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037 vote 0 2015.01.11 (22:51:28)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경제는 돈 찍어내면 된다는건 아주 단순한 이야기입니다. 금본위제 시절은 돈이 신용이고 현물과 일치해야 신용이 유지된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다가 망했죠. 돈은 계획입니다. 계획을 세워야 경제가 발전하는 것은 아주 단연한 일이죠. 즉 돈을 기승전결에서 결로 볼 것이냐, 기로 볼 것이냐인데, 돈이 신용이라는 관점은 결로 보는 것이며, 돈이 계획이라는 관점은 기로 보는 것입니다. 근데 경제성장을 하려면 당연히 기로 보아야 합니다.


    ◎ 틀린 생각 - 돈은 목숨걸고 지켜야 할 신용이다.
    ◎ 바른 생각 – 돈은 불확실한 계획이고 확률이며 방향성이다.


    ‘하다’와 ‘되다’의 차이인데 경제는 능동적으로 ‘해야’ 합니다. 공장도 짓고, 창업도 하고, 투자도 유치해야지 가만 내버려두면 시장원리라는 넘이 알아서 해주겠느냐고요? 시장원리에 의해 저절로 된다는 망상은 감나무에서 홍시가 입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바보이며, 사지도 않은 로또가 당첨되길 원하는 머저리입니다. 로또복권도 사야 확률이 있는 거에요. 당연한 거. 경제해야 한다는 거죠.


    처음 남미에서 금은을 털어왔는데, 단지 화폐만 증가했지만 자본주의가 일어났죠. 즉 화폐의 대량공급에 의해 경제가 발생했다는 거. 그리고 주식이니 채권이니 뭐니 하는거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게 통화량 늘리는 기술이에요. 한국은행에서 조금 찍어냈는데, 은행들이 수표다 뭐다 해서 돈을 뻥튀기로 늘린다 말입니다. 조선시대 전황이 일어나서 자본주의가 망한 것도 화폐부족이죠.


    중국은 유럽에 비단과 차와 도자기를 주고 단지 은을 가져갔는데, 화폐만 가져가고 현물은 들고온게 없어요. 빈손으로 그냥 왔다 말입니다. 요즘이라면 종이만 들고 온 셈, 아니 컴퓨터에 동그라미 숫자만 찍어온 거. 그래도 청나라 경제가 발전해서 인구가 따블로 늘었습니다. 돈만 공급해도 경제는 발전합니다. 이런 증거는 꽤 많아요. 네덜란드의 튤립소동과 같은 폰지사기도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조금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사기친게 미국인데 운하로 한 번 사기치고, 철도로 한 번 사기치고 유럽의 늙은 귀족들 돈을 다 사기쳐서 가져간 거죠.


    사기가 됐든 어쨌든 경제는 일어났어요. 이런 경우는 꽤 많습니다. 은행권이라는 것도 원래 거의 사기였습니다. 금을 은행에 보관하고, 그 만큼 달러를 발행하는 건데 물론 금박지로 씌워둔 가짜 금괴였죠. 가짜든 뭐든 유통이 되면 그만인데 가짜이므로 재빨리 남줘버려서 경제가 발전한 거죠. 가짜 돈을 갖고 있다가 골로 가는 수가 있으니까 재빨리 현물로 바꿔버리는 거. 현물 잘 나가 경제부흥.


    오늘날에도 오바마의 돈풀기와 아베의 돈풀기, 중국과 한국의 환율조작 등으로 통화늘리기가 전매특허로 되어 있는데, 제가 이런 이야기 한참 할 때가 미국이 부동산 폭락으로 쪽박차서 오바마가 돈 찍어내겠다고 선언할 즈음이고, 과연 돈을 찍었는데 그때 한겨레나 오마이뉴스 등에 비난하는 자가 많았죠. 달러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미국이 소비자를 등치는 교묘한 사기라고. 보이지 않게 뺏어가는 거죠. 그런데 어쨌든 경제는 살아났습니다. 아베도 작년까진 됐죠. 올핸 증세하다가 망하고. 이건 다른 거.


    ◎ 돈 찍어내기가 일단 효과는 있고 지속가능성은 혁신에 달렸다.


