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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아제
read 3058 vote 0 2015.01.15 (22:34:18)

1. 사람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2.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3.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는 틀렸다.

뭐가 틀렸는가. 그 순서.

1,2,3이 아니라 3,2,1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답: 에너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답: 그 에너지의 방향을 트는 것.

 

사람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답 : 깨달음.

 

========

 

에너지..는 무엇일까..

흔히 말하는 번뇌.

 

깨달음은 무엇일까.

그 에너지의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재주.노하우.

 

번뇌가 곧 보리다.

번뇌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번뇌가 많다는 것은 에너지가 많다는 것이다.

 

그 번뇌를 없앤다? 멍충이.

깨달음은 번뇌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그것을 소중히 하여 방향을 트는 것이다.

 

번뇌는 많을 수록 좋다.

단,깨달음이 없으면 번뇌는 지옥이다.

 

======

 

다시, 톨스토이를 바로 세우자.

 

인간의 내부엔 무엇이 있는가.

갈증.번뇌.부조리.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그냥 세월이 해결해주는 그런 것은 주어지지 않았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대가 정하라.


[레벨:9]작은세상

2015.01.16 (03:14:00)

뒤돌아보면 남들보다 유난히 마음 고생을 많이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렇다고 남들보다 환경이 안좋았던가 고생을 더 많이 했다든가하는 그런 것은 아닙니다.

8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니며 변혁의 시기를 보내고 졸업후 노동현장에서 일하면서도

다른 활동가들에 비해 오히려 조용하고 평범하고 순탄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가진 번뇌와 갈등은 사치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겉으로는 아무 갈등도 번뇌도 없는 사람처럼 보일 때가 많아서 사람들은

제가 거침없이 사는 사람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민을 오고난 다음부터 갈등과 번뇌를 이기는 힘, 요즘말하는 멘탈이 많이 무너지고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으로 변하였습니다. 걱정과 근심과 분노와 아쉬움, 두려움 속에 사는 의미와

자신감을 잃고 방황할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족아닌 사람들 속에  있을 때는 이런 모습들을 전혀 표시를 내지 않고

오히려 강한 정신력으로 앞서가거나 주도해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혼자 있으면 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고 맙니다. 내부에서, 머리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미망들과 번뇌들이 나를 괴롭혀왔습니다. 이것들이 사라져 주기를 바라면서.


그럴 때마다 혼자 산행을 가서 실체가 불확실했으나 사색과 명상 속에서

새로운 힘을 얻고자 하기도 했습니다. 곰이 득실 거리고 바위가 가로막고 있는 산을

혼자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오는 것은 정확한 정보에 입각한 특별한 용기와 집념과 에너지가 필요하기에

그를 통해서 나름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고나 할까요.


그런가운데 제게 새로운 힘, 눈이 확 뜨이는 듯한 방향성을 준 것은 바로 동렬님의 구조론 가르침입니다.

부끄럽게도 제가 깊이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아서 여전히 장님 코끼리 만지는 수준이지만

그런 중에도 동렬님의 어떤 핵심이 되는 글을 만나면 마치 구조론 전체를 공부한 것과 같이 눈이 열리고

마음이 열려그동안 막히 생각이 뚫리고  길이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존엄과 행복에 대한 동렬님의 말씀입니다.

저는 이 개념을 얻고 나서 아제님이 말씀하신 번뇌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깨달음의 틀을 얻게 된 듯 합니다.


아직은 더 훈련하고 정진 수양해야하지만 오늘 아제님께서 그 번뇌야말로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에너지라는 것을 말씀했을 때 저는 비로소 그동안 제가 속으로 괴로워하면서도 겉으로 거침없어 보이는 듯

가장한 것이 단순한 위장이 아니라 그 에너지가 나름대로 표출되어 온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번뇌는 없애야할 암덩이가 아니라 갈고 닦아 세상을 향해 내어 놓아야할 미완의 가치,

에너지로 전환되어야할 소중한 깨달음의 재료임을 자각한 것입니다.


작은 삶이 결코 작지 아니한 것은 오늘 나의 깨우침과 생각과 발견은 지구 동떨어진 저쪽 한켠에서

또다른 공명을 불러 일으키는 에너지 파장이 될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수많은 이름없는 작은 예술가들의 치열한 작품활동은 지구 구석구석 인류를 연결하고

사람과 세상의 징검다리가 되는 위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믿습니다.


예술은 인류에게 주어진 소중한 가치이고 가치는 에너지이며 에너지는 세상을 변화시킨다.

그 중심에 내가 있다. 적어도 이와같은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세력을 이루고

인류에게 던져진 과제를 풀어가는 것. 그동안 제가 이곳에서 얼기설기 세워온 중에 얻은

소중한 깨우침으로 생각하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아무튼 감사드립니다. 이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5.01.16 (12:49:22)

공명은 가장 짜릿한 경험이오.

감사하오.

[레벨:5]vandil

2015.01.16 (13:28:39)

오래전 읽었던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떠올려 보면 제가 기억하는것과는

많이 다른것 같습니다. 


단순히 사랑을 강조하는 책으로 기억하는데...

단순한건 저였습니다.


톨스토이의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5.01.16 (14:11:16)

톨스토이에게 미안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뭐 중요하지 않고..

우리 편인데..뭐...우리 편끼리는 미안하고 이런 것 없습니다.

 

톨스토이가 어떤 답을 제시했는 지는 중요하지 않고..

주목할 것은 그가 질문을 던졌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혹할 만한 ..

 

소설 제목이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캬~ 멋있지 않습니까?

인간..안에는 무엇이 있는가..궁금하지 않습니까?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울컥..반발심이 생기지 않습니까?

 

이거이가 중요하지..사실 그 소설의 내용은 쓰레기입니다.

내용이 우리 편이 아니라 그 형식이 우리 편입니다.

우리 편은 스타일이지 내용이 아닙니다.

 

잘 보면 아제 글에 내용이 하나도 없습니다.

스타일,혹은 수학, 혹은 구조를 말하고 있습니다.

 

스타일은 방향입니다.

수학은 방향입니다.

구조는 방향입니다.

 

방향이 같으면 우리 편입니다.

호기롭게 같이 갑시다.

 

빠이~

 

[레벨:5]vandil

2015.01.16 (14:36:57)

내용보다는 형식, 스타일 즉 방향을 보라


통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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