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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7]SimplyRed
read 2882 vote 0 2014.09.15 (01:57:53)

예전에 '눈빛'에 관한 동렬님의 댓글에서 사람의 얼굴이나 표정도 어떤 포지션에 있느냐하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는 결국에는 얼굴마저도 바뀐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요.
(뭐를 검색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최성봉님 눈빛에 대한 댓글을 보고 '눈빛'에 관한 걸 검색해보았습니다.)
진짜라면 어떤 눈빛을 띈다.

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9.15 (11:42:20)

이런건 이야기하자면 길어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상을 보고 판단할줄 모르는 판에 

제가 구태여 말해봤자 오히려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야 10년 이상 밑바닥 인간들을 경험해봐서 그런게 중요한데

차우님처럼 외국에서 노숙한다든가 하면 눈으로 굉장히 많은 의사소통을 합니다.

범죄자, 양아치, 정신병자, 머저리, 불량배 이런 사람들과 부닥칠 일 없는 


보통사람들에게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라고 봅니다.

제가 말하고싶었던 것은 특히 지식인들이 자신을 약자로 규정하고 

하층민들에게 겁을 집어먹는 퇴행행동을 하더라는 거죠. 


지식인을 폭력배들 있는 감방에 집어넣어 놓으면 실컷 두들겨 맞고 나올 거.

근데 진짜 지식인이라면 도리어 그들을 휘어잡고 왕노릇 하며 교화하고 나와야 합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지식인은 자신이 강자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항소장 쓰는데 몇 마디만 얹어줘도 형님 하면서 숭배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SimplyRed

2014.09.16 (01:33:39)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 리더가 되는 자는 혼자만 눈 뜬 의사의 아내란 말이군요. 실명된 자들의 더듬거리며 불편한 행동들도 그녀에겐 없을 것이고, 그들 안에서 그녀의 행동이나 결정은 어찌보면 어떤 범위로 좁혀져 있기도 하겠구요.
만약 눈뜬 자가 더 있다면, 그들이 서로 알아보는 것은 당연할테지만..

신이 세팅한 세상이 있고 그 세상을 한 눈에 꿰어 보는 사람이 진짜 지식인이고, 바로 눈먼자들 가운데 그녀라는 말씀이시죠?

그럼 왜 신은 그녀의 눈만 앗아가지 않은거죠?
그녀만 눈을 뜨게 한 이유가 있나요?
그녀의 눈만 떠있고 나머지는 모조리 눈이 멀은 것자체가 신의 어떤 모습인건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9.16 (11:57:53)

원래는 다들 눈을 뜨고 있었는데

세상에 보는 눈이 넘 많으니까 피곤하다고 눈을 감아버린 거죠.

눈이 퇴화해버린 현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09.15 (14:25:39)

생각이 눈빛을 만드는게 아니라, 관점 즉 자신이 어떤 포지션에 서있는가에 따라 눈빛, 말빛, 행동 등이 달라지죠. 눈빛만 바꾸는게 될리가 없죠.

세상에 대칭하여 등지느냐, 세상과 친구 먹고 세를 이루어 나아가느냐의 차이입니다.

엄마나 애인, 친구의 눈빛과 적의 눈빛이 같을리 없죠.
[레벨:3]파워구조

2014.09.16 (07:39:19)

차우님 외국에서 노숙하실 때 경험하셨던 눈빛 이야기 더 궁금해집니다 *.*

[레벨:15]르페

2014.09.15 (19:42:34)

당당하고 떳떳하고 자신만만하고 선량한 눈빛과

부끄럽고 음침하고 비굴하고 사악한 눈빛 사이에 무수한 눈빛과 표정들이 있죠.

이런건 아이들이 금방 눈치채더군요.

[레벨:1]사계절

2014.09.16 (11:42:36)

기억에 남는 눈빛

80 뉴욕, 레이건의 복지삭감으로 하루아침에 뉴욕 전역에 거지가 넘치던 시절, 푼돈 노리는 택시강도가 득시글 대던 시절, 매일 강도당하고 총맞아 죽은 택시기사 이야기가 신문에 실리던 시절, 이민 초기 생업으로 시작한 뉴욕 옐로캡 운전, 밤에 운전하는 것이 낮보다는 돈이 되는 관계로 (낮에는 맨해튼의 교통체증이 너무 심해서 움직일 수가 없음) 어쩔수 없이 야간 택시를 몰고 다녔는데, 놈의 택시 강도를 어떻게 피하나 또는 어떻게 막을수 있나가 매일의 걱정거리였죠. 그래서 보통 택시기사들은 8시이후에는 흑인들을 태워주지 않았죠.

그러나 어쩔수 없이 8 이후 흑인이라도 태워야 되는 때가 있는데, 장사 안되면 물불 안가리게 되죠, 사납금 맞추고 그날 인건비는 가져가야 되니까.

택시 강도들의 기본특징은 우선 안전한 장소로 일차 행선지를 정하고 (처음부터 할렘이나 으슥한 뒷골목 행선지를 대면  어떤 이유를 대서건 못간고 하죠, 승차거부는 법으로 금지되어있으니까.), 일차 행선지 가까이 가면 도중에 어떤 이유를 대면서 행선지 변경을 하죠, 조금더 으슥한 곳으로, 그리고 보통 한번더 행선지 변경을 하죠, 마지막 장소로. 그때는 당근이 들어오는데-  팁을 듬뿍 줄테니 걱정마라 등등.

다른 운전기사들의 사례를 듣고 참고해서 준비한 것은 눈마주치기와 말걸기, 행선지 변경하면 무조건 하차시키기 (돈안받고),

드디어 나에게도 그날이 왔죠, 한참 운전하고 있는데 뒷덜미가 간질간질해서 백미러를 힐끔 쳐다보고는 오줌을 지릴뻔.

그놈의 눈빛, 터질듯 긴장이 가득담긴, 가장 완벽한 사격 순간을 기다리는듯한 사냥꾼의 모습, 순간 그놈이다 하는 느낌 또는 온몸으로 그냥 느껴지는 뒷자리 그놈의 긴장. 밤이고 까만 얼굴이라 그냥 눈빛만 비치던 백미러.

 

시간이 흘러 2003 와싱턴 디시, 9/11 다니던 회사가 망해서 뉴욕에서  메릴랜드로 이사함.

와싱턴 디시외곽에서 잠시 음식장사를 할때 ( 캐라아웃이라고 , 아침 점심을 팔았음).

하루는 권총강도가 들이닥쳤는데, 복면쓰고 권총을 카운터 너머로 겨뉴는 순간, 이녀석 이구나 하는 생각, 단골중에 하나.

누군지 바로 알아보겠는데, 그냥 익숙한 눈빛 눈앞의 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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