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오늘 북한과 필리핀의 농구경기를 보러갔습니다
이명훈이는 정말 크더라구요
근데 영 체력이 안좋은지 게임 내내 실수만 하더군요
전반에는 좀 비슷하게 가는것 같더니만
후반부터는 점수가 벌어지기 시작해서
거의 30점 차이로 북한이 졌습니다
북한이 경기내내 뚜렸한 실력차를 보이며 지니까
응원도 별로 흥이 안났습니다
여고생들이 파도타기를 수십번 시도 했는데 한 번도 성공을 못했습니다
내 뒤에 있던 총련 교포들도(모자에 쓰여있음) 안타까웠는지
아이고(일본말인가?)하며 탄식을 내뱄었습니다
교포들은 20명 정도인데 대부분 50대 이상이었습니다
북녀들도 영 맥이 빠져서 북한 사람답지 않게
턱괴고 멍청하게 바라보는 군기 빠진모습도 보였도 보이더군요
아리랑 응원단이 더 열성적이었습니다
처음엔 북녀들 옆에 자리 잡았다가
후반엔 북녀들 마주보는 자리로 옮겨서
경기 내용에 개의치 않고 열렬히 북한을 응원했습니다
북한 응원단에게 남쪽의 열의를 보여주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게임중에 북녀 응원단 쪽으로 가려고 하니까
대회관계자와 기자들 이외에는 접근이 철저히
차단되었습니다
북한응원단은 250명 정도 왔는데
북녀들이 위치한 본부석 공간은 경찰들에 의해서 완전히 차단되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남북의 자연스런 만남을 상상했는데
좋은 그림은 보기 글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난 순진하게도 우리 딸애 데려가셔 북녀에게 안기고
사진 찍을 생각까지 했습니다
나올 볼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동 경로도 차단된것 같더라구요
북한이 요청한건지 우리가 스스로 그렇게 한건지?
북한응원단 아래쪽 1등석에 위치한 기자들 카메라는 10여대는
북녀쪽으로 고정된채 경기내내 그러고 있었습니다
북녀들 얼굴은 그 기자들 카메라를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기분 좆같아 지더라구요
이해가 안되기도 하구요
경기장 밖에 북한국기 뱃지를 단 사람들 5,6명 모여있어서
슬쩍 인사를 했는데 인상을 쓰고 쳐다보더라구요
스포츠머리를 보니 우리나라 국정원 요원쯤 되겠는데
아마 경계를 한건 같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좀 나쁘데요 무섭기도 하고

북한 선수들이 호명되고 우리 관중들이 북한 응원단과 함께
환호성을 지를 때는 가슴속에서 울컥하고 뭔가 올라오더라구요
입장료 6천원에 이런 감동을 받는 드라마가 흔합니까
전 오늘 상영한 "북녀와 농구단"이라는 영화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왜 이런 재미를 느낄줄 모르지요
여고생들로 채우고도 남는 자리가 많을 정도이니
동렬님이 말씀하신대로 한국은 아직도 진정한 의미의
근대인이 없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도
재미없게 보는건 가요(갑자기 성냥팔이로 빠지네....)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가보면 44개국이 소개되어있는데
거기에 유일하게 북한 국기만 빠져있었습니다
만약 북한이 아시안 게임을 유치하고 우리가 참가했는데
그들 공식 홈페이지에 우리 국기만 빠졌다면
조선일보와 그 개들이 얼마나 개거품을 물었을까요
이런 수모를 당하고도 북한이 참가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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