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558 vote 0 2014.05.18 (13:59:08)

 

    인간 비합리성의 기원


    인간은 합리적인 동물이 아니다. 이 말은 만약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라면 교육에 의해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교육자인 지식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현실은 어떤가? 현대사는 지식이 패배를 거듭해온 기록이다. 지식 위에 넘사벽이 있고 그것은 깨달음이다. 깨달음 없는 지식은 모두 거짓이며 그것은 쓸모가 없다. 깨달음 없는 지식의 지배는 없다.


    인간이 합리적 동물이면 아프리카는 이미 선진국이 되어 있어야 한다. 지식인들은 문화상대주의라는 핑계로 도망가지만 꼼수에 불과하다. 인간은 원래 비합리적 존재라는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인간이 합리적인 동물이라면 대학교수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일은 절대로 없다. 인류는 여전히 과학이 아니라 종교를 신앙하고 있다. 인류는 여전히 전쟁을 종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투표장에 가면 명박이를 찍는다. 이러한 이성의 배반, 지식의 배반, 과학의 배반에 대해서 누구도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지 못한다. 다만 행동재무학은 인간의 비합리성에 주목하고 있다.


    인간이 비이성적 존재임을 처음 폭로한 사람은 프로이드다. 인간이 이성이 아닌 다른 무엇에 지배된다면 이는 경악할만한 사태이다. 인간은 지식의 교육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해결해야 한다?


    실존주의 역시 인간의 비합리성에 주목한다. 그러나 그 비합리성의 실체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실존이라는 단어에 숨은 것이다. 그러니까 그 실존이 뭐냐고? 샤르트르도 모르고 까뮈도 모른다.


    상대성이론이나 불확정성원리를 비롯하여 현대를 규정하는 핵심 개념들은 모두 인간이 비합리적 존재임을 가리키고 있으나 학계는 여전히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라는 잘못된 전제를 고집한다.


    잘못된 전제로 잘못된 해답을 내놓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행동재무학이 주류에 의해 부정된 사실만 봐도 이는 명백하다. 현재의 경제학은 인간이 이윤동기를 쫓아 합리적 행동을 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 전제가 틀렸기 때문에 경제학은 처음부터 틀려버린 것이다. 공산주의가 집단농장을 만들었을 때 학자들은 회의적이었다. 이윤동기를 부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탈린의 집단농장은 성공적이었다.


    북한이 70년대까지 남한보다 잘 산 것만 봐도 분명하다. 공산주의가 무너진 것은 이윤동기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 거짓말 때문이다. 공산주의는 언론과 야당이 없어 구조론의 대칭구조가 없었다.


    계의 긴장상태에서만 의사결정은 가능하다. 그 긴장을 유발하는 언론, 야당, 경쟁, 특허권이 없으니 의사결정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윤동기를 부정하는 북유럽의 승승장구만 봐도 이는 명백하다.


    이윤동기 프레임 안에서 작동하는 경제학은 전부 거짓말이다. 경제는 이윤에 의해 작동하는게 아니라 의사결정 메커니즘에 의해 작동하며 그것은 평가다. 이윤은 평가하는 방법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물질적 이윤동기설의 맞은 편에는 정신적 심리동기설이 있다. 물질주의 대 정신주의다. 정신주의는 충성, 영광, 신념, 의지, 복종 이런 걸로 어떻게 해보려고 한다. 공산주의가 쓰는 방법이다.


    물질주의가 실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주의도 실패한다. 인간은 물질적 이윤동기에 지배되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정신적 심리동기에도 지배되지 않는다. 둘 다 보조적인 장치에 불과하다.


    억만금을 줘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며 아무리 신념이 투철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 의사결정구조 그 자체의 메커니즘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 합리주의 – 인간은 교육만 하면 된다.
    ◎ 물질주의 – 인간은 돈만 주면 해결된다.
    ◎ 정신주의 – 인간은 충성심만 있으면 된다.


    이런 생각들이 다 허당이라는게 프로이드요 실존주의요 불확정성 원리다. 인간은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만들어주면 된다. 인간의 대부분의 납득되지 않는 행동들은 의사결정구조의 세팅행동이다.


    가장 손쉬운 의사결정구조의 세팅은 피아구분이다. 어린이들은 무조건 우리편이냐 나쁜편이냐를 따진다. 나쁜편은 도둑이요 우리편은 순경이다. 순경놀이 좋아한다. 선악구도로 몰아가기 좋아한다.


    그것은 전제찾기다. 선거는 국가의 의사결정이다. 여기서 핵심은 국가의 존재다. 인간은 국가의 존재를 발견하는 쪽으로 투표한다. 이러한 투표성향은 무조건 보수정당이 이득을 보게 되어있다.


    국가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은 전쟁이고 전쟁을 하자는 쪽은 보수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 우호적인 행동을 하는게 아니라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행동을 한다.


    좋아하는 아이를 괴롭힌다. 자신의 의도와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무의식 상태에서 일어나므로 본인도 깨닫지 못한다. 무의식이지만 실제로는 정교한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려면 먼저 인사를 해야 하고, 어떻게 인사해야 하는지 모르면 화가 나고, 화가 나니까 해꼬지를 하는 것이다. 둘의 상호작용이 계속되면 손발이 맞아지면 관게가 정해진다.


    ◎ 상대방에게 관심이 있다.
    ◎ 관심이 있으니까 신경쓰인다.
    ◎ 신경쓰이니까 짜증난다.
    ◎ 짜증나니까 츤데레 행동을 한다.


