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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602 vote 0 2002.10.01 (22:39:17)

몽준이 후보단일화를 거론하고 있군요. 이건 배짱싸움인데 무조건 버티는 쪽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몽준이 먼저 조바심을 내고 숨겨놓은 카드를 까뒤집는게 보입니다. 드디어 노무현의 뚝심이 빛을 발할 때가 되었습니다.

사실은 저도 입이 간질간질 할 정도로 할 말이 많지만 참습니다. 왠지 아세요? 그건 이런 겁니다. 상대방의 대마를 잡기 위해서는 사석작전에 홀리지 말아야 하는 거죠.

큰 승부를 앞두고는 잡다한 변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무현의 지지율이 이렇고 저렇고 이래야된다 저래야된다 우리가 함부로 내놓는 이런저런 말들이 핵심적인 한가지에 집중을 못하게 합니다.

차라리 침묵하는게 낫습니다. 어차피 큰 승부는 본질에서 나게 되어 있거든요. 잡다한 전술,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되어야지, 꺼져가는 불길에는 도움이 안되거든요.

제가 하고잡은 말은 마케터님이 다해버려서 별로 할말은 없지만 제가 보기에는 몽준의 모든 행동이 페인트모션으로 보입니다. 쇼하는거죠.

브레인도 없고, 참모도 없고, 당도 없고, 대책없이 미루기만 하고 타이밍을 놓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문 짓 하는게 보이거든요.

대통령 할 생각이 없으면 저런 짓 하는거 도움이 됩니다. 어차피 안할거니까 인기만 유지하면 되지요. 흥정에는 그게 먹히지요.

그러나 진짜로 대통령 할거면 이건 아니거든요. 축구협회고 현대고 자를건 다 잘라야 하는 거죠. 정리해야죠. 정치가 애들 장난인가?

한나라당 독하게 치고나오는거 보이죠? 정치는 장난이 아닙니다. 여차하면 현대고 뭐고 싹 날아갑니다. 몽준이 바보에요? 그것도 모르게.

지금까지는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몽준의 본심을 몰라서 눈치를 본 겁니다. 본게임 들어가면 장난 아니게 붙습니다. 재벌출신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재벌이라는 것이 탈탈 털어보면 얼마나 많은 약점이 밑도 끝도 없이 쏟아지는지 아마 몽준은 알고 있을 거에요.

재벌이 정치를 하고싶지 않아서 안하는게 아니고 이건희가 겸손해서 안나오는게 아니고 구조적으로 안되게 되어 있는거지요. 구린데가 좀 많겠어요. 벌써부터 이정도인데.

오늘 석간인가 일부 신문에 북한 개성공단은 삼성이 찜했다고 나오던데 현대가 지금 대통령이니 뭐니 딴짓할 때가 아닙니다.

재벌하고 원수지는 것도 전략은 아닌데 지금 회창은 현대와 삼성과 김정일을 동시에 치고 있거든요. 그쪽도 급했지요.

모든 악재가 돌연 모든 호재로 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런때 부시가 참아줘서 주가만 회복되면 좋겠건만 부시 저 밥통은 재뿌리려고 기어코 전쟁을 하려드니. 그게 마지막 걱정.

원래 정치는 명분과 현실의 타협이죠. 그런데 명분이 있는 쪽이 현실과 타협하는 거지 명분도 없는 사람이 타협할 수는 없죠.

노무현이 타협해도 되는 타이밍에서 타협 안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지지율 떨어진다며 이런저런 소리 하지만 저는 감을 잡지요. 아하 노무현이 더 큰 승부를 준비하고 있구나.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다른 칼을 갈고 있구나 하고.

“흥 두고보자! 내 선대위원장 안시켜주고 어쩌려고. 충청권 빼놓고 선거가 되나. 어림도 없지. 내가 먼저 전화는 죽어도 안해. 에헴!”

이런 생각하며 이제나 저제나 소식 기다리던 이인제만 닭 쫓던 개 되었어요. 거봐 인제야 내가 뭐라든 진작 보따리 싸라 했지.

몽준아 너도 늦기전에 투항해라. 뭐 한나라당과 후보단일화를 해! 쪽팔려서 딴전피운다고 하는 소리라는거 다 안다, 알아! 웃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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