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read 3128 vote 0 2014.01.07 (12:21:54)

* 오늘이 故 가수 김광석 18주기라고 한다. 그 사이에 또 많은 이들이 떠나갔다. 그래서 예전에 썼던 글로 추모를 대신할까 한다. 공유를 하려고 하니 글을 못 찾겠다. 그래서 복사하여 부분 문맥 수정과 오타 수정하여 다시 올린다.





김광석 다큐를 동영상으로 보았다. 보는 내내 애상함이 스치고 지나간다.김광석 살아서 보다 김광석이 떠난 이후에... 한참 이후에 그의 노래에 대한 진가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건 삶의 구비구비에서 느껴야 하는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어떤 슬픔이 느껴지지만, 나를 툭 건드리는 그 무엇인가가 접해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느낌이기 때문이었다.

1996년... 김광석은 가고 아이돌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한 시대가 가고 또 한 시대가 자리를 잡은 것이다. 아이돌 문화는 어찌보면 조용한 쓰나미였던 것이다. 시대를 바꾸는 문화전복은 그렇게 우리에게 각인되었다. 90년대 문화는 그렇게 현재로 이어지고 있다. 시대를 바꾸어 버리는 문화전복은 그 시대의 흐름이고 문화가 바뀌는 환경이 이미 세팅이 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은 어쩔 도리가 없다. 현대성이 가는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사람이 사람답게 유지되는 것은 역시 감성이다. 김광석 노래는 사람이 사람일 수 있도록 붙잡아 주는 힘이 있다. 시대는 변화해 가도 시대와 상관없이 사람일 수 있도록 유지시키는 감성은 필요하다. 김광석 노래는 사람이 사람임을 느끼는 그 ' 슬픔(sorrow) ' 에 기반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슬픔을 느끼고 서로 전달하고 공유되어 지기 때문이다. 그 슬픔의 중심 축에 김광석 노래가 반응을 일으킨다.

이리보면 시대는 늘 변하지만, 그리고 그 변화하는 시대에 인간은 늘 올라서서 같이 흘러야 함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것들 속에서 변하지 않는 인간의 감성인 슬픔에 기반한 이유로 김광석 노래는 한 시대의 문화전복에 잊혀진듯 하였지만, 그 생명력은 시대를 뛰어넘어 새롭게 되살아나 반응하고 있다.

한 인간의 빛과 어둠...김광석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없이 크다. 뭔가 끝없이 어루만져 주는 것 같다. 거인같다. 그러나 검색해보니 그는 164cm이다.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데 그는 정작 작다. 그래서 순간 당혹했다. 그의 노래를 통해서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와 실제 그가 겹쳐지니 내가 마치 뭔가를 잘못한 것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를 왜곡시킨 것 같은 그런 어떤 상념들... 대중이 문득 만들어낸 영웅 이미지와 추억을 되새기는 친구 같은 이미지, 삶의 구석구석마다 말동무가 되어 어루만져 주는 이미지...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한 사람이 지향하는 빛의 크기는 모두가 바라보고 합류할 수 있는 방향이고, 어둠은 철저히 자기만이 짊어지는 삶의 실존 무게이다. 어둠이 깊을수록 빛에 대한 열망은 강렬해진다. 슬픔이 깊고 클수록 그 수용의 범위는 크다. 이번에 김광석에 대해 다시 느낀 이런 감정은 어쩌면 그동안 무관심했던 김광석의 어둠(그 자신만의 삶의 무게와 슬픔)이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는 그의 깊은 슬픔을 빛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슬픔에 반응한다. 슬픔은 보편적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슬픔을 느끼는 이는 곧 감성을 지닌 보편적 인간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희망의 빛이 서리기 때문이다. 어둠과 빛... 이 양쪽 모두가 하나의 존재자로서 존재했던 김광석이자 가수 김광석이다.

동영상을 보며 얘기를 나누다가....너도 김광석 보내버리는데 한몫했네...한다. 흠~ 그러네... 했다.김광석 음악도 좋지만, 그 시대를 바꿔버리는 음악도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개인은 부지불식간에 그저 좋아하는 음악의 폭이 넓어진 것 뿐인데도, 집단적 사회현상은 아주 크게 나타나므로.... 그를 보내버리는데 일조하고도 그의 음악을 통해 마음이 살아나는 이유들에 대해... 뭔가 말 못할 회한이 서리지만....

문화란 전복의 힘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가 지켜가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잘 가지고 움직이는 방향으로 흘러갈수 있기를.... 그러나 한 개인의 삶은 시대의 조류에 맞서서 그 자신이 일단 먼저 거기를 건너가지 못하면 치이거나 잊혀지게 된다. 음악적 역량은 사회(집단,공동체)에 쌓여도 개인은 그 강을 건너가지 못하면 죽는다. 그래서 개인은 대체로 사회에 희생당한다. 좋은 방향이든 그렇지 않은 방향이든... 개인의 희생을 통해서 공동체는 전반적으로 역량을 높인다. 구조적으로 인간의 삶은 그렇게 세팅되어져 있는 것 같다. 한 개인의 삶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는 없지만, 사회는 한 개인의 역량을 어찌되었든 좋은 것이든 안 좋은 것이든 모두 집약적으로 축적한다.

