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한 아이가 학교에 안나왔다. 벌써 4일째 안나왔다.
머리에 열이나고 감기에 걸려 안나왔다.
그러나 감기를 만든 것은 자신이다.
못나온 날은 기초학력 평가를 본 다음날과 그 다음날.
특별보충 동의서를 제출하는 날.


하루 빠지고 다시 제출할 것을 얘기한 날이다.

결국 이 아이는 소위 '수학 나머지' 때문에 안나온거다.
어머니에게도 약속했다. 중간 성취도 평가 때까지는
아이를 남아서 시키지 않기로.

 

문제는 아이가 막내인데다, 어머님이 아침에 책가방에
책을 제대로 넣었는지 확인해줄 정도로 지나친 개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 나머지는 안시키면서도
집에서 2시간씩 공부를 시켰단다. 그동안...

 

아이는 공부가 싫으면 방어기제를 펼친다.
안나던 열이 나고, 안걸리던 감기에 걸린다.
그러면 어머님는 불안해서 아이에게 잘해주고
아이는 원하는 것을 얻는다. 편안함과 어머님의 관심.

 

문제에 닥쳤을 때 세가지라고 한다.
문제를 회피하기. 문제와 싸우기, 문제를 견디기.

그런데 사실 더 중요한 것은 문제를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이 아이에게 나는 공부를 그리 강조한
적이 없다. 아직 아이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편안함이고
서로간 신뢰, 자신이 뭔가 잘할 수 있다는 작은 일에서의
성취이기 때문이다.

 

4년간 누적된 것은 내가 풀어낼 수 있을까?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시는 분은 이미 알겠지만,
어머니가 문제다. 공부도 시키고 싶고, 애도 건강하게 하고 싶고
기다려주기에는 마음이 불안하고, 앞날이 암담하다.


[레벨:15]오세

2014.03.28 (13:29:43)

친한 친구가 있으면 친구를 이용해보세요
친구가 꼬시면 할겁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4.03.28 (13:49:47)

 명답입니다. 좋은 것으로 좋지 않은 것을 좋은 것 만들기.

시도해보고 말씀드릴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14.03.28 (15:42:45)

하기 싫은 것 안 하고 살면 안 되나?

닫힌 어린 것의 맘 그릇에 무작정 쑤셔박는 이노무 교육의 모순이 언제까지 패악질을 칠른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4.03.28 (19:35:11)

네, 저도 남아서 시키는거 잘 안하거든요. 근데 애들이 나아지지도 않는데, 어머님이 붙들고 계속 시키니까 애가 더 나빠지네요. 선순환꺼리를 만들면 되는데, 애가 자주 빠지지 뭘 할게 없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7]오리

2014.03.28 (20:19:11)

그러게요.
[레벨:2]무진

2014.03.28 (18:28:52)

 

 

나 잡아봐라 ~를 시전하시는 귀요미 수학박사 호롱님도

머리를 쥐어 뜯으며 몇달을 궁리해도 겨우 이해되거나 안되는게 있다고 하시는데

 

학교에 남아서 수학 이해 될때까지 공부하고 숙제해라 하면 될까요?

수학재능 없는 어린애한테 푸앙카레추측  상대성이론 세계7대난제  들이대고

남아서 풀어보고 이해하라고 하는거나 마찬가지 상황인것입니다. 넘사벽인거죠

재능이 있는 수학박사님도 머리를 쥐어 뜯으며 몇달을 해도  이해 될까 말까의 문제가 수학인겁니다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이 수학을 어려워합니다 어려우니 싫어질수 밖에

그런데 보통의 애들중에서도 특별히 남아서 수학을 따로 공부하라는것은 보통이하라는 꼬리표가 붙는데

어느 어린애가 좋아할까요.

수학이 싫은데 어떡할까요. 방법이 없는데 방법이없으면 개기는 수 밖에 더있습니까

선생님을 팰수는 없고 고작 할수있는 방법은 작은 저항의 몸짓인 배아프다고 머리아프다고

부모님에게 징징대는 수 밖에요...

 

수학이 싫은게 아니라 감당이 안되서 싫은 겁니다

다른애들은 학교종이 땡하면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데 수학못해 남아서 공부하는 애는 바보로 찍히는 겁니다. 그래서

바보가 되지않게 극복할려고 지나름대로 노력을하다가 안되면 한쪽으로 아예 밀어버립니다

바보로 취급받는 패배감에 아예학교를 안가는 선택을 하게됩니다

이때부터 학교를 가지않는 방향으로 마음을 먹으면 수학. 학교. 선생님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싫어집니다

방향이 정해지면 참되돌이키기가 힘듭니다

 

선착순 집합시키면 처음에는 다들 열심히 성실히 뜁니다

그러다 반복해서  몇번 돌려버리면 처음에는 용을 쓰고 뛰다가 나중엔 욕하면서 개기는 지경까지 갑니다

서로 미운털 박히는겁니다

 

