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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225 vote 0 2013.12.05 (17:53:53)

       인간의 의사결정구조는 자연의 의사결정구조를 복제한 것이다. 자연에서 의사결정구조는 물질의 형성과정이나 생물의 진화과정에서 발견된다. 물질의 형성과정은 양자역학의 힉스메커니즘에 따른 자발적 대칭성 깨짐으로 해명된다. 생물의 진화로 보면 구조론의 생장구조 개념과 상호작용 개념이 이에 해당한다.


    다윈의 진화론은 틀렸다. 진화의 핵심은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이 어떤 원리에 의해 일어나는지 다윈은 실명하지 않았다. 일체의 변이는 결과일 뿐 원인이 아니다. 적자선택 개념은 오래된 종이 새로 진화한 종과의 생존경쟁에 져서 도태되는 원리를 잘 설명한다. 다윈의 언설은 진화론이 아니라 멸종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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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둘기는 왜 한쪽다리로 서 있을까? 정답 -≫ ‘그게 더 편하다.’ 초등학교 방학때 나눠주는 탐구생활에서 읽은 것으로 기억한다. 학은 왜 강물 속에서 한쪽다리를 들고 서 있을까? 차가운 강물 속에서 체온을 절약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과연 그럴까? 뭔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어색한 느낌 말이다. 처음에는 거의 느낌으로 판단한다. 그것이 직관이다.


    ‘위해서’라는 표현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 인과율을 어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색한 느낌이 든 것이다. 매끄럽지가 않다. 원인에서 결과가 나와야 인과율과 맞다. 그러나 실정은 어떤가? 결과를 확보해놓고 원인을 맞춰넣기가 다반사다. 새들을 관찰해 보았다. 비둘기나 닭이나 오리도 한쪽다리를 들고 서 있었다. 물 속이 아닌데 말이다. 무더운 여름에도 말이다. 그때 내가 생각한 답은 한쪽 다리로 서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구조론의 관점이다.


    구조론은 의사결정이론이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물질이든 뇌가 의사결정하기 편한대로 행동한다. 두 다리로 서는 것보다 한 다리로 서는게 더 편하다. 두 다리 사이에 50 대 50으로 체중을 배분하려면 뇌가 쉴 수 없다. 불량한 포즈로 짝다리짚고 서 있는게 더 편하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뇌다. 옳고 그름에 따라 판단하여 행동하는게 아니라 순전히 뇌 안에서 연산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재채기와 같다. 사람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재채기를 하거나 하품을 하는게 아니다. 재채기 할 의도는 없었는데 기계적으로 터져나온다.


    생물의 진화 역시 마찬가지다. 종은 진화하기 편한대로 진화한다. 진화를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이며, 유전자의 모듈을 만들기 편한대로 진화한다. 이에 따라 인간은 처음부터 직립했다고 나는 판단했다.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보면 점진적인 진화보다 획기적인 진화가 더 쉽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머 입장에서 2D게임보다 3D게임이 더 작업하기 쉽다. 3D툴을 쓰기 때문이다. 종은 유전자 모듈을 쓰기 때문에 모듈이 작동하기 편한대로 진화한다. 예컨대 인간과 원숭이의 중간 종이 있어서 반직립상태로 생활한다면 나무 위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땅에도 적응하지 못한다. 종은 나무환경이나 지상환경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중간은 없다. 2D 아니면 3D지 중간은 없다. 셀룰러폰 아니면 스마트폰이지 중간은 없다.


    이런 관점에서 생물의 진화와 관련한 필자의 예상은 거의 맞았다. 최근에는 인류가 한 명의 아담과 이브로부터 기원한다는 단일기원설이 여러 영장류의 유전자가 합성되었다는 다지역기원설을 이기고 있다. 다윈이 틀렸다. 미토콘드리아 DNA를 조사해 본 결과 모든 현생인류는 수만년 전 아프리카 남부에서 비롯한 한 쌍의 부부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았다고 한다. 이는 구조론의 관점과 일치한다. 이유는 하나다. 단일기원이 더 기원하기 쉽다.


    인간들이 툭하면 독재로 치닫는 것도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더 의사결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단 독재국가는 민주국가와의 경쟁에서 진다. 독재국가가 민주국가와 싸워서 독재국가가 멸망했기 때문에 독재정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일 뿐, 인간은 원래 독재를 선호한다. 그게 더 결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학이 한 다리로 서 있는 것이 두 다리로 서는 것보다 편한 것과 같다.


