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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아제
read 3457 vote 0 2015.01.13 (14:29:12)

아무튼 어차어피, 영화에서 시작하는 것이렸다. <그을린 사랑>.

감독이 뭘 좀 아는 사람이다.드니 빌뇌브.벌써 뇌가 바깥으로 나와 버린것 같은 이름. 

뭘 좀 아는 사람은 "대략 여기까지"에서 멈추지 않고 한 발 더 내밀어 버린다.

님하 그 강을 기어코 건너버리는 김기덕 같은 집요함.끝까지 가는 자,드니 빌뇌브.

 

<그을린 사랑>은 제목처럼 신파다.그을린 가족사다.어쩌면 한국의 막장드라마 비슷하다.

 

"쌍둥이 남매인 잔느와 시몽은 어머니 나왈의 유언을 전해 듣고 혼란에 빠진다. 유언의 내용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생부와 존재조차 몰랐던 형제를 찾아 자신이 남긴 편지를 전해달라는 것. 또한 편지를 전하기 전까지는 절대 장례를 치르지 말라는 당부도 함께 담겨있다. 어머니의 흔적을 따라 중동으로 떠난 남매는 베일에 싸여 있던 그녀의 과거와 마주한다.
그리고 그 과거의 끝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암튼 어차어피인데..영화를 보다보면 뇌를 살살 간지르는 것이 신경이 쓰인다.이거 음모가 있는 거다.

스토리의 역사적 배경을 말해주지 않는다.이거빠라? 그것에는 관심없다 이 말인데..그리고는 쓸데없는 수학에 집착한다.

처음부터 쌍둥이를 강조한다.그리고 잔느가 이론수학의 조교수인 것이 뭐 그리 중요하길래.

아쭈구리,쾨니히스베르크의 일곱개의 다리가 왜 나와. 그 다리를 오일러가 건너다 말고 불가능을 선언한 것이 영화란 뭔 상관이냐.

 

이건 뭔 음모가 있는 거다. 감독은 피니쉬블로우를 날린다.

 "1+1=2가 아니고 1+1=1 이라면?" 여기서 등장인물들은 다 뒤집어지고 관객은 패닉으로 뇌가 노출되고 만다.  

그렇다. 이 영화의 배경은 수학이다. 수학의 영화다.하긴 모든 예술의 배후는 수학이다.예술의 진짜 배경은 수학이다.

단지 이 영화의 감독은 수학을 배후로 두지 않고 슬쩍 노출시켜 버린 것이다.뇌가 노출되었다.괜챦은가.

영화는 우리들 뇌가 인생을 따라잡기에 얼마나 멍청한 지를 까발린다. 쉽게 말해 산수 문제 하나 던져놓고 놀리는 것이다.

 

영화의 초반에 이미 당신을 놀리겠다는 암시의 대사가 있다.

"수학의 문제를 풀다 보면 답에 점점 가까워 진다고 여긴다. 진짜 수학은 오히려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어차어피 대사를 정확히 기억을 못하니..여시아문..대충 이런 말이다.

영화 초반에 이렇게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로, 혹은 교만으로..혹은 나태하게..혹은 방심하여

영화를 대충 보기 시작한다.이미 걸려든 것이다.

 

쌍둥이가 등장한다.엄마는 각각에게 유언장을 건낸다.

너는 아버지를 찾고,너는 형을 찾아라.미션 스타트!

간단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실전 들어가면 지옥이다.

일상 자체가 거대한 苦의 방정식이다.

오죽하면 석가도 아예 시작하지 말라고 했겠는가.

방심하여 쫄랑쫄랑 따라가는 인생이면 막판에 큰 코 다친다.

 

==============

Konigsberg_bridges.png

 

당시 쾨니히스베르크에 있던 7개의 다리다.

신원미상의 듣보잡이 이 문제를 내는 바람에 수학에 있어 획기적 전환이 일어났다.

위상기하학,위상수학이 여기서 탄생한 것이다.

 

처음엔 단순한 퀴즈였다.

한강에 섬이 두개 있는데 위와 같이 다리 일곱개가 건설되었던 것이다.

한번 지난 다리는 중복하여 건너지 않고 처음 출발점으로 돌아오기..뭐 이런 퀴즈장난이였다.

 

이거 안되는 거다.

근데 안된다고 선언한 사람이 없다. 안되는데 재밌다고 장안의 화제가 되어 퀴즈풀기 유행이 된거다.

소위 <한붓 그리기>이다.

이게 안됨을 증명하고 한붓그리기 공식을 만든 자가 영화에서 언급한 "오일러"이다.

<한붓 그리기>는 위상기하학,위상수학의 그야말로 한 붓이 된다.

 

그런데 무려 영화에다 위상수학을 뿌리려는 배짱좋은 시도.특이하다.

아니다.한붓 그리기는 인간의 본능이다.그리고 그 본능은 지혜로 발전한다.위상수학으로 발전한다.

