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시험이라고 점심시간에 공부하는 애들이 없다.
5교시가 과학시험인데, 예비종 치고도 시험공부하는 애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애들이 정말 공부가 하기 싫은 것일까?  그럴 수도 있지만, 사실 시험 직전에 시험 공부 안하는 이유는 아직은 시험부담이 중학교보다 적고 혹시나 시험공부하는 모습을 애들에게 보이면 창피하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아파트 단지내 학교들은 각종 보상 타이틀과 불이익이 달려있는 시험때는 애들도 예민해서 싸움이 잦고 선생님께도 대든다는데...

 

한쪽은 학습과잉, 우리 학군은 학습부족.

 

가정의 경제적 수준이 대물림되는 시대에 가난한 집 아이들의 성공은 가능할까? 

 

가능하다!

 

자녀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당당함을 키워주는 것. 좀 가난해도 부모님이 못배웠어도, 한부모 가정이라도, 좀 키가 작아도, 외모에 자신이 없어도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위풍당당함을 길러줘야 한다. 선생님과도 두눈 똑바로 뜨고 쳐다보고, 긴장되고 불안해도 심호흡 한 번 하고 또박또박 자기 생각을 밝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만날 집에서 '숙제했니?', '학원은 잘 갔다 왔니?' , '밥먹었니?' 식의 업무중심의 대화를 줄이고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나눌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는 드라마보고 애보고는 공부하라고 할게 아니라, 드라마를 잠깐 보더라도 인물 캐릭터를 보면서 그 사람이 처한 상황과  그 사람이 처한 문제, 이야기의 흐름, 내용에 대한 예측, 판박이같은 드라마의 구조에 대해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다. 하물며 인물간의 갈등을 보면서 '너도 친구들이랑 서로 다투는데 해결이 어려울 때가 있지 않니?' 하면서 마음이 통화는 대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

 

뉴스는 매일 20분씩은 함께 보면 좋지만, 어렵다면 일주일에 2번이상은 뉴스를 보면서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살펴보고,  세계의 변화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족과의 대화는 적어도 자녀가 부모에게 말을 터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문제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때는, 기본적으로 경청 - 공감 - 행동제한 - 문제해결책 탐색 - 실천 - 피드백 순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이렇게 얘기하라면 부모들이 경청과 공감은 휘리릭 넘겨버리고 벌주고 실천을 강요하는 모양새의 껍데기대화만 남게 된다. 자녀 행동에 대한 부모의 수용 바운더리가 지나치게 좁아서 자녀의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지는 않는지, 자녀와 부모와의 관계가 더 소원해지고 부모의 건강한 영향력은 더욱 축소되지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지시 명령 일변도에서 합리적인 문제해결과정, 협력적인 의사결정과정을 자주 체험할수록 아이가 자신의 흥미를 기반으로 하는 자기주도적 개인활동이든, 팀웍을 중시하는 모둠활동이나 단체활동이든 잘 처리할 수가 있다.

 

1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함께 운동이나 야외활동을 하면서 움직임 욕구를 발산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좌절을 경험할 때가 대화의 찬스다. 심신이 피곤할 때, 스트레스가 쌓일 때 어떻게 감정을 인식하고 처리할지 자녀와 함께 다뤄보면 좋겠다. 운동할 때의 좌절과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감정이  흐트러질 때가 아이 마음을 공감해주고 그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하면 잘 처리할지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이가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할 때 섣부른 조언이나 부정적인 예언보다는 '한 번 해봐', '00, 화이팅!' 같은 응원하는 말을 해주면 좋겠다.  사실 부모가 자녀의 성공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교사의 노력이 학생의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의문이다. 워낙 변수가 많고 인간이 그리 쉽게 변하는게 아니라서 말이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좋은 것은 별로 영향을 못 미쳐도 나쁜 것은 두고 두고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칭찬의 말은 잘 기억이 안나도 낙인찍는 듯한 비난은 금새 잊혀지지 않으니까.

 

' 너는 소중한 존재고, 뭔가를 해낼 수 있는 사람이란다.

 

너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소리없이

 

네 뒤에서 응원하는 사람들이 항상 있단다'

 

 

라는 마음의 메시지를 아이가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가정과 학교가 할 것은 다 한거나 마찬가지다.
인생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 다음은 다음 세대를 살아갈 아이들의 온전한 몫으로 남겨두자.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7.06 (15:16:33)

자신을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갑'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교육입니다.


자신이 강자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혼자서는 갑이 될 수 없고 좋은 팀을 이뤄야만

 

그 팀의 효율성에 의해서 갑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게 중요합니다.

좋은 팀은 나쁜 팀을 꺾어서 이기는 팀이이 아니라


우주에 무진장 널려 있는 자원을 

공짜로 가져다 쓰는 시스템을 건설하는데 있음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은 남을 돕는 착한 사람이 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겁먹지 말고 안 되면 될때까지 의연하게 합리적인 판단을 계속해서 


조금씩 확률을 올려가서 마침내 결실을 얻어내는 즉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게 교육의 핵심입니다.


로마군은 몇 년이고 버티며 장기전을 수행할 수 있는데 

게르만족은 길어야 3개월 간 한 장소에 모여있을 수 있을 뿐이라는게 


교육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입니다. 

이기려는 자와 이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는 자의 차이입니다. 

[레벨:11]큰바위

2015.07.07 (08:52:31)

성공도 무엇이 성공인지 잘 가르쳐주어야 하고, 

기존의 환경론자들과 인성론자들과의 양편이 다 필요하면서도 

양편이 다 서로를 공격하는 감정소모를 줄일 필요를 동시에 가르쳐야 합니다. 


동렬님의 로마군이나 팀웍(량)은 환경을 세팅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팀원의 자질(질)을 기반으로 하는 거라고 봅니다. 


교육의 핵심은 의사결정할 수 있는 존재를 갖추어 주는 거라고 봅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의 의미를 알거나,

인간의 아들의 진면목을 파악하도록 해 주면 좋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5.07.07 (10:55:37)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위풍당당"
"이기려는 자와 이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는 자의 차이입니다. "
https://youtu.be/X5sQPKXkG80

[레벨:6]빛의아들

2015.07.08 (08:39:15)

가난하고 한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제아이를  당당하게 키웁니다.

할말은 똑바로 하고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반에서 가장 생일이 늦고  키가 작은 축에 속해있어도..

즐겁게 학교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보면 항상 기특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늘 아들을 안아주는 것밖에 할수 없기때문에......

교육은 거의 아내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어제도 받아쓰기 백점 맞아오고...받아쓰기 학기초에 받침하나 틀린것 말고는...

지금까지 틀린적이 없이 백점 맞아옵니다.  내인생과 너무 다르죠..

전 거의 매일 빵점 맞았으니까요..

[레벨:1]zoonme

2015.07.09 (10:46:33)

좋은 글 감사합니다. (_ _) 개인적으로 적절한 때 정말 큰 도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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