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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분명히 있습니다. 단지 실천하기가 어려울 뿐이지요. 어차피 실천할 수 없는 정답을 제가 말해봤자 입바른 소리만 되기 때문에, 차라리 입을 닫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끼리 이것이 옳다거니 저것이 옳다거니 하며 떠드는 것이 노후보에게 피해를 끼치는 결과를 낳지 않겠는가 하는 측면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노후보 지지가 떨어진 핵심적인 이유는 유권자들이 노후보를 지지한 이유와 같습니다. 그런데 유권자들 자신이 노후보를 왜 지지했는지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왜 지지를 철회하게 되었는지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즉 노후보지지를 철회한 유권자에게 이유를 물어봐도 신통한 대답을 들을 수 없는 거지요. 정답은 이겁니다.

민주당은 국민경선 과정에서 그 전에 없던 새로운 뭔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점이 유권자에게 어필한 것입니다. 노후보의 개혁성향은 원래 알고있는 기본점수이고 국민경선 덕분에 노후보가 '유능한 사람'으로 보인 것이 플러스 알파입니다.

원래 진보개혁쪽 사람들은 현실을 모르는 무능한 사람으로 오해되기에 이 부분이 보강되어야 합니다. 경제를 아는 대통령, 능력있는 대통령으로 보여야 하는 거지요.

DJ의 뉴 DJ플랜이나,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도 '좌파는 무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DJ 알고보면 유능하다'는 쪽으로 이미지를 바꾼 것이 '플러스 알파'가 되었던 것입니다.

"유능한 대통령"에 밑줄 쫙.

노후보는 현재 그 '플러스 알파'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어영부영 하다가 무능한 사람으로 비쳐지게 된 것입니다. 노후보가 유능한 사람으로 비쳐지게 하기 위해서는 선거전문가를 참모로 영입해서 적극적인 이미지변신과 포장술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건 상식이죠.

사실은 경선 직후부터 선거전문가로 팀을 꾸려서 적극적인 캠페인을 벌여야 했습니다. 그 방법은 학계, 지식인들의 도움을 받아 드림팀을 만들고 하루 한가지씩 이슈를 발표하여 집권이후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청와대이전을 필두로 최근 노후보 진영에서 많은 이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이겁니다. 이게 전문가에 의해 더 잘 포장되고 연출되어야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개혁성향의 노후보가 야당도 아닌 여당이라는 애매한 위치에 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로 꼬여버렸습니다. 우선 홍삼과 YS의 타격이 크고 정계개편주도가 실패로 돌아가고 지자체선거를 지고 등등 무능하게 보여질 수 있는 면들이 무수히 노출되어 버렸죠.

사실 경선하기 전에 당 차원에서 선거전문가를 영입해서 드림팀을 꾸려놓았다가 후보경선이 끝나기 무섭게 포지티브한 이슈들을 선점해서 융단폭격으로 와장창 갈겨버려야 했는데 드림팀은 간곳없고 김영배라는 사이비가 설쳐서 콩가루집안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쩌겠습니까? 현실이 이럴진데. 게다가 주가도 폭락해서 사면초가입니다. 제가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았나요? 그러나 여러 가지 환경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여전히 승리할 확률은 패배할 확률보다 높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긴 당연히 드림팀을 띄워야지요. 없는 드림팀이 하늘에서 떨어지냐고 하면 저도 할말 없구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하면 아직도 두어번의 기회는 더 오게 되어 있으니까 이길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현재로서 노후보가 조,중,동의 재뿌리기에 의해 무능한 사람으로 이미지 씌워져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정면돌파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는 점입니다.

어떤 계기를 잡아 일거에 믿음직한 후보로 이미지변신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독일 사민당이 그랬죠. 거의 다 지는 게임인데 홍수가 살렸습니다. 기록적인 홍수가 나자 사민당 평소의 정책을 버리고 과감하고 구국의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어? 옛날의 그 약해빠진 사민당이 아니네? 우파보다 더 전력투구 하는 자세 멋있네! 사민당 다시봐야겠구먼"

이겁니다. 하여간 사민당은 선거 한달 남겨놓고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우리는 아직 두달 남아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좌파는 책상물림이라서 현실을 모르고 문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지요. 사민당의 세금정책을 깨가면서까지 대대적인 홍수대비정책으로 정면돌파해버린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강해야 합니다. 다른거 없습니다. 협상이고 대화고 연대고 나발이고 없습니다. 왼쪽이고 오른쪽이고 박살을 내버려야 합니다. 아쉬운따나 김영배부터 조져버려야 합니다. 노후보가 너무 착하다는 것이 탈이지요.

"지식인도 성질나면 강하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솔직히 저라면 달라이라마 초청, 과거 재일교포 북송에 맞먹는 대대적인 탈북자귀국조치 등으로 중국부터 한방 먹여버리겠습니다만 이런 얘기는 주제넘은 소리가 되겠고 하여간 뭔가 보여줘야 합니다.

근데 두들겨 패려니 만만한건 현재로는 목을 길게 빼고 희생양을 자처하며 개작두 앞에 드러누운 김영배 밖에 없잖아요. 저거 조져야죠. 망설일게 뭐 있습니까? 찍어내야 합니다.

두달 남았습니다. 두어번 기회가 있습니다. 희생양은 달리 희생양이 아닙니다. 제사를 지내라고 희생양입니다.

다죽은 영삼이가 박철언이 잡아서 살아났듯이 영배부터 두들겨잡고 그 다음에 인제를 조지고 차례차례 조져나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떻게든 유능한 사람으로 어필해야 합니다. 드림팀이 떠조야 하지만 워낙 사람이 없으니 아쉬운따나 영배와 인제를 출당조치로 처분하는 것으로 테이프를 끊어야 합니다.

위기에는 독재자형 리더십이 최고입니다. 지금은 위기입니다. 네트워크형리더십 타령할 때가 아니에요. 그건 인기 좋을 때 정계개편 주장하며 하는 이야기고 지금은 반대파를 싹 죽이는 한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정치라는게 원래 이런건데 어쩌겠습니까?

독일 사민당이 자기당이 입안한 정책을 스스로 엎어버리는게 보통 결단이 아닙니다. 위기에는 이것저것 따질 거 없어요. 자신을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합니다. 움츠렸으면 뛰어야 합니다. "노무현 이런 사람인지 몰랐네 다시봐야겠구먼" 이런 소리 나와야 합니다.

노후보를 띄울 아이디어는 100가지 쯤 있지만 아이디어로 되는 것이 아니고 판을 잘 짜야 합니다. 지금은 판이 잘못 짜여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판을 엎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다른 수 없어요. 두달 남았는데.

사격개시 명령만 내리세요. 총 돌격 합시다.



덧글 "유능한 대통령"으로 이미지변신 해야 합니다. 눈높이대통령을 주장한다는데 솔직히 이건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유능하다는걸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선거구호 아이디어 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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