김광석 음악이 18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꾸준하게 되살아 나는 것을 보면, 그의 음악적 생명력이 인간의 감성에 기반함을 재확인할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살아날 것이다. 김광석 음악의 역량은 계속 쌓여간다. 그 방향이 슬픔을 인지하고 표현해 내는 사람의 방향이기 때문이다. 수 많은 김광석들에 의하여....그에게 술 한 잔 차 한 잔 노래 한 잔 올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PCxsqTYjBGY&feature=youtube_gdata_player<김광석 다큐>


YouTube에서
김광석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https://www.youtube.com/watch?v=LXXL7k7WfTk&feature=youtube_gdata_player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의명

2014.01.07 (14:37:52)

프로필 이미지 [레벨:12]락에이지

2014.01.07 (20:36:23)

아직도 김광석이 불현듯이 우리곁을 떠났던 1996년 1월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그때 군생활 할때였는데..

그 겨울이 더 춥고 힘들게 느껴졌던 시기였어요.

비록 사람은 갔지만 노래는 남았기에.. 그리고 그를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 있기에 이제는 별로 슬프지 않습니다.

그의 노래가 가져다 준 감성과 그때의 기억이 왠지 그리워질때면 그의 노래를 들으면 되니까요.. 그렇기때문에 그는 갔어도 아직 살아있는것과 마찬가지니까요.


본문중에 그의 키가 164cm밖에 안된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그의 별명이 '조랑말' 이었습니다.

그가 가요계에 정식으로 데뷰한 그룹 '동물원' 은 김광석의 별명 조랑말처럼 동물별명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다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알고있습니다^^


올려주신 다큐는 저도 보았구요.. 김광석을 추억할수 있는 좋은 영상하나 알려드릴께요.. 히든 싱어 란 프로인데 한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히든 싱어에서 얼마전 김광석 편을 방송했는데 히든 싱어 사상 최초로 원조가수가 없이 방송을 했었습니다(당연하겠죠 김광석은 우리곁을 떠났으니까) 근데 꽤 볼 만 했습니다. cd를 통해 나오는 김광석의 목소리와 모창능력자들의 대결이었는데요.. 원조가수에 도전하는 김광석 모창능력자들의 놀라운 실력과 김광석과 관련된 그들의 애뜻한 사연까지.. 김광석 노래를 좋아하고 그에 대한 추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볼 만한 영상입니다.

그래서 저도 파일하나 올려봅니다.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4.01.07 (21:55:30)

^^ 히든 싱어 저도 시청 했어요.
처음엔 머야..왜케 다 똑같애...차차 특징들이 조금씩 드러나지만...그래도 김광석을 찾기는 쉽지 않데요.

최승렬은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박창근과 더블 캐스팅.... 뮤지컬에도 많이 비슷했어요.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32 70억 인류와 함께하는 <생각의 정석> image 4 냥모 2014-01-19 2579
2531 제 여행기입니다. 6 차우 2014-01-18 3007
2530 17일(금) 구조론 광주모임 안내 탈춤 2014-01-17 2255
2529 김성근, 야구를 말한다. 냥모 2014-01-16 2826
2528 [공지] 구조론 정기모임 안내 image 냥모 2014-01-16 2576
2527 뻔뻔한 한국인들 image 1 김동렬 2014-01-14 4118
2526 세계일주 의견 구합니다. 12 차우 2014-01-12 4148
2525 차우 님의 세계일주 17 냥모 2014-01-10 3845
2524 움직이는 석가모니불의 머리카락 2 비랑가 2014-01-10 3208
2523 10일(금) 구조론 광주모임안내 탈춤 2014-01-10 2055
2522 내 무의식의 어미 새 image 아란도 2014-01-09 3110
2521 [공지] 구조론연구소 정기모임 image 냥모 2014-01-08 3196
2520 우주의 기원? 생명의 출현? 싸이렌 2014-01-08 2488
» 고 김광석 18 주기를 추모하며... 3 아란도 2014-01-07 3128
2518 과학적 인문에 대하여 2 상동 2014-01-07 2483
2517 과연 한국의 방통위는 이걸 막을 수 있을까? 4 까뮈 2014-01-06 2983
2516 한글발음의 위대함 3 비랑가 2014-01-03 3481
2515 3일(금) 구조론 광주모임 안내 1 탈춤 2014-01-03 2566
2514 <정신과 이식에 관한 메커니즘> image 아란도 2014-01-02 2567
2513 Mr. 히치는 왜 여자에게 뺨을 맞았을까? image 6 15門 2014-01-01 4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