시골에 고약한 선배가 있었는데 우리들을 모아놓고 싸가지 없다고 선착순을 시키는데

산중턱에 달하는 꽤 먼거리를 선착순 집합을 시키드라구요 처음에는 다들 열심히

입안에 침이 마르도록 헉헉대며 돌아 왔더니 물이 덜빠졌다고 또 돌리는 겁니다

그래도 하늘같이 무서운 선배라 씨발 족같은 새끼 구시렁 구시렁 욕을 해대면서도 다들 열심히

뛰어 돌아 왔습니다 .헉헉대고 허리도 제대로 못피는 우리들한테 일장연설을

해대더니 선착순을 또 돌리는 겁니다 이때 부터는 다들 반항의 마음이 들었는지

뛰는 스타트 부터 용수철처럼 열정적으로  서로 경쟁적으로 뛰지않고 구보하듯이 뭉쳐 뛰어가면서

선배욕을 해대다가 한친구가 선배욕을 하면서 야~그냥 저산넘어 도망가버리자고 선동을 하길래

산넘어 도망가버렸습니다 .그후에 오는 후폭풍은 다들 아실겁니다

 

추상같은 명령에 쫄아서 불알까지 오그라 붙는 군대에서도

선착순 집합시키면 처음에는 다들 열심히 성실히 뜁니다

그러다 반복해서  몇번 돌려버리면 처음에는 용을 쓰고 뛰던 애들도 자기의 한계를 알게 됩니다

후미에 뒤처진 일부 애들은  배째라. 날잡아잡수 하는맘으로  설렁설렁 걷듯이 오고

그래도 약간 겁이 남은애들은  걷지는 못하고 뛰는 모양만 갖추고 걷는속도로 옵니다

 

이렇듯이 반항과 배신의 씨앗이 만들어 지게 됩니다 원래 청정지역이였는데

너무 몰아 붙이면 씨앗의 싹이 올라오게 됩니다 .발아를 한 시점 부터 방향이 정해지면 걷잡을수 없습니다

가속도가 붙습니다 땅도 뚫고 바위도 뚫고 물리적으로는 제어하기가 힘들고 곤란합니다

독약인 농약을 쓸수밖에 그러면 땅도 죽고 씨앗도 같이 죽는 결과가 나타날수 밖에

서로 죽이는 결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쥐도 쫒기면 막다른 골목에서 고양이를 문다고 합니다

테레비를 봐도 범인들이 쫒기다가 막다른 골목에선 대부분 반항합니다

 

한계상황까지 몰아 붙이는것까지는 이해할수도 있습니다  자꾸 반복해서 하다보니 내가 이정도 까지도 할수있구나 내게도 이런 능력이 있었어 감탄과 뿌듯해 하면서 내스스로에게 대견하기도 하고 칭찬도 해줍니다 그렇지만  자꾸 반복하다 보니 내자신의 엔진 성능의 한계를 알게 됩니다

훈련과 반복을 통해 아무리 악세레타를 끝까지 밟아도 속도가 여기까지 밖에 안나온다는것을

한계점을 아는거죠 그리고 뛰는놈위에 나는능력이 있는 놈들도 많구나 라는걸 느끼기도 하구요

내가 생각하기에도 어찌어찌하면 그정도까지는 견뎌보고 시도해볼수 있겠다는 판단을 할수있는 단계까지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 이상은 무리야  넘을수 없는것도 알게 되구요 

뭐 어떤분은 임계점을 넘어서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도 말씀하시는데.인간에게 적용될수 있는

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세상의 생존경쟁에 뒤처지지 않게할려면 안시킬수도 없는거지만

그렇다고 시켜서 될일도 아니거든요

안되는것을 시키는것보다 되는것을 시켜야 되는데

문제는. 되는것을 찾기가 힘드니까   판단하기 쉬운 결정을 하는겁니다

학교 열심히 다니고 학교공부 열심히만 하면돼라고 합니다

바쁘다 피곤하다는 핑게와 이유를 대면서

내가볼떄 우리자식은 수학머리는 영아닌것 같다는 판단이 서시면 방향을 틀어 틈틈히

같이 여행도 해보고 체험도 해보고 다양한 분야의 정보도 주고 이러면서

좋아하면서 재능이 있는 분야를 찾는것이...... 뭐 틀에 박힌 이야기지만 이방법 밖에 없는것 같아서

 

동물들이 교육하는것을 보면  참 단순 하면서도

이리저리 생각해보면 심오합니다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자연의 순리대로 하는겁니다