    국가에 한 명의 통치자가 있는게 두 명의 통치자가 있는 것보다 편하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MS가 윈도즈로 천하를 평정해 버리는게 더 편하다. OS가 많으면 프로그램을 이중으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용과 안드로이드용으로 앱을 두 번씩 만드는 것과 같다. 상인들은 진시황이 중원을 통일해 버리는게 더 세금내기에 편하다. 국가의 숫자만큼 관문이 있고, 관문의 숫자만큼 관세를 중복하여 내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옳은 결정이 아니라 편한 결정을 내린다. 그 결과는 패망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 되는 것도 의사결정의 어려움 때문이다. 젊은 사람은 자기 한 몸만 건사하면 된다. 그만큼 의사결정이 쉽다. 과감한 의사결정을 한다. 나이가 들면 가족도 챙기고 친구도 챙겨야 한다. 의사결정이 어렵다. 안전한 결정을 하게 되며 그 결과는 나쁘지만 당장은 마음이 편하다. 결국 모든 것이 나빠진다. 정치든 사회든 문화든 모두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물질이든 조직이든 정치든 사회든 문화든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옳기 때문이 아니고, 그것이 자신에게 유리하기 때문도 아니고 그것을 결정하기가 더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훈련된 사람만이 바른 결정을 할 수 있다. 갑작스런 위험이 닥쳤을 때 몸을 던져서 약자를 구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게 약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인간이 악에서 선으로 넘어오는 데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컴퓨터 파워를 켜는 일과 같은 손쉬운 일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못한다. 시골 할머니들 중에는 리모컨을 다룰줄 몰라서 몇 년 째 몇 채널만 보는 분이 많다.


    인문학자들은 무엇이 옳다고만 말할 뿐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도 결정하기 쉬운 것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구조론에서 비판하여 말하는 대칭행동이다. 극복해야 한다.


    말하기 편한 말만 말한다면 진정한 학자가 아니다. 사람들이 무의식적인 대칭행동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결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인문학자들은 물질의 반대편에 서서 대칭행동을 한다. 물질이 왼쪽으로 가면 무조건 오른쪽으로 간다.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발언하기 쉽다. 진실보다 거짓이 더 편하다.


    한국인들은 디자인이 좋은 차보다 무난한 차를 산다. 이러한 행동은 한국의 산업발전을 저해한다. 무난한 차를 사는 이유는 튀는 차를 샀을 때 가족과 친구들이 다들 한 마디씩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당연히 디자인이 튀는 차를 사서 친구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 타인을 자극하고 자극받아야 한다. 그렇게 상호작용하는 것이 창의하기에 유리하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올해의 외제차는 디자인에 아무런 특징이 없는 폭스바겐 티구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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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마디로 엣지가 없는 차다. 이는 비겁한 행동이다. 이런 식으로는 결코 선진국이 못된다. 좋은 차보다 욕먹더라도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끄는 차를 사야 한다. 그것이 진정으로 합리적이다. 상호작용의 밀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구조론의 관점에서 진화를 추동하는 힘은 둘이다. 하나는 생장구조다. 생장은 안에서 밖으로 일어나는데 먹이는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둘의 방향이 충돌하므로 모순이다. 이 모순을 어떠한 생물도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모든 종은 불완전하며 이를 해결하는 다양한 시도에 의해 종은 진화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또다른 진화를 추동한다. 예컨대 게가 속살이 차면 허물을 벗어야 하는게 그렇다. 점진적인 성장을 할 수 없다. 인간은 뇌 안에 데이터가 꽉 차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므로 나이가 들면 학습능력이 떨어진다. 이 역시 구조적인 문제다.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데이터의 절대량이 문제가 아니라 무질서하게 뒤섞여서 뇌 안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는게 문제다.


    둘은 상호작용이다. 종의 진화는 외부의 환경을 읽어서 그 구조를 복제하여 내부로 들여온 데 따른 것이다. 눈은 외부의 빛을 읽은 것이며 털은 외부의 바람을 읽은 것이다. 생물은 환경과 대칭을 성립시키고 대칭≫비대칭으로 가는 의사결정원리에 의해 그 구조를 내부로 들여온다. 그러므로 나라는 의사결정의 경계면이 어디까지인지가 모호해진다.


    오래도록 인간만이 도구를 쓴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거의 모든 동물이 도구를 쓴다. 악어도 강물에 떠 있는 나뭇가지를 도구를 이용하여 새를 유인하여 사냥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과연 나뭇가지만 도구일까? 부리도 도구다. 발톱도 도구다. 부리나 발톱은 감각이 없으므로 나에 속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진다. 어디까지가 나에 속할까? 그 경계는 없다. 그것은 자신이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올바른 의사결정은 그 나의 범위를 최대화 하는 것이다.


