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아래 제가 쓴 글에 


http://gujoron.com/xe/freeboard/482698


선생님께서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


자기를 객관화 시키는 단계도 거쳐야 하지만

운전자는 자신에 자동차를 포함시킬 뿐 아니라 도로까지 포함시켜야 합니다.


주체를 대상화하여 3인칭으로 보는 것은 진정한 깨달음이 아닙니다.

근데 일단 관점의 존재를 발견해야 하므로 자기를 객관화 하는 훈련은 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과의 일대일을 만들어야 합니다. 

다시 그 일대일을 극복하는 진정한 1인칭 시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


[신과의 일대일]이라는 표현을 써주셨는데, 

종교를 싫어하는 제게는 이 표현이 참 알쏭달쏭하게 느껴졌습니다. 

신과의 일대일이란 무엇일까. 

신은 무엇일까. 

신은 과연 존재하는 걸까. 


며칠 동안 이 고민을 노트에 적어놓고 고민하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동렬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혹시  

신 대신, 

계급

제도


권력...

이런 근대적 개념들로 대치해도 괜찮겠구나. 


싶었습니다. 

이런 것들과의 일대일이란, 

훨씬 신나게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 




김동렬 선생님 댓글에 감사드리며 ~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6.04 (22:45:07)

이 부분을 논하려면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절대의 허무주의를 찍고 와야 합니다. 

이거 인정 안 하는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양주가 일찍이 갈파한 바 

내 몸의 터럭 하나를 뽑아서 천하에 이익이 된다해도 마침내 그 터럭을 뽑지 않겠다.


이런 정도의 기개가 있어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달마를 만나면 달마를 베고


신을 만나면 신을 죽이고 본론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양주의 위아설은 바로 박살이 나는데, 


터럭을 안 뽑다가 몰매맞아죽는 거죠. 

어쭈 이것이 아직 멍성말이 매서운 맛을 모르는구나.


터럭을 안 뽑는 이유는 나를 보존하려는 것인데 

그렇게 까불다가 나를 보존하기는 커녕 멍석말이나 당하죠.


노자의 무아설은 양주처럼 섣불리 나를 내세우다가 몰매맞지 말고 

오히려 나대지 말고 나를 뒤로 은근히 감추는 것이


도리어 그 터럭 하나를 약탈당하지 않고 

멍석말이 당하지 않고 보존하는 길이다 하는 가르침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의사결정은 시작되는 겁니다.

그럼 이 괴상한 논의를 불필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뭔가?


1) 영혼설.. 너 그러다가 지옥가는 수 있다.

2) 이성설.. 칸트가 기독교의 영혼설을 슬쩍 변조한 거.

3) 권력의지설.. 영혼이고 이성이고 다 부정된 상태에서 인간 안에서 찾아보는 거.

4) 실존설.. 인간 안에만 말고 사회관계 안에서 찾아보는 거. 

5) 위아설/무아설.. 사회를 넘어 우주까지 가서 신과의 정면대결.


나의 의사결정권리를 무엇으로부터 도출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그냥 영혼이 있다, 천국에 좋은 자리 알아봐놨다고 하면 


간단히 해결되겠지만 그 영혼이 부정될 때

이성설>권력의지설>실존설>위아무아설로 진화하는데


여기서 사고의 범위가 점점 확장된다는데 주목하십시오.

칸트의 이성설은 그냥 내 안에 영혼의 대체재가 있다는 구라고


권력의지는 의사결정권의 포착을 나를 중심으로 사회적으로 확대한 거, 

실존설은 반대로 나를 배제하고 사회 안에서 찾아보는 거.


까뮈의 이방인은 니체와 달리 나를 제거했을 때 사회의 권력의지가 포착된 거죠.

노자가 위아설을 무아설로 바꾸듯이 니체의 권력의지를 까뮈의 허무의지로 바꿔버린거.


위아설과 무아설은 근본이 같은 건데 권력의지를 인류문명 단위로 확대한 거

즉 인간의 의사결정권의 궁극적인 출처가 어디냐지요.


신과의 일대일 개념은 여기서 

영혼>이성>권력의지>실존>위아가 갈수록 의사결정단위가 커지는 만큼


거꾸로 가장 큰 범위에서 좁혀오는 방법으로 탐색해야 답이 찾아진다는 것입니다.

나 개인에서 이웃, 사회, 세계로 확대해가면 답을 찾을 수 없어요.


그 경우는 순수한 허무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댑니다.

그 반대로 세계, 사회, 이웃, 나, 나 안의 의사결정으로 좁혀오면


뚜렷한 인간의 행위동기가 포착됩니다.

말하자면 영혼? 이성? 조까고 있네 구라치지 마!


우주의 권력의지가 먼저 있고 그것이 사회의 권력의지로 전개하며

사회의 권력의지가 개인의 권력의지로 좁혀지는 것이며


그것이 이성도 되고 영혼도 되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나의 권력의지는 노자의 무아설을 받아들여 나 안에 없고


우주의 권력의지, 신의 권력의지가 내게로 넘어왔다는 겁니다.

그러려면 신을 때려죽여야 하는데 그래서 일대일입니다.




[레벨:10]다원이

2014.06.04 (23:04:04)

많이 배움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1912 순실이와 챗봇 알렉사(by Amazon) 챠우 2017-05-01 2462
1911 과거와 미래는 현재다. image 1 아란도 2014-06-09 2462
1910 <우리반 교실에 다른 반 애들이 들어오면 안될까?> 이상우 2015-06-01 2461
1909 Light space studios image 2 카르마 2012-05-21 2461
1908 끝까지 누군가를 신뢰하는 눈빛 2 눈내리는 마을 2012-06-08 2461
1907 문재인과 함께 대통령의 길을 걷다. image 1 양을 쫓는 모험 2012-05-03 2460
1906 한일 소비자 물가 비교. 3 챠우 2014-12-12 2457
1905 이명박을 생각한다 16 - 서울구치소 FC 버전2.0 image 3 수원나그네 2017-04-02 2456
1904 헬렌 켈러의 깨달음 4 챠우 2019-06-12 2455
1903 좋은 세상이우.. 2 아제 2017-05-13 2454
1902 구조론 목요 열린방송(분당) image ahmoo 2017-07-06 2453
1901 달이 뜨다(달뜨) 폭탄돌리기(전달하기) 1 6 포룡조 2012-11-02 2453
1900 못 보는 것인가, 안 보는 것인가? 2 스타더스트 2011-02-08 2452
1899 끌림이 아니라, 결핍이다 5 눈마 2019-03-28 2451
1898 페북 효과 단상 1 image 아란도 2015-04-13 2451
» 김동렬 선생님의 댓글을 곰곰하게 생각해보다가 갑자기, 2 파워구조 2014-06-04 2450
1896 노벨물리학상도 모자라다 정청와 2011-12-19 2451
1895 점수는 망가진다. 아제 2012-11-23 2450
1894 소말리아.. 2 아제 2011-01-21 2450
1893 안철수를_지지하는_한국남자의_욕망과_로망 아란도 2017-04-16 2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