 뿐이나 대칭은 상하좌우로 많은 정보를 준다. 인과는 이미 결정된 사건을 추리할 수 있을 뿐이나 대칭은 축이 있으므로 직접 컨트롤이 가능하다. 운전석에 앉아서 팀을 장악하고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다.


   DSC01488.JPG


[레벨:6]sus4

2015.07.24 (13:14:11)

 그러므로 사람들은 그 원인을 놓친다. 꽉 조이고 있다가 슬그머니 풀어주면 사건이 일어난다. 그런데 당사자들은 외부에서 조였다가 풀어준 행위가 원인이라는 점을 모른다. 원인은 뾰족한 송곳처럼 찌른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기 때문이다. 총을 쏘거나 칼을 휘두른다면 원인은 뾰족한 것이다.


이 문단이 좋습니다. 

제 경험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부구조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레벨:6]sus4

2015.07.24 (13:44:34)

그러니까 

일의적인 대칭의 원리로 이 세상이 구성되어 있으니까

축과 대칭은 선후관계가 없고

축과 대칭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내는거군요.

그렇다면 '축의 이동-외연'은 무엇인지?

축이 이동해야 사건이 벌어지는 것인가요?


그리고...태풍의 형성에 있어서 축과 대칭이 어떻게 설명되는건지 궁금합니다.

직관적으로는 구름씨가 축일듯 싶은데, 그렇다면 대칭은 무엇인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7.24 (22:01:46)

구조론의 기초가 안 된 분이 

너무 많이 알려고 하면 안 됩니다.


깊이 들어가면 질 입자 힘 운동 량에 각각 세부적인 대칭이 있습니다.

비가 오는 것과 태풍이 움직이는 것은 다릅니다.


하나의 사건 안에서 다섯번 의사결정을 하며 각각 대칭을 만듭니다.

책 한 권으로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할듯. 

그냥 예전에 쓴 책을 읽어보심이 가할듯. 


너무 모르는듯해서 기가 막혀서 설명을 못하겠소. 

300페이지 10권으로 설명해놓은 내용을 한 문장으로 알아버리겠다면 무모한 도발이오.

구조론을 넘 만만히 보는 거.


여기에는 간단히 개요만 써놓은 것이니 개요만 알면 됩니다.

일단 대칭이 뭐냐는 개념이 잡혀있지 않소.


일반적으로 대칭은 도형을 말하나 구조론은 에너지를 논합니다.

그런 개념이 잡혀져 있지 않으면 깊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7.24 (23:20:09)

깊이 들어가려면 계를 이해해야 합니다.

계는 이을 계라서 이어져 있습니다. 잇는 것은 밀도입니다.

계는 안과 밖의 밀도차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밀도를 가지려면 내부가 균일해야 합니다.

밀도가 균일하면 외부자극이 내부 전체에 전달되어 의사결정의 1을 형성합니다.

한 덩어리라는 말씀.

이 상태에서 외부자극이 있으면 대칭과 코어가 만들어져 위치에너지를 발동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는 지난 번에 반복해서 설명한게 책 몇 권 분량이고

코어가 날개를 장악하는 것이 위치에너지이며

대칭이 어긋나면 그 만큼 축을 이동시키는 것이 운동에너지입니다.

자연계의 모든 사건은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꿉니다.

예외도 없고 그 역도 없습니다.

보통 코어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관절이며

자연에서는 그 순간 만들어집니다.

돌멩이라면 무게중심이 코어가 됩니다.

풍선처럼 속이 비어도 에너지의 코어는 있습니다.

야구공은 단단하게 코어를 만들어놔서 멀리 날아가고

탁구공은 코어를 안 만들어놔서 잘 안 닐아가는 겁니다.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못 바꾼다는 거죠. 

위치에너지는 중심과 주변의 대칭형태로 존재하며

구조론의 위치에너지는 보통 말하는 포텐셜 에너지와 다릅니다.

더 정밀하게 접근합니다.

이런거 다 알지 못하면서 너무 구체적인걸 질문하면 안 됩니다.

이런걸 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하면 말하기 싫은 거죠.

어차피 말해도 못 알아들을 건데.

열 시간 집중강의를  듣고 30시간 시험을 보면 알게될지도.

[레벨:6]sus4

2015.07.25 (10:30:57)

그렇군요.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집중강의라도 들어야겠어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5.07.25 (16:27:14)

저도 마찬가지인듯 합니다.
체계가 없이 이리저리 읽고 듣기만 하여 곰곰이 생각하고 정리하는게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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