인간의 뇌는 한붓그리기를 원한다. 인생의 출발과 끝이 <한붓그리기>가 되기를 유전자가 갈망한다.

인생은 한붓그리기이다. 영화는 이걸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붓그리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2가 되면 안된다. 1이 되어야 한다.

이게 이 영화의 주제다.

 

1이 되고 싶은 게 인간이다.

영화에서 인간은 1을 찾아가려고 애를 쓰지만 인생이란 그 노력만큼 반대로 작동되어 계속 중첩되거나 두 개로 분리된다.

기독교와 이슬람,과거와 미래,만남과 이별,현실과 이상.남자와 여자,아버지와 딸,아들과 엄마.

하나로 만들고 한붓에 그리려 해도 그만큼 더 뒤죽박죽이 된다.나중엔 패닉이다.감당이 불감당.

 

도대체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어떻게 해야 해결할 수 있는가.

 

정답은..간단하다.

2를 1로 만들면 된다.

(이크~ 돌 날아오네..미안하다.)

 

다시 말하자.

1에서 2로 가는 것이 자연이다.

2에서 1을 찾아내는 것이 예술이다.인생이다.

 

여기서 공식을 찾아라.

수학이다.

빠이~

 

 

ps : 쌍둥이가 1+1=1 이라는 진실을 찾아낸다.

      그러나 이는 충격의 표현이지 진실의 공식이 아니다.

      1+1 은 착각이다. 스스로를 원소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또는, 세상을 공간이라고만 생각한 것이다.

      공식은 1+1=1이 아니라 1=1=1 이다.2는 없다.

      그냥 존재다. 존재가 눈을 뜨고 있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무득

2015.01.13 (19:51:40)

존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현실 인식 구조에서는 우리는 늘 1+1=2를 규정하고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5.01.13 (20:27:45)

영화에서는 형과 아버지가 동일인 임이 밝혀지오.

(5년된 영화니 악랄한 스포일러는 아님. 아직 못보신 분들에겐 죄송)

그래서 1+1=1이라는 막장 드라마식  충격.

물론 특수한 경우지만..현상 이면을 깊이 들추어 보면 그 개연성이 장난 아니지요.

 

우리는 시간 상의 문제를 해석하는데 사실 약합니다.

특히, 역사 해석에 있어 1+1 = 2 식으로 풀어버리는 오류가 허다합니다.

실제보다 항상 양이 많아져요. 사실은 그 관계가 긴밀한것인데..

쉽게 풀다 보니 갯수만 많아지는 것입니다.

 

100개가 있는 것 같은데..중첩 빼고 보푸라기 빼고 하면 사실 몇개 안됩니다.

이게 아마 위상기하학의 기본원리이지 싶습니다.

손잡이있는 컵과 도너츠는 같다. 그러므로 2가 아니라 1로 보고..하나는 취급 안해버리는 것..

모르긴 해도 그게 위상수학이라는 것이겠죠.

 

아무리 양이 많아도 같은 것은 몽땅 1입니다.

대한민국에 역대 대통령이 몇명인가? 독재자와 진짜 대통령 둘 뿐입니다.

사실 둘도 많지요. 독재나 멍충이는 대통령이 아니므로 진짜는 하나 밖에 없지요.

 

뭐 딴 소리 같지만..그렇다는.. 

 

 

 

[레벨:3]이은지

2015.01.18 (00:21:08)

시간상의 문제를 해석하는데 약하다는게 무슨 뜻인가요? 


위상기하학으로 나타낼수 있는 도형의 개수가  100개가 있다는 것인가요???


아니면 어려운 역사를 해석하는 방식이 100개 있다는 것인가요?


 흠 그리고 독재랑 멍충이가 대통령이 아니기는 하지만 


진짜가 하나라 함은 무슨 말씀이신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5.01.13 (20:39:11)

보충 욕심이 마구마구..

아래는 펀 글

 

===========

 

사랑을 수학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우선 위상수학(位相數學, topology)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상수학을 간단히 말하자면 공간 속의 점, 선, 면 그리고 위치 등에 관하여 양이나 크기와는 상관없이 형상이나 위치 관계를 나타내는 수학의 한 분야이다.


이를테면 진흙 덩어리를 가지고 둥근 공을 만들었다가 공 모양을 변형하여 긴 막대기나 손잡이가 없는 컵을 만들 수 있다. 이때, 모양은 공에서 막대기나 컵으로 바뀌었지만 진흙 덩어리가 모래로 바뀌었다든지 서로 떨어졌다든지 구멍이 뚫렸다든지 하는 변형은 없다. 이럴 경우 우리는 둥근 공과 막대기 그리고 손잡이 없는 컵은 위상적으로 동형이라고 한다. 그러나 구멍 뚫린 도넛과 공은 위상적으로 동형이 아니다. 구멍 뚫린 도넛은 구멍 뚫린 손잡이가 달린 컵과 위상적으로 동형이다.

