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로 B를 쳤을 때 결과는 다섯가지로 나타난다. 첫째 내가 깨지고 상대는 아무런 피해가 없는 경우, 둘째 상대의 표면에 조금 흠집이 나지만 핵심은 멀쩡한 경우, 셋째 상대가 정확히 타격을 받지만 오뚝이처럼 되돌아오는 경우, 넷째 정확히 타격이 전해지지만 상대가 떠밀려서 움직여가는 경우, 다섯째 상대방에게 타격이 정확히 전해져서 내가 원하는대로 상대가 깨지는 경우다.
◎ 질.. 내가 도리어 깨진다. 질의 문제는 질로 해결하고, 입자의 문제는 입자로 해결하고, 힘의 문제는 힘으로 해결하고, 운동의 문제는 운동으로 해결하고, 양의 문제는 양으로 해결한다. 단 우선순위를 지켜야 한다. 질의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 대개 이 순서를 틀려서 초반에 조금 효과가 있는 듯 하다가 결국 도로 원위치 되고 마는 것이 안철수 정치의 실패, 이명박 경제의 실패다. 질은 말 그대로 질을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대가 쇠면 나도 쇠로 맞서야 내가 도리어 깨지는 일이 없다. 입자는 상대의 형편을 살펴보고 정확하게 머리를 노려 치는 것이다. 힘은 상대방에게 정확히 힘이 전달되지만 힘의 방향이 바뀌므로 공간의 방향을 보고 쳐야 한다. 운동은 힘이 정확히 전달되지만 상대방이 얻어맞고 그대로 도주하므로 시간의 순서를 헤아려야 한다. 양은 정확히 목표를 달성하지만 목표량을 채우려면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한다. 당구공을 쳤는데 공은 멀쩡하고 큐대가 부러지는 경우가 질이다. 삑사리가 나서 공의 중심을 맞추지 못하면 입자다. 정확히 중심을 맞췄는데 방향이 틀려서 테이블을 맞고 원위치로 되돌아오면 힘이다. 방향까지 정확히 맞췄는데 공이 굴러가는 도중에 뭔가 잘못되면 운동이다. 정확히 쳐서 성공했는데 같은 일을 한번 더 반복해야 하면 양이다. 당구든 축구든 게임의 규칙을 잘 만들어놨으므로 치라는 대로 치고, 차라는 대로 차면 되지만,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실패들은 대부분 질의 문제다. 상대가 김태희인데 내가 옥동자라면 유리로 다이아몬드를 치는 식이라서 실패다. 당연히 내가 깨진다. 이는 질이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에서 일어나는 황당사건들은 거의 이 문제다. 고졸 남자가 대졸 여자에게 청혼한다면 질의 문제에 가로막히는 것이다. 질이 해결되면 입자로, 입자가 해결되면 힘으로, 힘으로 해결되면 운동으로, 운동으로 해결될 때는 양으로 가는 거다. 사회의 현실은 어떤가? 무작정 양을 늘리라고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남들은 7시간 잘 때 4시간만 자고 공부하라는 식이다. 이는 후진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선진국이 질을 맡고 양을 후진국에 떠넘기므로 후진국은 양으로 해결해야 한다. 아이폰을 만들어도 질의 문제는 애플 본사가 해결하고 양의 문제는 중국 하청공장에 떠넘긴다. 그러므로 후진국은 범 국가적으로 양에 매달려 있다. 인생의 진짜 승부는 질에서 난다. 질을 훈련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지금 양으로 해결되는 문제를 하고 있다면 당신은 남의 부하로 고용되어 있다. 무작정 질로 해결하라는 것이 아니다. 양으로 할 때는 양으로 하는게 맞다. 그런데 양으로 해야하는 상황이면 남들이 이미 질, 입자, 힘, 운동을 해먹고 남은 찌꺼기를 먹고 있는 경우다. 옥동자라도 김태희를 넘봐야 선진국이다. 구조론을 이해한다는 것은 사건 안에서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우선순위를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구조론은 세부적으로 깊이 들어가면 매우 어려워진다. 그러나 간단히 이 정도만 알아도 실생활에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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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렬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