    그럼 이게 지속가능성이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고 일단 효과는 있습니다. 즉 사기를 치든 어떻게 하든 방법을 써서 경제를 돌게 해놓고, 그사이에 혁신을 하고 기술개발을 해서 내실을 채우면 된다는 거죠. 그럼 돈을 찍어내면 답인데 발권력이 있느냐? 당연히 없죠. 특히 후진국은. 안 되면 매장자원을 담보로 잡고 외국 돈을 빌리든지 해야 합니다. 어쨌든 FTA는 통화를 늘리는 효과가 있어요. 잘 보면 돈이 아닌데 돈 행세를 하는게 많습니다. 그런 것들은 외국과 개방하는데 답이 있어요. 심지어 전쟁을 해도 경제에 도움이 되는 수가 있습니다. 일단 총활동량을 늘리는 거.


    결국 신용의 공급은 계획의 공급이라는 겁니다. 계획을 해야 경제가 살아납니다. 계획이 먼저라는 거죠. 공산주의 계획경제를 하자는게 아니고, 일단 계획이 돈이라는 거죠. 즉 어떤 사람이 벤처를 하겠다고 구라를 쳤다면 망하든 말든 어쨌든 계획이 나와주면, 돈을 찍어낸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집니다. 이런 사기꾼 놀음을 열 번이나 했는데, 한곳이라도 대박이 나면 경제에 온기가 돌아요. 다 망하면 물론 거지되는 거죠. 즉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것이며, 이런 것은 신용=목에 칼이 들어와도 약속을 지킨다는 보수의 고정관념과 다르죠.


    제가 주장하는 돈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약속을 지키는 개성상인의 신용이 아니라, 보험제도를 운영하면 안심하고 운전하고, 그 안심운전에 의한 총활동량증가의 이득이 보험금 지출 및 보험사기, 자동차보험 환자 과잉진료, 나이롱환자의 도둑질을 상쇄하고 남는다는 거죠. 의료보험, 실업보험도 적자를 상쇄할만큼 돈 찍어내는 효과가 있죠. 좀도둑이 들면 집값하락인데 경찰에 돈을 줘서 순라를 돌게하면 집갑상승 이득이 더 크다는 거죠. 즉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신용을 지킨다는 보수적 경제관념을 버리고, 확률을 높인다는 진보적 경제관념으로 갈아타자는 거죠. 사기꾼이 설쳐도 결과적으로 총활동량을 늘리는게 이득입니다.


    ◎ 틀린 생각 - 의료보험, 국민연금, 실업보험 등으로 놀고먹는 흑인빈민들과 도둑놈 공무원들이 국가의 돈을 다 빼먹어서 나라가 거지된다.

    ◎ 바른 생각 – 갑자기 병에 걸리거나, 실업자가 되거나, 지나친 노후대비로 경제가 마비되는게 그 열배의 충격이며 중간에서 일부 빼먹어도 전체로는 이익이다.


    공무원 결사반대하는 사람 많은데 공무원이 헛돈 써도 결과적으로 이익인게 많습니다.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관청들이 가을에 예산쓰기용 보도블럭갈기 하는데 그것도 안하는 것보다 이익입니다. 돈은 쓰는게 이익이에요. 물론 이왕이면 가난한 사람 돕는데 쓰는게 낫죠. 공무원 군인이 안전보장해서 얻는 보이지 않는 이익이 더 크다는 거죠. 그러한 보험제도, 복지제도가 돈을 찍어내는 효과를 가져서 사회의 총 활동량을 늘리면 경제가 살아납니다. 사업하다 망하면 약속을 못지키고 신용을 잃고 그건 자본주의 멸망이 아니라 사업하다 좀 망해야 해요. 부도맞는 기업도 좀 있고. 계속 판을 흔들어줘야 합니다.


    돈 찍어내면 된다는게 돈만 찍어내면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리고 돈이 현찰로만 있는건 아니거든요. 잘 살펴보면 교묘한 돈 찍어내기가 많습니다. 김대중 때의 신용카드 남발이나 노무현 때의 개인회생 이런 것도 돈 찍어내는 기술이죠. 계모임이나 동호회 같은 것도 돈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사회의 모든 계획의 총량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바람을 잡는게 중요하죠. 경제는 신용, 확신, 믿음이 아니고 어느 정도 투기, 모험, 바람잡이, 사기라는 것이며 혁신은 그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피어난다는 거죠. 최종적으로는 혁신이 답이지만 모험 없이는 혁신도 없습니다. 