    인간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얻어진 대칭을 복제하여 자기 안으로 들여오는 방법으로 진화했으므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려면 상호작용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대칭을 성립시켜야 하며, 의사결정의 편의에 따라 점차 퇴행하는 관성의 법칙이 있으므로 초반에는 그 대칭의 범위를 최대화 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반복되면 의사결정의 범위가 점점 좁아지는 일방향으로 전개하므로 초반에 최대치로 잡아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집안일만 해도 처음에는 부부가 의논해서 결정하다가 나중에는 점점 의논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되고, 결국 남편은 아내가 없으면 양말 한 짝도 찾아신지 못하는 지경으로 치닫게 된다. 그러므로 초반에 최대한 집안의 물품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놔야 한다.


    밤길을 가는 나그네가 길을 잃지 않으려면 북극성을 찾아야한다. 어중간한 중간 지점에 판단기준을 세우므로 오류가 일어난다. 모든 의사결정은 극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화가의 선은 굵게 시작되어야 하고, 음악가의 음은 높게 시작해야 한다. 뽕짝처럼 적당한 음으로 시작하면 반드시 망가진다.


    의사결정을 쉽게 하려는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여 점차 퇴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무조건 쉬운 길을 가는 의사결정원리에 의해 어차피 망가지게 되어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연명하려면 최대한 먼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가장 멀리 보고 가장 넓게 바운더리를 잡아야 한다.


    모든 태어난 생명은 죽는다. 모든 인간은 보수화 된다. 모든 의사결정은 퇴행일변도로 간다. 그러므로 아인슈타인도 말년에는 시시해졌고, 피카소도 말년에는 유치해졌다. 피할 수 없다. 초반에 시작점을 잘 찍어야 한다. 그것은 극점이다.


    화가는 그림이 뭉개지지 않는 한도 안에서 가장 굵은 붓을 선택해야 한다. 추사가 더 굵은 붓을 쓰면 글자가 뭉개져서 획을 알아볼 수 없다. 석봉의 글씨는 더 이상 굵어질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 원교의 글씨는 가늘게 시작하였기에 붓이 도달할 수 있는 한계를 찍고 오지 않았으므로 추사가 한때 비판한 것이다.


    무엇이든 극에서 시작한다는 마인드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의사결정의 나침반이다. 최대한 강하고 센 것에서 시작하여 점차 범위를 압축하여 현실적인 황금비례를 찾는 것이 의사결정의 정답이다. 그러려면 애초에 나와 타자의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의사결정을 낳는 것은 대칭이며 대칭은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그러므로 최대화된 범위에서 상호작용을 시작해야 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로 점차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천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애초에 신과 완전성과 진리와 자유와 진보와 역사와 문명과 인류의 편에 서야 한다. 거기서 아와 피아의 대칭을 성립시키고, 그 대칭을 붕괴시켜 일의성을 얻는 형태로 의사결정을 연출해가는 것이다.


    구조는 상부구조에서 하부구조로 복제된다. 중국은 상부구조인 공산당의 전인대식 의사결정구조를 지역의 군당이나 면당이 복제하고, 시청자들은 상부구조인 연예인의 의사결정구조를 복제한다. 드라마의 장면을 흉내내는 것이다. 한국은 남북분단이라는 상부구조가 하부구조로 복제된다.


    남북분단이 지역분단으로 확장되고, 계급분단으로 전개된다. 지금 시골마을 구석구석까지 분단되고 있다. 분단체제라는 익숙한 의사결정구조가 무의식에 영향을 미쳐서 무엇이든 일단 분단해놓고 보는 행태로 나타난다. 이런 식으로 구조는 계속 복제된다.


    무엇보다 우리가 이러한 의삭결정구조 속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깨우칠 일이다. 구조가 복제되므로 애초에 상부구조를 잘 세팅해야 한다. 상부구조는 신과 진리와 자연과 문명과 완전성과 역사와 진보와 자유다. 이 지점에서 나와 타자 사이에 어떤 대칭을 성립시키는가에 따라 당신의 의사결정은 일관되게 전개된다.


[레벨:4]AcDc

2013.12.05 (19:58:42)

좋은 결정과 나쁜 결정이 아니라
옳은 결정과 쉬운 결정이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레벨:2]제리

2013.12.06 (08:10:02)

전보다 더 구체적인 설명으로 공감되네요. 진화인가요? ^^

[레벨:1]Doojoy

2013.12.06 (14:21:30)

  그러므로 훈련된 사람만이 바른 결정을 할 수 있다.

 > 자연도 편한 방향대로 진화하는게 원칙인데, 인간이 훈련에 의해 편한 방향이 아닌

   옳은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까? 그 훈련의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12.06 (15:48:15)

교육이죠.
근데 이론만 가르치고 실습을 안하는게 문제.
착한 일을 실습시켜야 합니다.
투표실습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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