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마음에 일거리를 물어오는 역할이다. 정신차린다는 것은 내가 표적이 되는 무언가를 상대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상대하든, 업무를 상대하든, 환경을 상대하든, 분위기를 살피든 뇌는 무언가를 마음이라는 도마에 올려놓고 처리한다. 명상가들은 ‘아무런 생각이 없는 텅 빈 마음’을 강조한다. 위험하다. 마음은 아무런 생각이 없을 때 아무런 생각이 없는 빈 공간을 주시한다. 즉 마음이 완전히 텅 비어있을 때는 잠들었을 때 뿐이다. 명상가들이 막연히 ‘마음을 비워라’고 주문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어떤 감정을 가지기 전에, 생각을 하기 전에, 의도를 품기 전에, 의식을 하기 전에 최초단계에 주의하라는 것이다. 컴퓨터를 처음 켜면 어떤 프로그램도 불러들이지 않은 시작모드가 된다. 그럴 때 마음은 텅 비어 있을까? 천만에. 의식은 프로그램을 불러오는 것이며, 의도는 특정한 파일을 읽는 것이고, 생각은 작업의 진행이고, 감정은 컴퓨터로부터의 피드백이다. 컴퓨터는 아무런 작업을 하지 않을 때 사실은 많은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즉시 작업으로 돌입할 수 있도록 최적화 한다. 명상가들이 강조하는 ‘텅 빈 마음’은 허튼소리이며 분위기를 읽고 정신을 차리고 준비된 상태라야 한다.
◎ 정신 – 시작모드.. 상황을 점검하고 최적화하여 대기. 농부가 밭을 갈아도 먼저 아침을 챙겨먹고 옷을 갈아입는 등의 준비를 한다. 그것이 정신이다. 다음 소를 몰고 연장을 챙겨 밭으로 나간다. 그것이 의식이다. 다음 밭에서 기초작업을 하는 것이 의도이다. 실질적인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생각이다. 작업 중에 파악되는 상황들은 감정이다. 여기서 같은 패턴이 2회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농부가 밭으로 가기까지가 상부구조라면, 밭에서 일을 하는 것이 하부구조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는 외견상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단 상부구조는 말하자면 팀플레이가 되고 하부구조는 개인플레이가 된다는 점이 다르다. 사실은 방향이 다르다.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것이다. ◎ 상부구조는 넓히고 하부구조는 좁힌다. 농부는 밭으로 가기 전에 일할 준비를 하지만 밭에 가서도 다시 작업을 준비한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전원을 켜는 것도 준비지만, 파일을 띄우는 것도 준비다. 이렇듯 하나의 사건에는 항상 2회 반복되는 것이 있다. 그런데 방향이 다르다. 상부구조는 그물을 펴듯이 넓히는 준비고, 하부구조는 몰이를 하듯이 좁히는 준비다.
◎ 상부구조 : 정신≫의식≫의도.. 마음을 비운다. 흔히 마음이라고 하면 '의도있는 마음'을 뜻한다. 남자가 미녀에게 마음이 있다든가 하는 식이다. 바라는게 있고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 마음은 먹는 마음이다. 명상가들이 강조하는 마음은 텅 빈 마음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의도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의도 이전의 단계로 올라서야 한다. 의도를 죄악시 한다면 잘못된 태도다. 막연히 순수한게 좋다는 식은 초딩생각이다. 단 의도를 구체화 하기 전에 세팅을 잘 해야 한다. 마음 비우기가 아니라 마음 차리기라야 한다. 정신차리는 것이다. 그냥 멍청하게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는 것은 명상도 아니고 깨달음도 아니다. 준비된 상태, 마음이 설레이는 상태, 긴장된 상태라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 첫 봄소풍 가는 날 아침에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게 된다. 설레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신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왜냐하면 아직 소풍을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풍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 뭔지 모르지만 막연히 설레고 기쁘고 마음이 들뜨는 상태가 진짜다. 그것이 제대로 정신차린 상태, 예민해진 상태이다. 뇌에서 여러 가지 호르몬이 마구 솟아나는 상태이다. 그래서 첫 소풍의 기억은 오래간다. ◎ 명상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차리는 것이다. 어쨌든 구체적인 의도가 없으므로 '마음 먹은' 상태는 아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비운다고 표현해도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쁨과 설레임이 없다면 명상은 가짜다. 뇌에서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는 명상은 가짜다. 뇌가 최적화되지 않으면 가짜다. 구조론은 마이너스입니다. 먼저 비운 다음에 채우는 거죠. 그러나 그 비우기가 그냥 아무런 생각이 없는 맹한 상태는 아닙니다. 의도를 비난하는 풍속도 좋지 않습니다. 세상을 바꾼다는 의도, 깨달음의 의도가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명상은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이며, 첫 번째 '마음차리기'는 결승전에 선착한 팀이, 어느 팀이 상대팀으로 올라와도 좋다는, 열린 마음으로 대비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직 상대팀이 결정되지 않았으니 작전이나 계획은 없는 거죠. 그러나 상황을 점검하고 분위기를 파악하고 돌아가는 판을 예의 주시하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
항상 헷갈렸습니다.
무슨 목표를 이루려면 먼저 마음을 비워라, 라고 말들을 해대니. 가능할 리가 없지요.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 자체가 벌써 마음인 것을.
명확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동렬 선생님(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