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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751 vote 0 2015.04.17 (14:05:05)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적어도 인간의 꼴을 하고 지구를 방문해 왔다면 이 문제를 한 번 쯤 생각해보는게 정상이다. 어떻게 생각하든 그것은 구조론이다. 한 번도 이런 생각을 안 해 본 사람은 말할 자격이 없다.


    구조론을 더 발전된 구조론으로 칠 수 있으나, 구조론 자체를 의심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이다. 대화상대가 아니다. 그들은 구조론의 출발점을 보지 않고 구조론의 도착점만 보려고 한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는 식이다. 이미 태도가 비뚤어져 있다. 그 결론은 세상의 결론이지 당신의 결론이 아니다. 당신은 빠져! 주인공은 당신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하는 세상이다.


    나는 그들을 경멸한다. 잠이 오는가? 밥이 목구멍에 넘어가는가? 숨이 쉬어지는가? 참 인간이 그러고도 살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봉건시대로 돌아가 보자. 어떤 사람이 노예로 태어났다면 ‘왜 나는 노예일까’ 하고 생각해보는게 정상이다. 한 번 쯤 탈주를 꿈 꾸는게 정상이다. 노예면 노예답게 그저 묵묵히 맡은 바 자기 일에만 충실하다면? 짐승과 다를 바 없다. 노예대접을 해줄 뿐이다.


    어떤 사람이 고아로 태어났다면 자신의 근본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는게 정상이다. 나의 부모는 누구일까? 세상의 부모는 누구일까? 당연히 생각해봐야 한다. 거기서 어떤 결론을 끌어내든 그것은 구조론이다. 그런데 말이다. 인간들의 99.99퍼센트는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하더라. 자기 직분에 충직한 노예처럼 그냥 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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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노예 12년’에 묘사되듯이, 옆에서 동료가 죽어가도 쳐다보지 않는다. 대부분은 그렇다. 생각을 해야 한다. 인간선언을 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이끌어주는 사람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넘어와야 한다. 진짜 이야기는 그 다음 장에 펼쳐진다.


    세상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구조론의 정답은 ‘일정한 조건에서 저절로 된다’는 거다. 저절로 되는데 조건이 있다. 구조론은 그 조건을 탐색한다. 그 되는 조건은 자연에서 에너지의 결이고 사회에서는 의사결정원리다.


    1. 세상은 일정한 조건에서 저절로 이루어졌다.
    2. 저절로 되는 조건은 자연에서 에너지의 결, 사회의 의사결정원리다.
    3. 분류의 방법으로 저절로 되는 조건에 접근할 수 있다.


    구조론은 분류이론이다. 세상은 저절로 되지만 조건이 있으므로 분류를 통해 그 조건을 충족시킬 확률을 구해야 한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맨 처음 해야하는 일은 분류다. 동전은 앞면과 뒷면 중에서 하나가 결정된다. 주사위는 여섯면 중에서 결정되고, 윷놀이는 다섯 중에서 결정된다.


    당신이 집을 지으려면 목조냐 석조냐 공구리냐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밥을 먹으려면 한식이냐 양식이냐 일식이냐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보통은 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집은 짓던대로 짓고, 밥은 먹던대로 먹고, 일은 그냥 시키는대로 한다. 그게 노예다. 특히 후진국들은 그렇다. 그런 생각은 불필요하다. 왜냐하면 후진국이니까. 후진국이면 남 하는거 보고 베끼는게 빠르다. 남이 가는 길로 가면 된다. 그러나 당신이 주체적인 인간이라면 자기 판단을 가져야 한다.


    ◎ 구조론은 환경적 조건으로 본다.


    구조론은 세상을 조건으로 본다. 국가라면 지정학적 위치가 중요한 조건이다. 일본이 그때 그렇게 된 것은 그때 일본의 환경적 조건이 그랬기 때문이라는 식이다. 반드시 외부 조건이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그렇다. 노력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타고난 속성이 결정할 때도 있다. 그러나 숫자가 많아지면 대개 조건따라 확률로 간다. 부분을 보지 말고 전체를 보라. 


    집을 한 채 짓는다면 돌집을 짓든, 나무집을 짓든, 흙집을 짓든 그건 건축주 맘이다. 그러나 말이다. 집을 백 채 짓는다면? 산촌에서는 나무로 짓고, 도시에서는 돌로 짓고, 시골에서는 흙으로 짓는다. 그 재료를 조달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게 구조론이다. 부분을 볼 때는 개별적 속성으로 보더라도 전체를 볼 때는 반드시 외적 조건을 봐야 하는 것이다.


