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맨
한때 슈퍼히어로 캐릭터 "버드맨"을 연기하며 톱스타로 등극했지만 지금은 잊혀진 배우 리건 톰슨이 브로드웨이에서 연극 무대를 연출하면서 재기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엔하위키미러)
이 영화가 별 내용도 없이 재밌는 이유는 공간을 잘 선택했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의 연극무대를 주 배경으로 하는데, 극장과 길거리, 무대의 앞뒤, 무대와 관객석 등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배경이 이중적으로 나타나며 영화의 플롯을 이끌고 있다. 즉, 어떤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그것의 대칭공간인 그러지 말아야 할 곳에 번갈아 존재함으로써 어색함을 유도하고 있다. 이를테면 배우가 길거리를 의상인 팬티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 등으로 나타난다..
이런 배경의 이중적 구도는 인물의 이중적 성격으로 이어지며, 인물의 성격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며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또한 좁은 공간에서 인물들은 서로 부딪히고 각자의 사생활이 소품과 문틈, 무대간 등의 사이로 노출되는데, 인물들과 관객은 이를 통해 서로를 조금씩 공유하고 있으며 이는 그대로 독자에게도 이어진다. 한편 이런 장치는 영화와 그것이 아닌 것을 모호하게 만들기도 하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롱테이크와 스태디캠 카메라 기술은 공간의 이중성을 극대화 하는데 이용되고 있는데, 롱테이크는 카메라의 장면을 끊지 않고 전개시키는 것을 말하며, 스태디캠은 흔들리지 않는 카메라를 손에 들고 인물을 따라 다니며 찍는 기술을 말한다.
카메라는 좁은 공간속에서 인물에 최대한 밀착해서 관객의 바라보는 시점을 인물에서 3인칭으로, 또 1인칭으로 2인칭으로 바꿔가며 쉴 틈을 주지 않고 따라다니며 관점의 내외부에 대한 묘사를 하고 있으며, 이런 촬영기법은 사건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면서도 인물, 사건간의 관계를 팽팽하게 보여 주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감독은 영화 속 연극이 흥행함으로써 인물들이 긴장을 해소하도록 훈훈하게 마무리 했다. 하지만 제작자와 감독의 갈등으로 인해 연극이 망하고 어쩔 수 없이 기존의 프레임을 벗어나 제 3의 대안을 찾는 깨달음에 이르므로써 오히려 희망을 발견하는 설국열차와 같은 설정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편 영화를 통해 감독은 잃을 것 없는 비평가를 비난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영화의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다보니 비평가들이 좋아할 영화가 돼버렸다는게 아이러니.
영화를 보는 내내 김기덕 제작, 신연식 감독의 '배우는 배우다'가 생각났는데, 공간을 한정하고 촬영을 이렇게 했더라면 완성도가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외국 감독에게 아이디어만 털린 느낌.
뒤뚱=중첩=모호하게 하면서 동시에 예측가능하게 만들기.
예측되어야 하지만 예측당하면 안되고 예측을 깨뜨려야 한다는 거.
관객이 예측할만한 소스를 던져준 다음 예측대로 가다가 확 비틀어 버리는 거.
그 방법 중의 하나는 패턴을 반복하기. 또 하나는 고민하고 머뭇거리는 장면을 강조하기.
생각대로 잘 안되는 실패를 드러내기. 처음부터 과녁에 명중하면 안 되고 처음에는 오발하고
제 2탄과 3탄으로 거리를 재서 점점 명중 쪽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드러내야 함.
초탄명중은 좋은 현상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