머리싸맬 필요도 없이 단순합니다 -생존 사냥 사랑 처세 몇가지 안됩니다

환경에 맞춰 생존하는 방법  

어느정도 크면 같이사냥하는 방법  

같이나눠먹고 즐겁게 놀아주기 

집단생활할때 처세방법 등 이렇게 단순한 방법 몇가지만

가르쳐 놓으면 알아서 때되면 분가해서 일가를 이루고 잘삽니다

어미와 새끼들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 정말 즐거워하고

어미와 새끼가 노는데 나이와체면 안따지고 정말 즐겁게 놉니다

사랑하는표정과말소리가 들리고 보입니다

 

복잡한 인간생활에서 동물들의 교육방법을 적용 시키기는 어렵겠지만

가족이 흔들릴때  자녀가 흔들릴때  자연이 가르쳐준 단순한 순리를 보면 됩니다

그래서 공부.인생 쉽게쉽게가고 .자포자기하라는 말은 아니구요

설마죽기야 하겠냐 내먹을것은 있겠지 가다보면 내길이 있겠지라는 생각

복잡할땐 단순하게 생각해보는것도  한가지 방법일것 같습니다

학교에 남게해서 공부 시키는건 쫌~불만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4.03.28 (19:43:00)

아마 전교에서 공부 가장 적게 하는 반 중의 하나가 저희반이예요. 체육은 가장 충실히 하구요. 아이한테 수학 못한다고 혼낸적도 한 번 없답니다. 아이 상태를 아니까 신청서에 동의안함을 써서 보내라고 말씀드렸거든요.
막내들 보면 첫째같은 막내와 그럭저럭 막내와 막내중의 막내가 있는데, 이 아이는 세번째에 해당합니다.

아이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 걱정이마음이 아이에게 전해지면 애가 더 나빠지니까요. 어머님을 바꾸는게 현실적인 포인트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사발

2014.03.28 (21:46:52)

아이들이나 그 부모들이 그걸 알리가 없겠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상우쌤 같은 선생님을 만나려면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능....ㅠㅠ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4.03.31 (09:21:28)

과찬이세요. 동렬님 말씀대로 공교육 12년간 제대로 된 선생님 한 명만 만나도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적어도 인간다운 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는 교사와 상호작용하고,  그런 사람을 자신이 그리는 교사상으로

삼기만 해도 다행이겠지요.

저도 요즘은 말로는 구조론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는데, 실제 체험속에서는 구조론적으로 함께 하는데

참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더 고민하고 수업체계를 짜야 할 것 같아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1]탈춤

2014.03.31 (09:49:55)

상우샘

거꾸로 교육이라는게 있다던데

저는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구조론도 연역에서 귀납으로 내려오는거 잖아요

그러면 가르치는게 아니라 샘이 학생들로부터 배우는 방식이 옳다고 봅니다.

커리큘럼이나 선생님들의 준비가 완전히 달라야 되겠지요

학생들이 스스로 걸어가게끔 하는 거니까요

지금은 학생들을 등에 업고  물가로  간다고 할까요.


작년에 "공부"인가 뭔가 ebs에서 세계각국의 대학을 학생들이 탐방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하버드식 방식보다는 옥스퍼드 방식이 맘에 들었습니다. 학생이 탐구하고 연구한것을 교수에게 설명하는게 수업이더군요 

유태인들의 교육방식의 중심이 질문을 찾는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철저하게 대답을 찾는거로 편향되어있지요.

전혀 엉뚱한 질문이라도 스스로 만들어 보는과정에서 토론과 상호작용이 필요해지는 것이 아닐까요?


[레벨:11]큰바위

2014.03.29 (04:53:38)

어떻게 아이들을 회복시킬 것인가?

부모를 쳐라!

그런데 정작 이러한 문제의 근원인 부모는 아이의 근원적 회복에 관심이 없거나, 당장 눈앞에 있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자기 자녀의 최고 전문가가 되어야 할 부모들은 완전 아마추어가 되고,

교사, 과외선생, 유치원 선생님들을 전문가로 여기고 그들에게 맡긴다. 

그렇다고 한국 교육제도가 아이들을 구제해줄 것도 아니면서, 연일 제도만 이래저래 뜯어고친다고 난리다. 

대학입시제도를 맨날 뜯어고친 결과, 

청소년의 창의력은 죽어가고 있고, 

청년 실업인이 300만으로 사회적 약자에 편입시켰단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악순환의 연속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이상우 샘, 화팅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4.03.31 (09:23:26)

그렇습니다. 부모를 쳐라!

그런데 애들은 무개념, 부모는 오개념.

부모 주변에 친구들이라도 개념이 제대로 박혀 있으면 다행인데,

부모 친구들도 유유상종, 그밥에 그나물.

 

결국 사회가 바뀌기 전까긴, 교육안에서 깨달음이 일어나 큰 세력을 이루기 전까진

구조론에서 뭔가 보여주는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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