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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968 vote 0 2015.02.02 (23:37:05)

      

    고체가 유체보다 다루기 쉽지만 대신 손이 많이 간다. 유체가 고체보다 다루기 어렵지만 한번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자동화가 가능하다. 연탄과 석유의 차이와 같다. 연탄은 꼬마도 다룰 수 있지만 불편하다. 연탄재를 처리해야 한다. 석유는 보일러 기사만 다룰 수 있지만 편리하다. 뒤처리가 없다.


    ◎ 고체 – 형태가 있는 것은 다루기 쉬우나 대신 손이 많이 간다. 운반비용이 많이 든다. 찌꺼기가 남는다.


    ◎ 유체 – 형태가 없는 것은 다루기 어려우므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어야 한다. 공정이 추가되지만 대신 대량운송이 가능하다.


    형태가 없는 유체를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어야 한다. 어떻게? 대칭을 써야 한다. 자연은 어떤 상태로 존재한다. 본래의 상태는 정靜이다. 에너지는 상태를 변화시킨다. 변화는 동動이다. 동을 보이지 않는 용기容器에 담으면 다시 정靜이다. 그 보이지 않는 용기를 움직인다면 그것은 동動의 동動이다. 움직이는 것을 또다시 움직이면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은 셈이다. 동의 동으로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다. 흐르는 물, 부는 바람, 돌아가는 팽이, 기세를 얻은 군대, 탄력이 붙은 상승세가 동의 동이다. 이는 이중의 역설과 같다. 가속도와도 같다.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여 굉장히 완강한 정靜의 상태가 된다.


    ◎ 동動의 동動의 보이지 않는 끈 - 흐름을 얻은 유체나 혹은 유체의 성질을 얻은 집단이나 조직이 움직이는 기세, 성장하는 흐름 안에서 관성의 법칙에 의해 완강하게 제 위치를 지키는 상태.


    ◎ 동動의 동動의 예 – 건드려도 넘어지지 않는 팽이, 밀어도 제 위치로 돌아오는 자이로스코프, 약을 올려도 화를 내지 않는 지도자, 방향을 바꾸지 않는 군중들의 행렬, 돌격하는 기병, 계속 상승하는 주가.


    동動의 동動을 통제할 때는 특별한 방법을 써야 한다. 그것은 마이너스다. 유체는 뭔가 플러스하는 것이 불가능이다. 고체인 연탄을 차에 싣는다면 당연히 플러스 법을 써야 한다. 연탄을 한 장씩 화물차의 짐칸에 실으면 된다. 석유는? 단지 밸브를 여는 마이너스만 가능하다. 그 다음은? 내부압력에 의해 석유가 스스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 석유탱크는 높은 곳에 설치하고 밸브는 아래쪽에 두어야 한다. 수돗물이라도 마찬가지다. 물탱크는 옥상에 설치해야 한다. 수도꼭지는 물탱크보다 낮은 위치라야 한다. 역시 수도꼭지를 여는 마이너스법으로 조작한다.


    ◎ 고체 – 형태라는 용기에 담긴 고체는 플러스 법으로 조작한다.
    ◎ 유체 – 형태가 없는 유체는 마이너스 법으로 조작한다.


    물론 석유도 고체로 된 말통에 담으면 플러스법으로 조작할 수 있지만 그것은 화재의 위험만 증가시키는 어리석은 짓이다. 100만명의 군중에게 일제히 정보를 전달하려면 방송으로 뿌리면 된다. 이는 마이너스 법이다. 이때 정보를 제공하는 자는 정보를 제공받는 자보다 포지션이 높아야 하므로 정보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바 마이너스다. 반면 100만통의 편지를 일일이 써서 배달한다면 플러스 법이다. 비용을 생각하면 마이너스가 정답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


    실험으로 두 대의 자동차를 거리에 세워두었는데, 한 대는 보닛만 열어놓았고, 다른 한 대는 보닛을 열어두었을 뿐만 아니라 유리창까지 조금 깨놨다. 보닛만 열린 차는 이상이 없는데, 유리창까지 깨진 차는 며칠이 지나지 않아 엉망이 되었다고 한다. 쓰레기가 투기되고, 낙서로 더럽혀지는가 하면, 타이어를 떼 가고 자동차를 파손시켰으며 그 주변은 더러워졌다고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이 원리를 원용하여 뉴욕시장이 지하철의 낙서를 지웠더니 뉴욕시의 범죄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반론이 있다. 70년대에 미국에서 낙태가 허용된 이후 사생아가 줄어들어서 범죄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구조론으로 보면 깨진 유리창이론은 설득력이 있다. 의사결정을 돕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이라는 하나의 관문이 소실점이 된다. 이 지점을 통제하여 조직을 이끌 수 있다.


    사람이 그렇다. 모임에 갈 생각이 있어도 전화가 오지 않으면 안 간다. 왜? 모임에 가려면 어느 시점에 그것을 결정해야 한다. 결정하려는 찰나 TV에서 재미난 프로를 한다면, TV 본다는 핑계로 안 가는 것이다. 그게 인간이다. 인간의 결정은 아주 사소해 보이는 것에 영향받는다.


    결정과 행동 사이에 관절이 있다. 상부구조에서 미리 결정되어 있어야만 인간은 결정을 행동에 옮긴다. 만약 그 시점에 재촉하는 전화가 왔다면 모임에 간다. 사소한 차이로 보이지만 의사결정원리로 보면 결코 사소하지 않다. 여자들은 거창한 선물공세보다 사소한 친절에 감동한다고 한다. 그런데 남자 입장에서는 그게 결코 사소하지 않다. 여자가 원하는 사소한 친절은 남자가 차문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생동안 몇 번 차문을 열어야 하지? 만만치 않다.