위상수학은 여러 면에서 기호논리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수학의 거의 모든 분야는 물론 예전에는 수학적 방법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여겼던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기계 장치, 지도, 배전망, 복잡한 기능을 계획하고 제어하는 조직 설계에 영향을 미친다.

 

[레벨:3]이은지

2015.01.18 (00:16:16)

기호논리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위상적인 동형에 하나의 기호를 붙일 수 있다는 것인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5.01.13 (22:25:10)

동물들 사이에는 흔한 일이
인간사회로 오니, 쇼크적 상황으로 받아 들여 졌는데,
이건 윤리적 상황이 인간에게 왔기 때문임.
즉, 이성이 조금씩 각성해가므로 인해 질서가 필요해짐.

어릴때 고양이가 처음 새끼를 낳았는데, 그 새끼중 한 마리가 수컷. 그런데 성년이 된 수컷이 어미 주변을 어슬렁 거림. 어미도 처음에는 으르렁 거리며 쫓아내더니, 좀 더 지나서는 쫒아내지 않았음. 이제는 나와 동생이 떼놀려고 난리...ㅋㅋ
결국 2세 봄.
머~~~~여러가지 색상이 나와서 또 다른 수컷이 있었는지는 알수 없으나, 어쨌든 다 어미의 새끼인지라 지새끼 물고 핥아주고 난리, 대신 눈도 못뜬 새끼냥들을 우리는 만지고 또 만짐. 그래도 어미는 머라 안했음..ㅎㅎ


머~~~그렇다는 얘기...
그을린 사랑을 보며, 어떤 환원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떤식으로 불어나든 다시 다 1로 치환되더라는...
해서, 생명이나 존재가 무질서 해질때는 모성에서 질서를 다시 회복시키는게 아닌가 생각 해봤다는.
프로필 이미지 [레벨:8]아제

2015.01.13 (23:20:07)

영화 <그을린 사랑>은 답을 찾고 보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더 곤란해지는 그런 곤란한 영화지요.

영화에서 엄마는 갓난 자식과 헤어지며 반드시 찾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결국 찾아냅니다.

해결된 겁니다. 그런데 더 곤란해져요. 아들도 평생 엄마를 찾아 다닙니다. 결국 엄마를 발견해요.

그런데 곤란해진 겁니다. 쌍둥이 아이들은 죽은 줄만 알았던 아버지를 찾아내고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형제를 찾아내요.그런데 곤란해 집니다.

 

원래 흩어진 조각이 한 곳에 다  모이면 쫑 파티를 열어야 해요. 숙제가 끝났거덩요.

근데 이노무 영화는 답이 나왔는데..파티는 커녕 ..아뿔사 답이 오히려 문제보다 더 큰 문제로 비화되어 버리지요.

엄마는 " 어찌 되었든 같이 있으면 좋은 것이다." 하고 죽어 버립니다.

이 대사가 의미심장한 결론이라고 감상평들을 하는데..

글쎄요..알듯 모를듯..나는 엄마의 유언이 더 의미심장합니다.

 

"시신을 엎어서 얼굴이 땅을 보게 하라." 

 

답이 없다는 이야기 같아요..

같이 있으면 좋은 거라고 이야기 했지만..글쎄요..남은 자들이 같이 할 수 있을까요?

모성 아니면 해결이 안되겠지만..모성도 해결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 곤란은 모성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5.01.13 (23:47:13)

인간이 언제는 곤란하지 않았던 적도 있나요..
인간은 부단히 곤란함과 당황과 황당함을 헤쳐 나가는 역사요...

아마도 얼굴을 엎어 노라는 유언은 자식들이 자신의 유언을 이행하라는 것이었겠지요. 유언을 이행했으니 시신은 엎지 않아도 된다고 저는 받아 들였는데....

애초에 어긋나면 안 만나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만나고픈 열망이 있어서 첫아들은 또 그 길을 가게 되고 엄마는 또 아들을 찾으러 가다가 그런 현장을 목격하게 되니.... 어긋나고 또 어긋나고 결국 아니만나는게 좋지 않았을까...하는 만남이 이루어지고...
곤란하고 너무 허탈하여 멍해지는 상황.... 멍때림은 때로 인간을 강타하지만, 그래도 계속 가는게 인간의 운명.
[레벨:3]이은지

2015.01.18 (00:27:31)

인간사회로 오니까, 동물들 사이에서의 일이 쇼크적 상황이 벌어지긴 했지만, 역으로 말하면 사람에게 쇼크인 일은 고양이나 사자 에게도 대부분 쇼크인듯. 동물에게 못할짓은 사람에게도 하지 말아야 하겠지요. 


[레벨:3]이은지

2015.01.15 (10:05:55)

모든 존재들은 1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 하나의 파라다이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모든 세력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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