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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017 vote 0 2014.11.17 (19:28:03)

    

    하드웨어는 껍데기고 소프트웨어가 진짜다. 소프트웨어는 내가 누구를 만나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결정한다. 신과 나의 일대일 관계가 나의 존재를 규정한다. 


    내 안의 굳은 심지는 허상이고, 외부에 비친 나의 이미지를 내가 어떻게 진화시켜나가느냐가 진짜다. 외부의 물결이 끝없이 나를 흔들어댄다. 그 흔들리는 물결 위에서 어떻게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계속해 나가느냐가 내 인생의 미션이다. 그것이 내가 그려내는 삶이며, 내가 연주해야 할 '나'라는 이름이 붙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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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은 껍데기고 집과 집 사이의 길이 진짜다. 길은 전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쉬지 않고 뻗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의사결정을 요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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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다양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은 내부에 고유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내게 어떤 의사결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내부적으로 닫혀 있고 나의 개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나와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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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참견하려 할 때 존재는 갑자기 모습을 바꾸어 나의 뒤통수를 강타한다. 존재는 신기루처럼 허물어진다. 그리고 인간은 선택을 요구받는다. 이때 기능은 바깥에 있다. 기능이 내부에 있다고? 그것은 인간에게 선택을 요구하지 않는다. 개입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체적으로 완결되어 있으며 그대를 배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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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림길 앞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 할때 존재는 모습을 바꾼다. 존재는 속이 들어찬 만두가 아니다. 속은 비어있고 겉으로는 무수한 촉수를 가진다. 그 연결단자에 어떤 선을 연결할지는 그대의 의사결정할 몫이다. 파란 선을 연결하든지 빨간 선을 연결하든지에 따라 그대의 인생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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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것은 길이다. 길은 대칭을 이룬다. 앞과 뒤거나 위와 아래거나 빛과 어둠이거나 빠르고 느림이거나 반드시 대칭되어 있다. 그 대칭된 둘은 하나의 공간포지션과 시간포지션이다.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꿰뚫어보아야 한다. 진보와 보수든 남자와 여자든 강자와 약자든 부자와 빈자든 당신은 그 둘을 단 한 번의 스위치 조작으로 동시에 통제해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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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은 화살표와 같은 방향성을 가진다. 그 화살표의 각도를 어떻게 꺾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인생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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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화살표를 결정할 때 거기에 연동되어 다른 모든 화살표들이 동시에 결정된다. 답은 정해져 있다. 잎은 태양을 바라봐야 하고 가지는 지축을 바라보아야 한다. 당신의 화살표는 언제라도 지구에서 태양을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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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사이에 길이 있다. 그런데 길이 집이고 집은 허상이다. 길은 전부 연결되어 있다. 나침반의 한쪽 바늘은 태양을 가리키고 다른쪽 바늘은 지구를 가리킨다. 하나는 높은 음을 가리키고 하나는 낮은 음을 가리킨다. 낮은 음은 동료와 팀을 이루고 높은 음은 현재의 위치를 특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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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과 양은 반대쪽에 마주보고 있지 않다. 그것은 본래 한 몸뚱이의 것이며 방향을 틀때만 한쪽을 전진시킨다. 하나는 공간의 정이고 하나는 시간의 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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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뚱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의지하는 의사결정의 지렛대일 뿐이다. 마음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의지하는 선택의 길잡이일 뿐이다. 그것은 나무의 심과 같이 그대 안에 퇴적된 찌꺼기에 불과하다. 오직 의사결정만이 진실하다. 그 의사결정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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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어떤 판단을 했다면 바로 그것이 당신이다. 몸은 그대가 의지하는 지팡이일 뿐이며 마음은 그대가 꼬불쳐둔 과거의 먼지 쌓인 메모장일 뿐이다. 몸도 마음도 그대가 아니며 그대의 부단한 전진만이 진실한 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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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은 모두 연결되어 있으므로 결국 신과 진리에 이른다. 신과 나가 콤파스의 두 다리를 이루어 의사결정한다. 그리고 다시 본래의 하나로 돌아간다. 당신은 신에게서 뻗어나온 콤파스의 한쪽 다리다. 틀렸다. 그것은 당신이 쓰고버린 버린 찌꺼기다. 그것은 퇴적된 연탄재와 같다. 당신의 오래된 흔적이다. 당신은 이미 전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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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북이 아니고 북소리도 아니고 연주다. 육체는 지팡이와 같고 마음은 메모장과 같다. 어느 쪽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 오직 진리의 호흡 속에 존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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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자는 지휘자를 바라볼 때 마음이 편해집니다. 개미집 속의 미로를 헤메지 말고 지구에서 태양까지 일직선으로 바라보십시오. 내가 앉아야 할 자리를 알고, 내가 들어야 할 악기를 알고, 내가 연주해야 할 악보를 찾으면 마음은 편해집니다. 덧씌어지고 밑줄그어져 어수선한 메모장이 깨끗하게 정리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탈춤

2014.11.17 (19:47:13)

참으로 그렇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7]오리

2014.11.17 (23:58:25)

북도 아니고 북소리도 아니었군요.

[레벨:3]파워구조

2014.11.23 (00:37:10)

마음도 아니었고 몸도 아니었다니...

선택과 결정 그 자체가 바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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