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272 vote 0 2015.04.23 (19:07:19)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놀랍게도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왜 아무도 이 문제를 생각해보지 않았지? 이 문제야말로 가장 중요하고 원초적인 문제가 아닌가? 모든 사유의 출발점이 되는 문제가 아닌가?


    이 지점에서 충격받아야 한다. 흑백TV만 보다가 처음으로 컬러TV를 봤다면 충격을 받아도 좋다. 다른 세계가 열린다. 시골사람이 평생 고향을 떠나지 않다가 처음 서울구경을 왔다면 충격을 받아도 좋다. 그래야 대화가 된다.


    조선시대의 시골사람의 처음 창경궁에서 백열전구를 봤을 때 충격받았듯이 충격을 받아야 한다.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이 부분을 먼저 생각하지 않고 다른 어떤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불능이다. 생각에도 수순이 있다.


    먼저 꿰어야 할 첫 단추가 있다. 책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여러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생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아이디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인터넷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사이트들로 이루어져 있다.


    컴퓨터는 반도체로 이루어져 있고, 생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생태계는 종種으로 이루어져 있고, 기계는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레고는 블럭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물질은 에너지로 이루어졌다.


    길은 갈림길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은 완전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의사결정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원자는 불완전하다. 원자는 존재의 궁극적인 의사결정단위가 아니다. 시공간의 존재 때문이다.


    뒤에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최후의 것을 제시해야 한다. 시공간을 제외하고 물질만으로 존재를 설명할 수 없다면 이미 틀려버린 것이다. 세상은 일로 이루어져 있고,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 안에 시공간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사건 안에 시공간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상은 개별적인 것의 집합이 아니다. 오히려 전체적인 것이 전개하여 개별적인 것이 이루어진다. 좁은 자리에 모여드는 것이 아니라 널리 복제하는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지 않았을 리가 없다. 문제는 완전성, 일, 사건, 에너지, 시공간과 같은 추상적 개념으로 설명하기보다 원자가 더 우리의 경험과 밀접하다는 점이다. 인터넷은 근래에 등장한 것이다. 네트워크 같은 개념들은 없었다.


    무엇인가? 인류가 이전에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았을 리 없지만 인간의 경험적 직관과 맞는 뭔가 딱딱한 알갱이로 설명하려고 하므로 실패한 것이다. 땅콩이나 호두처럼 딱딱한 것이 설명하기에 좋다.


    진리나 완전성, 원형, 복제, 전개, 이런 단어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어쩌랴. 진짜라면 모두 담아내야 한다. 딱딱한 것은 담을 수 없다. 보자기에 물건을 담을 수 있는 것은 부드럽기 때문이다. 세상은 부드러운 것으로 되어 있다.


    ◎ 틀린 생각 - 세상은 작은 것의 집합이다.
    ◎ 바른 생각 - 세상은 원형의 다양한 전개다.


    인류는 통짜덩어리 존재다. 하나의 인격이 70억개로 증폭된 것이다. 70억이 모여서 약속한 적이 없다. 70억명이 한 자리에 모여서 우리 70억이 편먹기로 하고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얼싸안고 맹세한 적이 없다. 인류는 없다.


    반대다. 한 명의 유전인자가 70억으로 증폭된 것이다. 작은 것이 모인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세상은 작은 알갱이의 집합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왜? 접착제 때문이다. 프라모델을 만들어도 부품들을 본드로 붙여야 한다.


    별도로 본드가 더 필요하다면 최종적인 것이 아니다. 둘을 겸하려면 사건의 형태를 가져야 한다. 세상은 추상적인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은 에너지다.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당신이 솜씨있는 주방장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밀가루 반죽을 가지고 있다가 주문하는대로 만두를 빚어서 내줄 것이다. 미리 구워서 창고에 쌓아놓았다가 꺼내주는건 권위가 깎인다. 그건 편의점 알바나 하는 짓이 아닌가? 세상의 창조자라면 알바의 방법은 곤란하다.


   DSC01488.JPG


[레벨:11]큰바위

2015.04.25 (16:45:15)

질문에 대한 답은 질문자에게 있다. 

그러나 답은 아직 주어지지 않았다.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졌을까? 


지금 구조론은 김동렬을 복제하고 있다. 

예수가, 공자가, 부처가 자신을 복제하도록 제자들에게 했던 것처럼.....


재밌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탈춤

2015.04.26 (07:37:40)

답은 주어졌습니다.

"세상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image 2 김동렬 2015-04-23 6272
3094 대결하지 말라 image 김동렬 2015-04-21 6554
3093 창조자의 관점으로 보라 image 김동렬 2015-04-20 6031
3092 세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image 3 김동렬 2015-04-17 6752
3091 의도가 지배한다 12 김동렬 2015-04-16 7248
3090 자연과 인간 image 13 김동렬 2015-04-14 8821
3089 공자와 뉴턴 image 4 김동렬 2015-04-13 6911
3088 원인은 에너지를 타고 들어온다. image 김동렬 2015-04-13 6343
3087 공자는 왜 위대한가? image 3 김동렬 2015-04-13 7485
3086 창조냐 구조냐? image 1 김동렬 2015-04-12 5664
3085 구조론과 그 적들 image 4 김동렬 2015-04-11 32062
3084 구조주의자의 자격 image 김동렬 2015-04-08 7186
3083 공자는 무엇을 가르쳤는가? image 김동렬 2015-04-08 6465
3082 통합적인 시선을 얻어라. image 김동렬 2015-04-08 6427
3081 볼테르와 그의 친구들 2 김동렬 2015-04-06 6560
3080 대칭의 추적 image 김동렬 2015-04-03 5848
3079 대칭의 출발 image 김동렬 2015-04-02 7060
3078 이 안에 다 있다 image 김동렬 2015-04-01 7705
3077 대칭이란 무엇인가? image 2 김동렬 2015-03-31 7358
3076 대칭에서 비대칭으로 image 1 김동렬 2015-03-30 7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