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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아란도
read 2653 vote 0 2015.04.03 (18: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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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의 소멸>

오늘 잠에서 깨어보니, 요즘 비로소 잠에서 깬듯하다.
요즘 내안에서 느껴지는 세상 사람들의 압박의 무게 - 그게 나는 너무 무거워 압사할 지경이었는데,
도대체 그게 무엇이지...? 를 이제 직시해보게 된다.
전이되고 전이되는 실체들...
전이되어 계속 새어 나오는 불안감들,
이러한 전체의 느낌이 한데 뭉쳐져 덩어리가 되어 사회의 공기를 압박하는 느낌들.

결국, 어떤 형태로 사회의 공기가 압박 당하고 있다는 것. 즉, 밀도가 이미 가득차서 팽팽해지고 있다는 거...
그 압력이 개인들을 관통해 가고 있는데, 직접적으로 잘 못느끼거나 잘 느끼거나의 차이뿐이나, 다들 어쨌든 느끼기는 한다는 것.

사회는 지금 압박 상태다.
나는 이 압박이 적나라하게 느껴져, 그렇다면 이 압박을 내가 느끼는 이유는 이것을 사회에 고하라는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압박은 특별한 대상이 있어서 일어난다기 보다는 사회의 분위기인 것이고, 그 분위기를 읽고나서 나도 모르게 나에게 내재되어 버린 탓일 것이다. 또한, 작은 하나의 미몽이 그 사이 커져서 나를 압박하여 밖으로 빠져 나오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이제 글로 발산하여 놓는다.


그 압박을 추적해 들어가보면 만나게 되는 것이 있다.
대칭되어 있는 것.
'독재와 민주화'
독재를 저지하도록 모든 사회적 총력을 쏟아붓고 흘러왔는데,
그러다보니, 독재는 강력했고, 그 강력함에 대항하는 기재는 약했다. 하나로 올인할 수 밖에 없었던 구조. 민주화 - 이 가치 하나를 지켜내기 위해 사회의 모든 가치가 여기에 매몰되어 버렸다. 민주화만되면 저절로 그 안에서 다른 가치들이 피어날줄 알았는데..., 사람들의 바램은 무참해져 버렸다. (그러나, 이것은 실로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계속해서 시간이 투여되어야 하는 일인 것이었다.)

모든 전력을 민주화에 쏟아부은 결과,
민주화 획득 그러나 그 이후에 다른 가치들은 별 힘을 쓸 수 없었다. 아무것도 없고 민주화만 있는 상태에서..민주화는 힘을 쓸수 없었다. 손발이 거세된 상태이기 때문이었다. 가치가 제 가치를 발휘하려면, 또 그만한 가치들이 하나의 가치를 받쳐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획일화되어 다양성이 상실되어 버렸다. 새롭게 나타나는 가치들은 근본도 없이 표류하는 잔챙이들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많은 가치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부표처럼 부유하게 되어버렸다.
가치들이 자리를 잡으려면 적당한 시기에 뿌리를 내리고 시간이 투여되어 쌓임이 일어나 축적이 되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의 쌓임이 증발해버린 것이다.

그결과 가치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적은 증표와 현물에 집중되었다.
보이지 않는 가치 - 축적되지 못한 증발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가치의 자리는 공포가 대신 채우게 되었다. 가치가 두려움으로 대체된 것이다. 어쨌든 비어 있는 곳은 채워지기 마련인 것이고 빈공간에 먼저 들어간 것이 주인행세를 하기 때문이다.

유령처럼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돌아다니는 것의 실체,
불안함과 두려움...공포.

산다는 것의 불확실성과 도태, 쳐지는 것에 대한 불안함.
사람노릇 사람대접 못 받을까... 부적응에 대한 두려움.
적응해야 하는 압박...
계속해서 짓누르는 무게들...
한국사회를 잘라보면 보이는 단면들.

그 부표같은 두려움과 뿌리를 내리지 못한 가치들의 소용돌이가 만들어낸 결정타... '세월호 사태'...
우리사회를 느끼는 압박의 크기와 무게는 정확히 세월호 사태를 통해 느끼는 고통과 압박의 무게와 같다.

