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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2]이상우
read 2189 vote 0 2014.11.13 (23:07:45)

말빠르고 더듬고, 기억력 나쁘고, 다혈질에다 정리 잘 못하는 내가 학교에서 상담업무를 맡는것은 참 아이러니다. 하긴 말하기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고, 오지랖 넓고 갈등해결에 관심이 많고, 형제중 샌드위치인 둘째고, 친구들보다 위아래 사람들과 더 친한 것이 내 성격인데다 세상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고 교직도 법학전공후 시험 세 번 떨어지고 초등교사되었으니 초등에서 말하는 다양한 경험이란 요소는 갖춘 듯 하다.

요즘 학교에서 또래 상담 정착노력중이다. 순회상담 선생님이 8명, 내가 10명을 훈련시켰다. 오늘은 그저께 운동장에서 축구한사가 싸운 3,4학년 아이들 상담을 또래 상담자 4명이 함께 한 가운데 20분간 진행하였다. 내가 시범을 보이고 또래 상담자 애들도 몇 마디 거들었다. 3학년 아이는 느낌을 알고 표현하는 것이 부족하고 상대방 느낌은 더더욱 몰랐다. 자기 느낌도 모르니 상대방 마음은 더욱 모를 것이다. 추후 또래 상담자와 느낌찾기 놀이를 하면 좀 나아질 것 같다. 훈련받은 아이 대부분이 6학년이라서 내년에 우리학교에 와서 봉사하라고 할 예정이다. 중학교 가서도 또래 상담을 계속 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추가 훈련도 하고 말이다. 현재 담임교사와 인성부장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애들이 아이 눈높이로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수능일이라서 그런지 2년전 제자들이 찾아왔다.한 녀석은 수학을 잘하는 아이이고, 다른 아이는 축구를 정말 잘한다. 전에도 약속했지만, 대학가면 방과후나 방학때 애들 공부가르쳐 주거나 축구교실해주기로 이미 약속했었고 다시 한 번 확인도장 꾹!

나도 몇년뒤 만기가 되어 떠나도 다시 우리 학교로 돌아올 것이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학교를 바꿀 것이다. 물론 나혼자는 안된다. 이미 5명이 있다. 제일 처음 우리 학교 바꾸기를 시작한 1호 선생님은 다른 학교에 갔다가 다시 오신지 2년째다. 2호는 3년 근무하시고 지역만기로 다른 학교 가셨는데 1년 뒤면 다시 돌아온다. 난 3호고 인성부장으로 3년째학부모교육 소모임, 학폭중재 및 상담, 스포츠클럽 축구부를 맡고 있다. 4,5호 선생님들은 올해 오셨는데 내공이 장난이 아니라서 나도 많이 배우고 있다. 우리학교 현실에 대한 날카로온 문제의식과 분석, 체험학습에 대한 식견과 실제적인 노하우, 교육의 본질적 영역을 교육과정으로 녹여내고, 학교 시스템을 서서히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조직해 내며 우리 학교 교육의 방항을 제시하는 것을 보면 감탄스러울 정도다. 각자 자기 영역에서 주특기를 발휘하면서 팀케미도 자연스럽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함께 나누며 툭툭 튀어나오는 신선한 아이디어는 놀라울 따름이다. 대안을 고르는 재미가 있다.

우리학교 4년 근무하시고 내년에 광교로 이사가시는 신우회 선생님이 평하기를 우리 학교가 참 많이 달라졌다고 말씀하신다. 교통편만 아니면 안가실텐데... 올해 업무가 방과후 부장이셨는데 업무가 힘들지 않다며 표정도 참 밝으시다.

앞으로도 우리학교 6호, 7호, 8호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지속가능한 교육이 아니면 하지를 않을 것이다. 학급차원을 넘어 전학년, 지역차원으로 발전해야 학교 변화의 희망이 있다. 혁신학교 아니고도 혁신할 수 있다.

우리 학교에 오고 싶은 많은 분들, 연락주시라. 아직 실현된 바 없는 도시빈민형 초등학교 성공모델을 창출할 역사의 주역이 되실테니까.

프로필 이미지 [레벨:11]탈춤

2014.11.14 (00:04:47)

대단하시네요.

5호까지 도달하기가 어렵지

이제 팀이 구성되었으니 10호 20호 가는건 일이 아니겠네요

복받은 학생들입니다. 이상우샘 화이팅

새로운 역사를 써 가시길~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4.11.14 (09:20:51)

상우샘의 상담이론과 사례를 모아 책 한 권 쓰시오.

그러면 전국에서 천명의 추종자가 바로 몰릴 텐데..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11.14 (10:19:09)

천 명은 좀 짠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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