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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5]vandil
read 2664 vote 0 2015.01.07 (15:28:30)

 강론에 올라오는 김동렬님의 글들이나 발간하는 책을 읽어보면서 생긴 의문을 적어볼까 합니다.

 

 많은 말씀을 하셨지만 전 깨달음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나름 책과 강론을 통해 공부도 하고 스스로 느끼는 점도 있어서 글을 씁니다


 우선 지극히 평범한(?) 저같은 경우에는 김동렬님 처럼 날카로운 통찰이나 세상을 꿰뚫는 안목은 

없습니다. 그런건 배워서 알 수 있는것도 아닌것 같고 선험적으로 타고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그런 능력이 없다고 좌절하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부러운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드는 의문이 깨달음에도 정도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김동렬님 처럼 아주 많이 깨달은 사람, 저 처럼 깨달았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정도지만 그 수준의 

깨달음 있는 사람등 그 정도가 다 다른것 같습니다.


저도 어느순간 깨달음이 와서 그 흥분으로 동네 한바퀴를 돌아도 가라앉지 않는 그런 순간이 올까요?


그러나 언젠가 말씀하신 구조론적 사고를 못하는 사람인것 같아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스스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구조론이 말하는 인류, 역사, 진보의 방향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건 아닌지등...


질문) 깨달음에도 단계가 있나요?

        깨달았다고 느끼지 못해도 구조론적으로 생각하고 삶에 적용시킬 수 있는거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6]id: 15門15門

2015.01.07 (16:01:15)

동네한바퀴를 돌아도 가라앉지 않는 흥분이라...

정말 저도 느껴보고 싶은 기분이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1.07 (16:01:37)

깨달음은 쉬운 것입니다.

한 살이면 충분히 깨달을 수 있는 나이입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스스로 깨닫겠다고 마음을 먹는 거지요. 

그러려면 일단 세상과 확실하게 각을 세워야 합니다.


세상의 맞은편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 관점의 획득이 깨달음입니다.


스스로 깨달았다고 선언을 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자기 자신과의 약속 같은 것입니다.


보이는대로 보겠다가 아니라 

이제부터 깨달음이라는 프리즘을 통해서 보겠다는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깨달음은 툴을 쓰는 것입니다. 

깨달음에 단계는 없지만 단계를 정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 문제를 해결하는 소승과 우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승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대승적 깨달음 없이는 소승적 깨달음도 없습니다.


소승적 깨달음만 있고 대승적 깨달음은 없는 사람은 사실은 조금 깨닫다 만 거지요. 

뭔가 깨달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자기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더군요. 


그러나 그런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본인은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하니 만족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거 누가 물어봤나요?


안 물어본 대답 하는 사람은 스스로 사건의 원인측에 설 수 없는 자이며

누가 문제를 가져오면 답이나 내는 사람이지 


스스로 세상의 문제자가 될 수는 없는 위인입니다.

전태일, 노무현, 김기덕, 권정생처럼 세상이 곤란해 하는 문제적 인간이 되어야 진짜입니다.


자기 내부에 에너지를 갖추고 있어서 

원하는 때 방아쇠를 격발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입니다.


글을 쓴다고 하면 자기 캐릭터를 얻은 사람은 소승적 깨달음에 이른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 캐릭터가 인물의 캐릭터에 불과하다면 아직은 멀었습니다.


공간의 캐릭터라야 합니다. 

소설을 쓴다는건 이상한 사람이 이상한 공간을 만나는 것입니다.


이상한 사람을 얻으면 소승이고 이상한 공간을 만나면 대승입니다.

대승에 이를 때 비로소 확장성, 보편성, 호환성을 얻어 무한복제가 됩니다. 


서부극이라면 이상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보통은 정의의 사나이가 악당을 죽이는데 서부극은 주인공이 악당입니다.


주인공이 악당이라고 영화가 되는건 물론 아닙니다.

게임의 룰을 바꾸어서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고수와 하수의 대결로 바꾸는 것이 이상한 공간입니다.

음악이든 영화든 그림이든 모두 관점을 바꾸는 단계와 토대를 바꾸는 단계가 있습니다.


관점을 바꾸면 불행도 행복이 되고, 미움도 사랑이 되는데

이건 법륜이나 혜민이 주구장창 주장하는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소승은 진짜가 아닙니다.

소승의 칼날을 함부로 휘두르면 사람이 다칩니다. 


소승적 깨달음은 깨달음의 맛을 살짝 본 거지요. 

불행은 행복이 아니고, 미움은 사랑이 아니며, 일베충은 인간이 아닙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임을 깨달아야 진짜입니다.

관점을 바꾸는 상대성은 깨달음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맛보기입니다.


양현석이나 박진영이나 이수만이나 이런 사람들은

음악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자들인데 말하자면 자기 캐릭터를 얻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단지 인물 캐릭터를 얻었을 뿐 공간의 캐릭터를 얻은 사람은 아닙니다.

공간의 캐릭터를 얻은 사람은 트렌드를 바꾸고, 유행을 바꾸고, 흐름을 바꿉니다. 


의도적으로 바꾸는 거에요. 

거기에는 대중들을 엿먹이려는 계산이 있습니다.


무리가 큰 길을 함께 가려면 질서가 있어야 하며

가끔 지구를 흔들어서 정신바짝 차리게 해줘야 한다는 거죠.


공유하는 토대를 흔들어버릴 수 있는 능력자들이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비법을 알아낸 사람은 캐릭터를 얻은 것이며


맛에 대한 판단기준을 바꾸는 사람들이 진짜입니다.

그래서 허니버터칩 '사실은 그게 바로 맛없는 것이야. 니들이 몰라서 그래' 하고 우기는 자 있죠.


맛에 대한 기준을 흔들지 못하면 미식가는 아니며

음악에 대한 기준을 흔들지 못하면 음악가는 아닙니다. 


구조론은 매뉴얼을 제공하므로 하라는대로 하면 됩니다. 

소설 작가는 못되어도 아는 독자는 될 수 있듯이.


[레벨:3]이은지

2015.01.19 (02:13:39)

허니버터칩이 기존 버터칩을 대체할수는 있겠지만 그여부도 불투명 하고 무엇보다도 허니버터칩에는 향이 부족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레벨:5]vandil

2015.01.07 (16:14:28)

감사합니다.


지방이라서, 회사에 매인 몸이라서 연구소 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시간내서 꼭 참석하고 싶습니다.

[레벨:5]yhy

2015.01.08 (02:54:41)

.

[레벨:5]vandil

2015.01.08 (12:08:37)

감사 합니다 ^^


근데 제가 수학적 지식이 없어서 인지는 몰라도

이해는 잘 못하겠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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