    결정은 누가 대신해줘야 한다. 직접 결정하게 하면 반대급부를 생각한다. 그 경우 사소한 반대급부도 큰 핑계가 된다. 50 대 50의 법칙이다. 모임에 나가면 100을 얻고 가지 않으면 10을 얻는다 치자. 나가는게 이익이지만 왠지 10이 100으로 생각된다. 시험공부를 하려고 하면 재미없는 만화도 재미가 있다. 엄마가 발을 씻으라고 잔소리를 하면 시시한 프로도 재미가 있어서 안 씼고 버틴다.


    작은 의사결정도 뇌에는 강한 데미지가 간다. 인간은 행동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원하므로, 한 번 내려진 결정이 다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작은 결정도 뇌에 강한 데미지를 준다. 그래서 말을 안 듣는다. 누군가 의사결정을 대신해주면 말을 잘 듣는다. 노예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이 자신을 착취하던 주인 밑으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같은 원리다.


    주변이 깨끗하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범죄자의 심리적 연속성과 일관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건물 한 귀퉁이에 작게 낙서를 해도 건물 전체에 낙서를 한 것과 같다. 유리창에 실금이 가도 전체를 갈아야 한다. 의사결정은 사건의 기승전결 구조 안에서 작동하며 기 단계에서 작은 사건도 결 단계로 가면 크다. 결코 사소하지 않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범죄자의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방법으로 기 단계에서 막을 수 있다. 소도둑이 되기 전에 바늘도둑 단계에서 막는다.


    늑대 무리가 사슴떼를 몰아붙이는 방법이 있다. 사슴떼가 방향을 바꾸려면 커브구간에서 의사결정을 해야하는데, 노련한 늑대 한 마리가 지름길로 가서 그 커브 지점에 얼쩡거리는 방법으로 진로방해를 한다. 작은 방해로 큰 효과를 얻는다.


    모든 의사결정은 어떤 시간의 지점에서 일어난다. 그 시간은 특정한 시간이어야 한다. 시간의 특이성이 있어야 한다. 그 특이성을 빼앗는 방법으로 의사결정을 방해하여 집단을 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유체를 다루는 원리도 이와 같다.


    인간의 마음도 유체와 같다. 연탄은 한 장이 아니면 두 장이지만 수돗물은 그 단위가 없다. 수원지에서 가정집까지 파이프로 연결되어 통짜덩어리로 하나다. 사랑도 유체와 같다. 한 사람을 잠시 만나더라도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성과 연속성을 우선 고려한다. 스치듯한 만남이라도 뇌에는 일생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데미지를 남긴다. 뇌가 기승전결의 기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잘 되려면 낡은 농가주택을 현대식 주택으로 바꿔야 한다. 100년 된 농가주택이 그대로 있으면 100년전 기준에 맞추어 살게 된다. 그게 인간이다. 주택이 기승전결의 기를 형성하여 이어지는 승과 전과 결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옷을 명품양복으로 바꾸어야 백수도 취직을 한다. 김어준의 경험담이다. 연애를 해야 연애를 한다. 모순되어 보이지만 그게 인간이다.


    ◎ 틀린 생각 – 좋은 남자를 만난 다음에 연애를 한다.
    ◎ 바른 현실 – 연애를 해야 좋은 남자를 만난다.


    연애를 해야 자신이 바뀐다. 자신의 얼굴표정부터 생기있게 변하고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그래야 좋은 남자를 만난다. 왜냐하면 좋은 남자들은 대개 젬병이라서 좋은 여자를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실의 순서는 우리의 상식과 반대다. 마중물이 있어야 펌프질을 하듯이 물이 있어야 물을 구한다. 사냥꾼은 참새를 잡아야 참새를 잡는다. 미끼 참새로 더 많은 참새떼를 부르는 것이다.


    증세한 다음에 복지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제정을 늘려서 일단 복지폭탄을 맞아봐야 일이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에 후회한 것이 이것이다. 재정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복지폭탄을 던졌어야 했는데, 세금폭탄이 먼저 터져서 수순이 꼬인 것이다. 증세로 수습하는건 나중이고 일단 저질러야 한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더라도 먼저 물건을 챙기고 다음에 지불한다. 먼저 지불하고 물건이 도착하기를 기다린다면 잘못된 것이다. 복지도 일단 써보고 좋으면 지불하는 거다..


    모순처럼 느껴지지만 사회가 그렇다. 돈이 있어야 돈을 번다. 애인이 있어야 애인을 구한다. 친구가 있어야 친구가 생긴다. 참새가 있어야 참새를 잡는다. 마중물이 있어야 물을 퍼올린다. 그렇다면 맨 처음에 빈 손인 사람은 어떻게 하지? 하늘에서 황금이 떨어지길 바래야 하나?


    그렇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그래서 사회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돕는다는 진보주의가 있는 것이다. 자기 힘으로 시작하라는 보수주의 주장은 거짓말이다. 자수성가 했다고 주장하는 자들도 조사해보면 적산가옥 물려받고, 일본인이 운영하던 공장으로 시작한 거다. 세습한 거다. 국가로부터 세습하자는 것이 진보주의다.


   


   111.JPG


    인간의 마음도 유체와 같습니다. 연탄은 한 장이 아니면 두 장인데, 수돗물은 그 단위라는게 없습니다. 수원지에서 가정집까지 파이프로 연결되어 통짜 덩어리로 하나를 이룹니다. 사랑도 유체와 같습니다. 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성과 연속성을 우선 고려합니다. 한 번의 스치듯한 만남이라도 뇌에는 일생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데미지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레벨:10]하나로

2015.02.04 (20:48:15)

아! 복지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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