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2774 vote 0 2002.10.09 (15:49:26)

선거만 끝나면 지역감정이 여전하다고 떠들면서도
누구도 그 괴물같은 지역감정을 시원하게 설명해주지 않더군요
왜 사람들이 지역감정에 휩쓸려 투표하고 그것이 그들에게 무슨 이익이 있다는 겁니까?
지역감정으로 이익을 볼 사람이 3500만 유권자 중에 1%인 35만이나 되겠습니까?
35만이라 치고 그 1%가 나머지 99%를 선동해서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말인가요?
전 도저히 이정도로의 설명으론 이해가 안가는데
더 이상의 지역감정에 대한 이해나 분석은 없습니다(제가 못찾았을 수도 있겠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적들과 싸울려면 지역감정이 뭔지 명쾌하게 분석하고
대비를 해야 하는데 아군도 지역감정을 핑계거리로만 이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연합군인 민주당도 지역감정에 자유롭지 못해서 일까요

통계자료를 보면 지역감정에 빠진 사람일수록 학력이나 지위 재산은 낮고 연령은 높습니다
이게 지역감정을 푸는 실마리 아닌가요
소외받는 사람일 수록 지역감정에 매몰됩니다
돈이 없어 별다른 유흥거리도 없고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도 없으며
미디어에서도 거의 언급이 없는 가난하고 늙은 사람들에겐
일년에 두어번 열리는 선거가 그동안 소외의 한풀이 용도인 신나는 게임이라는 겁니다
길거리의 고단해 보이던 아줌마 아저씨 할아버지들의 얼굴이
선거 때만 되면 "무조건 1번"을 외치며 초롱초롱해지고
저녁 개표방송을 밤새 지켜보고도 아침에 피곤한 기색없이
하루종일 전날 선거 얘기로 끝이 없습니다
소외받다가 선거 때면 자신들의 투표가 정치판을 좌우하는 결과를 지켜보고 놀라고 흐믓해하고
자신들을 냉대하던 젊고 똑똑한 사람들이 절망해 하는 모습을 그렇게 고소해하는 모습들
이게 소외에 대한 복수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들은 자기 이익을 따져볼만큼 영악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소외받은 자들이 사회에 자신을 드러낼수 있는 기회는 선거뿐입니다
선거는 소외받은 자를 위안해 주는 잔치가 되벼렸습니다
그렇게 인기있던 롯데자이언츠가 부산에서 인기가 시들해진건
정치가 스포츠가 할 일을 해버려서 그런거 아닐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투표가 소외받은 자들의 잔치가 되버린 상황을 바로 잡을려면 무얼 해야합니까
김대중처럼 그 지역구도를 역이용해서 민주세력의 집권을 도와야 할까요
노무현이가 또 그런 방법으로 성공할 수있을까요 지금으로선 불가능해보이는데요
그들의 소외감을 위안해주는 방법은 어떨까요
박정희 기념관을 세우자는 것도 괜찮을거고요(이건 고정표가 다져졌을때 해야겠지요)
그들의 이름과 과거를 자주 이야기 해주고 도닥거리는 것도 괜찮잖습니까
노인이나 소외당한 사람들을 위한 공약 백개보다
그들의 마음을 살살 간질러 주는 태도와 말씀씀이
지금 부터라도 연구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저 고개나 꾸벅이고 입에 바른 소리 잘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민주당 경선때 장인이 빨갱이라는 소리에 심금을 울리는 소리로 맞받아쳤던거 있잖습니까
노인네들 가슴에 팍 꼿히는 소리를 해주면 최소한 표는 못가져와도
한나라표 결집은 막을수 있지 않을까요

전 지역감정이 소외받은 자들의 한풀이라고 생각하는데
동렬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야에 교류가 있으신걸로 아는데
그들중에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지
아니면 이와 같은 생각을 다 알고는 있지만
그런 분석이 현실을 해결하는데 별 도움이 안되서 그런건지
알고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819 구조론 동영상 1 김동렬 2010-03-22 196721
6818 LK99 과학 사기단 image 김동렬 2023-08-07 71239
6817 진보와 보수 2 김동렬 2013-07-18 58390
6816 진화에서 진보로 3 김동렬 2013-12-03 58301
6815 '돈오'와 구조론 image 2 김동렬 2013-01-17 56225
6814 소통의 이유 image 4 김동렬 2012-01-19 55578
6813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image 13 김동렬 2013-08-15 55154
6812 관계를 창의하라 image 1 김동렬 2012-10-29 48801
6811 답 - 이태리가구와 북유럽가구 image 8 김동렬 2013-01-04 45663
6810 독자 제위께 - 사람이 다르다. image 17 김동렬 2012-03-28 44833
6809 청포도가 길쭉한 이유 image 3 김동렬 2012-02-21 42271
6808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image 3 김동렬 2012-11-27 42198
6807 구조론교과서를 펴내며 image 3 김동렬 2017-01-08 42058
6806 아줌마패션의 문제 image 12 김동렬 2009-06-10 41871
6805 포지션의 겹침 image 김동렬 2011-07-08 41307
6804 정의와 평등 image 김동렬 2013-08-22 40984
6803 비대칭의 제어 김동렬 2013-07-17 39017
6802 구조론의 이해 image 6 김동렬 2012-05-03 38932
6801 비판적 긍정주의 image 6 김동렬 2013-05-16 38075
6800 세상은 철학과 비철학의 투쟁이다. 7 김동렬 2014-03-18 376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