독재의 마지막이 세월호로 드러난 것이다.
독재의 여파는 여기까지 계속되고 있었고, 독재는 모든 것을 빨아들여 증발시키는 것이란 것도 다시 알게 된다. 가치의 소멸. - 가치가 소멸되면 인간의 삶은 부유하는 부표처럼 이리저리 불안함에 흔들리게 된다. 마음안에 공동묘지의 스산한 바람들이 들어와 살게 된다. 그리고, 다시 또, 눈앞만 보며 살게 된다.

이 시대의 기괴한 일베들이 기승을 부리고 패악을 일삼는 일은 그래서 생겨난 것. 일베들은 느닷없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민주화가 힘을 쓰지 못하자 정확히 그에 반동하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독재의 가장 내밀한 결과물들, 그리고 가장 큰 희생양들이자 독재의 마지막 자식들이다.

독재를 막아낸다는 것은 그만큼의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한곳에 에너지가 다 투여되면, 그만큼의 에너지를 다시 채우려면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민주화에 올인한 이들의 마음에도 역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균형점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혹은 아주 오래 이어져 온 가치들이 그 균형점을 맞추어 내어야 한다. 모든 각자의 내면에 그런 균형점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 그럴때 내안의 우리안의 에너지들은 제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사회의 문제들은, 이런 시간의 쌓임에서 오는 불균형한 상태가 지속되다보면 반드시 밖으로 나타나서 형태를 만들어 내게 된다. 하여 이런 어떤 형태들은 다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간에서 각자의 그 느낌들을 발산한 결과이다. 발산한 에너지들이 뭉쳐져 유령처럼 떠돌아서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유령은 점차로 힘을 가지게 된다. 구체적이고 실체화 되어 실재화 되게 된다. 이런 불균형이 실재화 되어 현실에 나타나는 일들은, 가치가 집단지성에 쌓임과 축적으로 전환되지 못해서 생기는 일들이다. 무의식이 현실화되면 악몽이 된다. 현실에서 실재적으로 영향을 미쳐야 하는 가치가 소멸하면, 시대와 역사가 절대지성으로 변환되는 기제가 작동을 멈추는 것과 같다.

세계지도로 표시된 자살률 통계 사진을 보았다. 그 사회의 공기가 칙칙하고
압박의 무게가 클수록 사람들이 죽는다.
그 정도 가치는 알고 있겠지...?
라 생각하게 된다 보통은, 그러나 정말 가치가 소멸되어 버리면 사람들이 정말 그 정도의 가치를 모른다는 것이다. 바로 앞이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러니까...그 분위기에 편승하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 사람이든 사회든.

프로필 이미지 [레벨:2]홍신

2015.04.03 (23:35:23)

정치 독재 뿐만 아니라 경제 독재도 있습니다. 물론 복합적이고요.

세계 최고의 부자는 빌게이츠가 아니라 로스차일드 가문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화폐전쟁>시리즈 책을 읽고 있습니다.

경제공부를 하신다면 양적완화와 화폐의 신용에 대해서 잘 알려주는 책 인 것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5.04.04 (06:43:14)

권하신 책은 시간되면 구입해 읽어볼께요...
요즘 워낙 책읽을 시간이 없어져 버려...딱히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ㅎ

제가 본문에서 한 얘기는...
정치가 이미 경제에 삶에 내재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이미 영향을 미칠대로 미쳐서...
손을 쓰기도 어려운 상황과도 같은지도 모르지요.
그만큼 심리들이 고립되어 있다는 얘기...
그 심리적 고립이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그러다보니 벗어나려 더 뭔가에 매달리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벗어나려 하는 것들에 대해 더 매달리는 형국이라는 것이지요.
이쪽이나 저쪽이나 중간이나 모두 같은 딜레마...
그것이 사람들에게 점점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내게 된다는 것...
알아도 몰라도 매한가지인 상황...

이리 느껴진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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