    한 채의 집은 호숫가에 그림같은 집을 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백 채의 집은 호숫가에 지을 수 없다. 호숫가에 집을 지으면 공기가 너무 습해서 사람이 살 수 없다. 100만 마리 벌레들의 습격은 또 어찌하고? 이명박의 수변신도시는 미친 짓이다. 크게 보면 결국은 순리를 따라야 한다. 되는 조건을 따라 결정해야 한다.


    일찍이 구조에 주목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새로운 학문을 만들어냈다. 경제의 구조에 주목한 사람은 아담 스미스다. 사회의 구조에 주목한 사람은 마르크스다. 정신의 구조에 주목한 사람은 프로이드다. 진화의 구조에 주목한 사람은 다윈이다. 이들은 세상에 없는 학문을 갑자기 만들어냈다. 생뚱맞게도 말이다.


    구조에 주목하면 가능하다. 구조는 조건부로 본다. 프로이드 이전에는 그냥 ‘미쳤다.’고 말했다. 프로이드는 리비도 때문이지. 이드 때문이지. 트라우마 때문이지 하고 미쳤어도 그 미치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게 맞든 틀렸든 떠나서 조건으로 바라보았다면 가치가 있다. 마르크스도 마찬가지다. 맞든 틀렸든 떠나서 일정한 조건에서 이렇게 되고 저렇게 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는게 중요하다.


    세상을 조건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조건이 아니면? 속성으로 본다. 일본놈들이 원래 그렇지 하는 식이다. 일본이 80년대에 잘나갔는데 왜 지금은 망했을까? 조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조건은 냉전이다. 일본은 냉전덕을 보다가 냉전해소 이후 중국의 부상국면에 대응하지 못했다. 중국과 일본의 사이가 안 좋은 거다.


    강남애들이 서울대에 많이 들어간다면? 조건이 좋은 거다. 조건을 바꾸어 답을 찾을 수 있다. 당신 자식도 서울대 보낼 수 있다. 물론 확률이다. 조건을 바꿔도 안 되는 사람은 안 된다. 조건만으로 되는건 아니나 된다면 조건이 1번이다. 


    세상을 조건으로 볼 것인가 속성으로 볼 것인가? 여기서 노예와 주인으로 갈라진다. 이 시대의 노예는 누가 해방시켜 주는게 아니다. 스스로 해방해야 한다. 되는 조건을 찾아가야 한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남이 하지 않는 일을 할 때 맨 처음 해야 하는 일은? 되는 조건을 찾는 것이다. 답은 둘 중에 하나다. 된다 혹은 안 된다. 안 된다면 포기하고 된다면 되는 조건을 찾아라. 어떻게? 분류하면 된다. 무엇으로? 구조론의 분류법으로.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분류하면 된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로 분류하면 된다. 축과 대칭을 찾고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찾으면 된다.


    세상은 되는 조건이 맞아졌을 때 저절로 된다. 그 조건이 맞지 않으면 죽어라 일해도 안 된다. 일본인은 부지런해서 되고 한국인은 게을러서 안 된다는 것이 옛날 생각이었다. 천만에. 조건이 맞으면 게으럼뱅이도 부지런해진다. 조건이 안 맞아서 그렇게 된 것이다. 답을 원한다면 먼저 조건을 바꾸라. 


    구조론은 묻는다. 당신은 세상을 조건으로 보는 사람인가? 만약 이 물음에 동의한다면 다음 페이지로 진도를 나가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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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론은 쉽습니다. 이 말은 도착점을 보지 말고 출발점을 보라는 뜻입니다. 구조론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은 도착점을 보고 있는 거에요. 도착점을 보는 이유는 자신을 사건에 개입시키기 때문입니다. 구조론은 세상의 일이며 세상이 주인공입니다. 자신을 개입시키면 곤란합니다. 팀이 우선입니다. 바둑의 첫 한 수를 두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세상의 일에 가담하여 출발점에 서십시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4.17 (22:59:11)

새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15.04.18 (21:43:59)

벌써 11권째군요.
쉬운 구조론, 때되면 통할 것이고
그때가 앞당겨지도록
현장에서 쉽게 구조론을 쓰겠습니다.
이번주 목요일에 뵙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계돌이

2015.04.20 (12:22:59)

새책 줄간 기대됩니다....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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