111.JPG


    경제는 하다 보면 되는 거지 처음부터 정답을 알고 가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능력없는 아프리카 나라는 해봐도 안 되는 거고. 특히 경향이나 오마이뉴스 한겨레와 같은 진보언론들이 경제문제는 너무 보수적으로 되어서 백퍼센트 믿음이 안 가는 짓은 하지말라는 식으로 말하거든요. 진보가 진보다워야 진보지 보수꼴통마냥 백퍼센트 안전빵을 찾다니 말이 됩니까? 정치개혁도 이리저리 시도하다 보면 성공사례 나와주고 그걸 복제하면 되는 거지, 개혁해서 백퍼센트 잘 된다는 보장이 있냐구요?   


[레벨:1]닭치고

2015.01.11 (23:14:46)

명문입니다. 최경환이 이런 글을 읽어줘야 하는데 꼴통들이 나라 경제를 망치고 있네요.


요즘 비트코인이라는 것을 조금 조사하고 있는데 도대체 이 비트코인이 앞으로 경제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님의 글에서 큰 힌트를 얻습니다.

[레벨:2]김지영

2015.01.12 (02:00:08)

제가 닭치고 님의 글에 댓글 달았는 데,이 내용 읽기 전에 단 거예요.

ㅋㅋㅋ 유치하지만, 그렇다고요....ㅋㅋㅋㅋ
[레벨:2]김지영

2015.01.12 (02:33:30)

맥주잔의 거품을 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 그 위에 새 거품을 붓는다!
액체는 그대로, 오래된 거품만을 제거해 줘서 갓 새로 부은 것 같은 효과를 낸다.
[레벨:2]무진

2015.01.12 (17:41:22)

 

 

 

뒤뚱뒤뚱 동적균형의 빠른 의사결정과

의사결정의 총량을 늘리는것

 

 

 

 

[레벨:10]다원이

2015.01.12 (22:31:52)

휴~~ 속이 다 시원하네요!
[레벨:1]닭치고

2015.01.13 (12:52:59)

명목가치와 실질가치 악화는 명목가치가 실질가치보다 높은 돈 당백전은 명목가치는 높았지만 사람들이 받기를 꺼려서 실질가치는 낮았던 화폐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027 조직을 제어하는 방법 image 8 김동렬 2015-01-14 7983
3026 인식론의 문제 image 9 김동렬 2015-01-14 6846
3025 노력지상주의를 극복하라 image 3 김동렬 2015-01-14 6944
3024 유체를 통제하는 방법 image 김동렬 2015-01-13 6379
3023 에너지가 사건을 일으킨다 image 5 김동렬 2015-01-12 6260
3022 구조론으로 본 의학 image 20 김동렬 2015-01-12 6857
» 돈을 찍어야 경제가 산다 image 6 김동렬 2015-01-11 7037
3020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이 없었다면? image 3 김동렬 2015-01-10 14927
3019 엑소더스의 의미 image 34 김동렬 2015-01-07 8768
3018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image 4 김동렬 2015-01-07 6834
3017 사건을 일으키는 방법 image 2 김동렬 2015-01-06 6490
3016 동의 동을 아는 것이 아는 것이다 image 2 김동렬 2015-01-04 6502
3015 방향성으로 보라 image 김동렬 2015-01-02 6507
3014 상호작용으로 보라 image 4 김동렬 2014-12-31 10173
3013 이것이 전략이다. image 16 김동렬 2014-12-30 9222
3012 익숙한 것과 결별하라 image 2 김동렬 2014-12-29 11518
3011 이중의 역설의 예 image 3 김동렬 2014-12-28 7609
3010 인류 최후의 지식은 무엇인가? image 3 김동렬 2014-12-25 7619
3009 이중의 역설을 쓰는 방법 image 1 김동렬 2014-12-21 8190
3008 이중의 역설을 훈련하라 image 4 김동렬 2014-12-20 7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