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이 대문을 나서면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네
몸은 십리 밖
마음은 만리 밖
한번 떠난 몸은
다시는 방향을 틀 수 없고
한번 어미 품을 떠난 몸은
다시는 어미의 자궁 속으로 들어 갈 수 없네
저기 저 하늘의 저 구름은
어제 본 그 구름은 아닐 것이니
오늘 이 대문을 들어서는 이는
다시는 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니,
수 많은 밤의 두려움의 한숨이
저기 저 흘러가는
한강물만큼 길 것이나
수많은 밤의 설레임의 들뜸 또한
태평양으로 흘러가는 강물만큼 길 것이니,
가자! 어미의 자궁을 찢고
우주의 시간 속으로
--- 푸쉬킨을 추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