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read 3130 vote 0 2014.01.20 (02:44:56)

자연스러움이 아니라 자유로움이었다.
자연스러움을 넘어선 자유로움이 있었다. 도록을 전체적으로 흝어보는 가운데 확 뚫어내는 시원함이 스치고 지나갔다.

<<애니 레보비츠 사진전 >> 을 보기전에 바깥에 비치된 원본 대도록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느낀점이다.

애니 레보비츠 사진들은 특별히 아름답지가 않다.
사실적이다. 그러나 사실을 넘어서고 있다.
이 사진들에는 기교가 보이지 않는다.
기교를 배제해 버린 사진...
전반적으로 흑백사진이면서도 뭔가를 은폐하지 않고 드러낸다.
인물 사진이 많은 이유도 아마 이런 맥락과 닿아 있지 않는가 싶다.

사람의 일상이나 모습을 사실적으로 접근하니 오히려 작가의 시선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사람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접근하니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오히려 들지 않는다.
그런데 뭔가 끌리는게 있다.
환타지를 배제한 시선....
그 배제된 자리에 원초성이 있었다.
아이러니이다.
대체로 원초성과 환타지는 세트로 붙어 다닐때가 많다.

그리 특별히 아름답지 않은 모델들(물론 아름다운 모델들도 있다.)과 주름이 드러나고 삶의 굴곡들이 배인 얼굴들...그리고 육체들... 그리고 삶을 채우는 평범한 일상들...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평범해 보이는 정치인들과 예술인들과 배우들...

이들에게 드러나는 주된 이미지는 그들 삶 앞에서 마주하게 되는 애니의 렌즈의 시선 앞에서 어떤 강함이나 연출된 모습보다는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고 싶어하는 느낌이었다고 받아들여진다.
왜...그런 느낌을 받은 것일까....나는.

환상을 벗어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눈빛이나 표정이나 심정이 담기기를 바랬기 때문이라고 여겨졌다.
사진에 담긴 자신들의 눈빛과 표정과 분위기에서 가장 제대로된 자기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건 인간의 모습으로 찍히기를 바랬기 때문이 아닐까...
바로 현재 자신의 모습과 심정이 그대로 찍히기를 바랬기 때문이고,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 사진에 만족감을 보낸것이 아닐까...

애니의 사진에서 흘러 나오는 자유로움은 애니의 시선이다. 작위적이지 않는 어떤 아트적인 느낌을 과감히 버려버리고서 얻어낸 객관적 시선이었다고 보인다.
주관적 시선이 사진을 통하여 객관적 사실이 되었다.
그 결과는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사진에 담기게 되었다.
그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시선에서 먼저 배제할 것들이 배제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가족 사진들이나 연인 사진들 유명인들...이들 모습과 인물 사진을 찍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배제하고 찍기란 쉽지 않다고 여겨진다. 애니는 그 시선을 획득한거 같다고 여겨졌다.
이러한 시선처리를 한 결과는 인간의 본래의 모습에 접근하게 하도록 하는 것 같다.

원초적 시선을 얻는다는 것.
그리고 비로서 자유로워 진다는 것에 대해.
그것을 사진에 담아내려 한 것.
이 원초적 시선이 애니의 사진의 흐름들에서 속박되지 않은 근원적 자유를 느끼게 한 것.

그러다보니 오히려 애니 레보비츠가 가진 정신적 세계를 생각해 보게 한다. 오히려 환타지는 거기서 느껴진다.

애니 레보비츠 사진의 원초적 시선,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지만 뭔가 끌리는 느낌들, 기교가 없게 느껴지는 건조함...그러나 사람의 감정이 눈빛에 드러나 있는 사진들... 이러한 시선을 이끌어 낸 것은 애니 자신의 환타지 인것 같다. 애니가 자신의 사진에 담고자 한 바로 그것...

원초적 시선이 주는 근원적 자유로움은 애니의 환타지가 애니의 사진에 그대로 찍혀 나온 것이라고.



아름답다 여겨지지 않은 인물 사진들과 가족 사진들....그러나 분명 뭔가 끌리는게 있는데...그게 뭘까... 하다가 생각을 풀어내 보았다.


참고로...애니 어머니 헤어 스타일... 아줌마 파마는 저기도 있었구나 싶었다. 원조인가...ㅎㅎ...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2552 휴일 근무 image 4 생글방글 2017-05-03 2748
2551 돈이란, 茶와 같다. 5 아란도 2015-01-19 2748
2550 [국민TV] 별별특강 - 냥모의 구조적 글쓰기 편 냥모 2013-12-24 2748
2549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 1 약속 2011-05-02 2748
2548 대화는 필요없어. 3 아제 2010-12-27 2747
2547 손학규가 대통령이 된다네요. 3 땡건 2016-02-04 2746
2546 나꼼수 31회를 듣고 1 일반이론 2011-12-05 2746
2545 꽃으로 야만을 치다. image 4 아제 2011-01-11 2746
2544 그놈의 나이 타령 2 달근 2016-03-02 2745
2543 영화 감상 - 풍산개 거침없이 2013-10-25 2744
2542 잠시 쉬어 가기요 4 지여 2010-12-07 2743
2541 라이프니츠의 5 파워구조 2014-07-01 2741
2540 홈피 개편을 축하드립니다. 1 도플솔드너 2008-12-30 2741
2539 신천지는 끝났는가? 1 해안 2017-07-26 2740
2538 사실일까요? 김동렬 2011-01-02 2740
2537 방탄소년단이 왜 뜨는 지 이해 못하시는 분은 6 까뮈 2017-12-02 2739
2536 영화 - 그레이트 뷰티 image 아란도 2016-01-03 2739
2535 Antifragility 2 귤알갱이 2012-03-06 2739
2534 미창과부 장관? 1 sunbee 2013-02-18 2737
2533 창빈 집단을 얻는 세력이 곧 갑 ░담 2012-11-28 2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