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다가 발견한 자투리글입니다. 밤길을 가기가 무섭다면 그것은 밤길의 입장이지 나의 욕망이 아니다. 나는 무섭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무서움은 밤길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왜 남의 것인 무서움을 함부로 가로채서 자기의 것으로 삼는가? 내가 이성으로 결정한 것만 나의 것이다. 그런 마음을 먹을 때 무서움은 사라진다. 무섭다고? 그래. 밤길 너는 무섭고 그래라. 그건 너의 입장이다. 달빛이 교교하다면 달빛의 사정이다. 개울물이 시끄럽다면 개울물의 사정이다. 바람이 살살 분다면 그것은 바람의 사정이다. ### ◎ 의사결정의 나침반 - 인격자는 큰 단위의 집단의지를 앞세운다. ◎ 의사결정의 전략 - 인격자는 현재의지보다 미래의지를 앞세운다. 법률이 헌법을 앞세우는 것과 같다. 헌법보다 자연법이 먼저다. 자연의 진리를 먼저 따르고 다음에 국가의 헌법을 따르며 마지막으로 하위법을 참고한다. 마찬가지로 공간적으로는 집단의지를 나침반으로 삼고 시간적으로는 미래의지를 장기전의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현재의지는 거기에 더하여 융통성을 발휘하는 부분전술이 된다. 큰 틀을 먼저 정하고 나중에 세부를 묘사하는 것이다. 스케치를 먼저 하고 색을 나중 칠한다. ### 세 가지 질문이 주어진다. 첫번째 질문은 자유다. 그대는 미성년자나 노예가 아닌가? 그대는 독립적인 인격이 있는가? 그대에게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권한이 있는가? 그대는 타자와 소통하는 상대가 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일단 대화상대가 아니다. 그런 사람과는 말 섞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 질문은 대표성이다. 그대는 리더인가? 그대는 대표성이 있는가? 그대는 한 집단을 책임지는 마음을 갖고 있는가? 그대는 국가와, 인류와, 문명 단위로 사고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우리편이 아니다. 큰 길을 함께 가는 동지가 될 수 없다. 그런 사람과는 손잡고 함께 일 벌이면 안 된다. 세 번째 질문은 스타일이다. 기업도 마크가 있고 상표가 있는데 그대에게는 무엇이 있느냐다. 옛날 사람은 호가 있었다. 그 사람의 트레이드 마크라 하겠다. 인생에도 그게 있어야 한다. 일관된 자기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함께 미래를 위한 전략을 짤 수 있다. 그게 없으면 삶을 잘 살았다 해도 그 사람의 일생은 의미있는 데이터가 되지 못한다. 반면 이게 있으면 삶을 실패했어도 그 사람의 인생은 의미있는 데이터가 된다. 인류에 기여한다. 첫째는 대화상대가 되고, 둘째는 동지가 되고, 셋째는 인류에의 기여가 된다. 첫째는 인격적으로 독립하고, 둘째는 공간적으로 확장하고, 셋째는 시간적으로 연장한다.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간다. 계속 가는 것이다. 레고블럭과 같다. 첫째는 독립된 하나의 블럭이어야 한다. 부스러기나 반토막은 안 쳐준다. 찌그러지거나 뭉개져 있어도 곤란하다. 둘째는 요철의 돌기가 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블럭과 결합이 된다. 끼우면 끼워져야 하고 맞추면 맞춰져야 한다. 셋째는 자기만의 색깔과 모양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선택된다. 블럭은 많지만 선택되는 것은 마침 그곳에 맞춤하게 필요한 모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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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도 없는 것이
꼼 속에 나타나 뒤를 쫓는다
오직 꿈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눈을 뜨면 사라질 것이
뒤를 쫓는다
죽어 하데스의 세계에 가보지도 못하고
후손의 뒤를 쫓는 게
쪽팔리지 않는가?
오줌을 갈겨주었다
흐물흐물 사라진다
쪽팔리겠지
오감을 느낄 수 도 없는 것이
눈 감은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것이
그 뒤로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