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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5600 vote 0 2002.10.15 (11:31:34)

다른 사람이라면 이런 말 안한다. 김근태는 개혁세력, 재야 양심세력의 대표를 자임해 왔다. 실제로 386 초선의원, 쇄신연대 등은 김근태의 영향권 하에 있다.

말하자면 그는 자신의 계보를 가진 보스이다.(혹은 계보 비슷한 조직) 그가 보스의 입장에서 계보정치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간 김근태가 보여준 수상쩍은 행보의 비밀이 드러났다. 그는 몽당의 영입제의를 받고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 배신이다.

물론 김근태는 변명할 것이다. 실은 후보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말은 갖다붙이기 나름이다. 본질을 봐야한다.

그가 성공해서 몽준이 민주당에 백기투항 했다면 김근태의 위상이 올라갔을 것이다. 나 또한 찬사를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가 애들 장난인가? 우리가 세 살 먹은 애들인가?

알 거 다 아는 우리가 아닌가? 가혹한 응징이 있어야 한다. 그는 또다시 실패했다. 저간의 사정을 알지 못하는 바 아니나 실패한 자에게는 책임을 물을 뿐이다.

정치는 전쟁이다. 전투에서 지휘권을 가진 장수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실패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보선을 책임졌던 그가 보궐선거 후 던진 말은 "김근태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보스 김근태가 자기 계보의 식구들을 먹여살리는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민련의 김종필이 식구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온갖 욕을 먹어가면서 구차한 처세술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어느 사이에 그는 썩은 계보정치의 구태를 답습하여 자기 계보를 만들고 계보의 보스가 되어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욕도 먹고 더런 짓도 마다하지 않는 그런 자가 되어버렸다.

보스의 입장에서 식구들을 먹여 살릴 수만 있다면 몽당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는 그런 인간이 되어버렸다. 즉 그는 완벽하게 썩어버린 것이다.

인물 귀하다. 키워줄 때는 키워주어야 한다. 그러나 키워줘도 밥값을 못할 때는 잘라야 한다. 그가 계보를 거느리고 있다면 싹부터 잘라야 한다.

지금은 김근태를 타격할 때이다. 노무현의 개혁팀에 386초선들이 참여안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잘라야 한다. 보스 김근태가 썩으면 386 초선의원 전부가 썩기 때문에 그러하다. 얼마 안되는 이나라 양심세력의 100년 앞을 내다본다면 더욱 그러하다.




덧글..
지금 민주당에 노무현 편으로 남은 사람들은 주로 법조인출신입니다. 신기남 천정배 추미애 이런 사람들인데 변호사 출신이 많습니다.

뭐냐하면 운동권 출신들이 더 계보정치에 익숙하다는 겁니다. 그들이 더 학연 지연으로 똘똘 뭉쳐 있어요. 그들이 먼저 배신하더라는 겁니다.

간단합니다.

운동권 출신들이 제일 빨리 썩고, 제일 빨리 배신하고, 제일 계보정치 잘하고 김근태하고 쑥덕쑥덕 하며 자기들 살길 찾아 미꾸라지처럼 구녕을 파고 있다.

법조인들이 그나마 노무현을 지키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것이 이 시대 지금 이 상황의 진실입니다.

운동권 출신들이 운동하면서 배운게 뭐겠어요? 맨날 당파성 운운하며 편가르고 껌붙고 찐드기 붙고 더러운 짓거리나 배웠죠.

운동권의 순수? 옛날에 사라졌습니다. 그들만큼 교활한 세력은 많지 않을 겁니다.

변호사나 전문직들은 국회의원 떨어지면 또 변호사 하고 전문직 해서 먹고살면 되지면, 운동권들은 떨어지면 그뿐 먹고 살 방법이 없으니까 썩은 짓을 하는 겁니다. 생리가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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