    이러한 법칙은 정치판에서 잘 관찰할 수 있다. 야당이 국민에게 복지를 해주겠다고 하면 짜증이 난다. 네가 갑이고 나는 을이냐? 이렇게 되는 것이다. 왜 네가 주는 자이고 나는 받는 자이냐 말이다.


    ◎ 야당은 국민을 돕는다.
    ◎ 국민은 도움받는 자의 포지션을 강제당한다.
    ◎ 도움받는 자는 갑이 아니라 을이다.
    ◎ 국민을 을로 보는 야당에 화를 내며 여당을 찍는다.


    그런데 이 츤데레 투표규칙은 야당에게만 적용된다. 야당은 낯선 사람이고 여당은 내식구이기 때문이다. 자기 식구들에게 츤데레를 하는 사람은 없다. 정치 낯가림행동은 야당에게만 적용된다.


    이러한 의사결정 메커니즘에 주목하지 않고 이성적 판단에 기대는 정치는 언제나 실패한다. 아프리카를 돕겠다는 선의에 따른 행동은 당사자의 반발을 산다. 그들을 갑이 아닌 을로 만들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은 계 내부에 팽팽한 긴장상태가 만들어져서 의사결정의 축과 대칭이 성립되어야 가능하다. 그러한 상태가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표는 의도와 달리 역방향으로 일어나기 마련이다.


    인간은 교육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물질적 동기로도 해결되지 않고, 정신적 동기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오로지 의사결정 메커니즘 자체의 원리에 충실할 때만 문제가 해결된다. 그것은 갈구는 거다.


    인간은 졸라리 갈구어야 답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무너진 이유는 공무원들을 갈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하루에 30개씩 올라오는 보고서를 잃지도 않았고 하루에 30개씩 공문을 내려보내지도 않았다.


    인간은 팽팽한 긴장상태, 첨예한 상태, 예민한 상태, 대칭된 상태, 균일한 상태에 이르러야만 합리적인 행동을 한다. 그것은 하나의 행동이 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상태이다.


    자신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대한민국 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그만한 반향을 낳는다는 사실을 알면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 반대로 아무리 사고를 쳐도 아무 반응이 없으며 보코하람 된다.


    변희재, 김정은, 알 카에다, 보코하람, 지만원들의 행동은 인류가 반응할때까지 사고를 치겠다는 심산이다. 전 인류가 반응할 수 있는 구조로 팽팽하게 만드는게 정치의 목적이어야 한다.


    패션이나 문화의 모습들도 상대방의 반응을 끌어내겠다는 의도가 있다. 모두가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예민한 상태, 긴장된 상태, 팽배한 상태, 신속하게 반응하는 상태를 인간은 원한다.


   사진사2 105.jpg


    * 지식인의 교육만능주의 ( X )

    * 자본가의 물질만능주의 ( X )

    * 공산당의 정신만능주의 ( X )

    * 구조론의 반응만능주의 ( O )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교육도 아니고, 물질도 아니고, 정신도 아니고, 상호작용입니다. 인간은 상대가 예민하게 반응하면 행동합니다. 이 사회를 모두가 반응할 수 있는 균일하고 긴장되고 예민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목표여야 합니다. 

 


[레벨:10]다원이

2014.05.19 (07:47:46)

잘 읽었습니다. 늘 고민하던 문제였습니다.
[레벨:5]msc

2014.05.19 (09:19:16)

츤데레규칙,,,,,있는자들에게 왜 이세상 투표가,,,,,,,저도 그랬습니다,,,,,이 시간까지도 ,,,,,감사

[레벨:11]큰바위

2014.05.20 (08:36:52)

교육도 시키고

돈도주고

충성심도 챙기는 게 있을텐데....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855 문제해결의 우선순위 image 4 김동렬 2014-05-22 9072
» 인간 비합리성 기원론 image 3 김동렬 2014-05-18 8558
2853 모든 문제와 정답의 공식 image 3 김동렬 2014-05-16 8779
2852 징기스칸은 마초인가 찌질이인가? 김동렬 2014-05-15 11399
2851 인간은 무엇을 선택하는가? image 3 김동렬 2014-05-15 8260
2850 관측자의 위치를 찾아라 3 김동렬 2014-05-14 7811
2849 돈과 마음은 유혹하지 못한다 5 김동렬 2014-05-12 9633
2848 어려운 것은 없다 4 김동렬 2014-05-11 8316
2847 상대성이론은 쉽다 image 1 김동렬 2014-05-09 8403
2846 세상은 에너지다 image 1 김동렬 2014-05-08 8251
2845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 image 4 김동렬 2014-05-08 9858
2844 관측이란 무엇인가? 3 김동렬 2014-05-06 8741
2843 상대성이론과 구조론 1 김동렬 2014-05-05 8331
2842 긍정의 법칙 4 김동렬 2014-05-04 9115
2841 전략, 전술, 전투 image 4 김동렬 2014-04-30 8468
2840 깨달음의 교과서 image 1 김동렬 2014-04-29 8190
2839 선택하는 방법 image 3 김동렬 2014-04-27 8318
2838 의사결정구조의 세팅 7 김동렬 2014-04-25 8456
2837 전략, 전술, 전투 image 2 김동렬 2014-04-24 11861
2836 의사결정은 전략을 써라 image 2 김동렬 2014-04-23 8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