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387 vote 0 2014.08.24 (21:29:19)

    문제해결의 우선과제는 문제단위의 규정이다. 그것이 개인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 인류 차원의 문제인가다. 가급적 높은 단위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확인되는 것은 대개 문제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문제삼는 주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는 상부구조가 원초적으로 잘못된 상태에서 낮은 단계에 집착하는 것이다.


    차가 가지 않는다면 차가 문제일까? 한 번이면 차가 문제지만 반복되면 운전사가 문제다. 문제를 문제로 보는게 문제인 경우가 많다. 데모로 사회가 어수선해도 사실은 그게 활력있는 사회다. 불의에 침묵하면 겉으로는 질서있게 보여도 골병든 사회다. 상부구조를 보는 동적균형의 관점을 얻어야 한다.


    문제가 없는 상태가 정이면 문제가 발생한 상태는 동이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고 존재는 원래 동이다. 동의 호흡이 정상적인 상태이며 정은 존재가 죽은 것이다. 언제라도 활발한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


    무엇인가? 방향성이다. 위를 보는가 아래를 보는가다. 정답은 위를 보는 것이다. 언제라도 윗물이 맑아야 한다. 진정한 문제의 해결은 아래에서 불을 끄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불씨를 살려가는 것이다.


    무조건 에너지의 입력측을 제어해야 한다. 그런데 제어하려면 에너지를 일부 남겨두어야 한다. 살려서 달고가야 한다. 이 관점으로 세상을 상대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 불피우기 – 살아있는 동의 상태를 이어간다.
    ◎ 불끄기 – 찬물을 끼얹어 정의 상태로 바꾼다.


    궂은 날씨에 모박불을 피워보면 알게 된다. 사실 쉽지 않다. 먼저 부싯깃에 작은 불을 붙인 다음 조금씩 큰 단위로 옮겨가야 한다. 이때 단위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단위마다 밸런스가 있다.


    먼저 성냥개비의 불을 마른 쑥이나 종이에 붙이고, 다음 낙엽과 잔가지에 붙이고, 다음 장작에 붙이는 순서로 점진적으로 갈아타야 한다. 1단계 성냥개비, 2단계 불쏘시개, 3단계 잔가지, 4단계 장작, 5단계 솥단지의 순서로 제어를 반복해야 한다.


    사회의 진보가 점진적으로 향상되는 사선형 진보가 아니라 단계를 밟아가는 계단형 진보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동적균형은 상당한 불균형을 수반한 아슬아슬한 균형, 곧 불균형의 균형이다. 피겨스케이트와 같다.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기계적 중립이 아니라 때로는 이쪽을 편들고 때로는 저쪽을 편들어주는 인간적인 균형이다. 피겨 스케이트 선수는 발을 바꿀때마다 균형점을 바꾼다. 진보는 역사적 사건이 있을때마다 판단기준을 바꾼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70년대 기준을 지금 들이대면 곤란하다.


    ◎ 사선형 진보 – 상대와 나는 일정한 비례로 대응한다.
    ◎ 계단형 진보 – 낚시꾼처럼 풀었다가 조이기를 반복한다.


    동적균형이 정답이다. 장작이 굳세고 불씨가 약하면 불은 꺼진다. 장작이 약하고 불씨가 강하면 금방 타버려서 결국 꺼진다. 성냥개비의 불을 부싯깃으로 옮기기 전에 성냥개비가 다 타버리면 곤란하다.


    장작에 불을 붙일 때는 내부의 목탄개스가 빠져나올때까지 10분 정도의 대기시간이 필요하다. 단번에 불을 붙이려고 하면 나무껍질만 타고 불이 꺼진다. 장작을 태우는 것은 목재를 태우는게 아니라 목탄개스를 태우는 것이다.


    장작을 하단부에서 가열하고 빠져나온 목탄개스를 상단에 모아 태우면 좋은 화력을 얻을 수 있다. 정밀한 단계적 제어가 필요하다. 낚시를 해도 포인트잡기, 떡밥 깔기, 미끼쓰기, 낚아채기, 밀당하기의 단계적 제어가 필요하며 이 중에서 한 단계를 잘못해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레벨:3]파워구조

2014.08.28 (14:27:28)

'정중동 동중정'이란 말이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조였다 풀었다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17800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updateimage 7 김동렬 2024-06-12 950
2959 의사결정학이 새로 나왔습니다. image 19 김동렬 2014-10-07 7767
2958 지적설계설의 아이러니 김동렬 2014-10-05 6266
2957 아멜리 노통브의 착각 image 3 김동렬 2014-10-01 9824
2956 점 선 면 입체 그리고 차원 1 김동렬 2014-09-30 8456
2955 오컴의 면도날 13 김동렬 2014-09-29 8380
2954 열역학 법칙이란 무엇인가? 4 김동렬 2014-09-26 7273
2953 첫 번째 패는 바꿔야 한다 5 김동렬 2014-09-25 11853
2952 자전거 여행 image 2 김동렬 2014-09-25 6671
2951 믿음의 문제 image 1 김동렬 2014-09-24 6701
2950 이야기의 5단계 3 김동렬 2014-09-22 7731
2949 진화란 무엇인가? 3 김동렬 2014-09-22 6094
2948 글쓰기는 캐릭터가 9할이다 1 김동렬 2014-09-21 8006
2947 시는 이백처럼 써라 5 김동렬 2014-09-19 8002
2946 하드보일드식 글쓰기 7 김동렬 2014-09-18 8959
2945 자기 생각을 쓰지 마라 6 김동렬 2014-09-17 8437
2944 글을 잘 쓰는 방법 8 김동렬 2014-09-16 10434
2943 자연법칙의 이해 2 김동렬 2014-09-15 6071
2942 열역학과 구조론 2 김동렬 2014-09-13 6026
2941 몇 가지 이야기 5 김동렬 2014-09-12 7221
2940 구조론의 법칙 김동렬 2014-09-11 6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