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5060 vote 0 2002.09.29 (18:37:22)

[어떤 게시판의 답글입니다]
정치인들의 '역사의식 빈곤'에 대해서는 낙담하고 있는 중입니다. 정치인들은 대개 머리가 나쁘지요. 몽준이나 회창이 그러한 것은 정치 초단이라서 그렇다 치고

진보지식인들도 별로 신선한 면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서 낙담입니다. 김근태도 사리분간을 못하는 면에 있어서는 낙담입니다.

작은나라 현상이죠. 미국처럼 나라가 크다면, 혹은 유럽처럼 나라는 작아도 여러 나라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면

한번 걸러주는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에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할 수 있는데 이나라는 원체 나라가 작다보니 몽준처럼 축구협회장 한번 잘해도 대통령감이 되고

회창처럼 대통령에게 한번 개긴 총리도 대통령감이 되고, 지역감정만 잘 자극해도 대통령 당선이 무난하고

종필퍼럼 몽니만 잘 부려도 국물에 건더기가 풍성하고, 나라가 이렇게 되다보니 누구 하나 정도를 가려는 사람은 없고

잔머리 굴리는 사람만 많고, 정도를 가면 제대로 된다는 확신을 가질 수도 없고, 때로는 이 나라가 문명과 고립된 섬 같습니다.

이스트섬의 거석상 아시죠. 고림된 섬에서는 얼토당토 않은 논리로도 권력창출이 가능합니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답이 없죠.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은 중앙의 주류적인 세력에 대항하는 변방에서 아웃사이더 끼리의 담합과 이심전심과 연대가 가능하므로서 작동되는 것인데

고립된 섬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해요. 외부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주류에 한번 찍히면 달아날 곳이 없어요.

항우에게 패한 유방이 변방에서 힘을 길러 재대결이 불가능하고 장개석에게 패한 모택동이 변방에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전복은 불가능하지요. 권력의 핵심이 한번 장악되면 뒤집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거에요. 이스터섬처럼 자멸하는 길 뿐이지요.

시스템의 작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외부를 향해 열린 계 여야 합니다. 북한이나 쿠바처럼 고립된 나라에는 원래 시스템이 작동 안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영구독재가 가능하지요.

나라가 작다보니 다들 소아병적으로 되어서 지식인들 조차도 행태가 졸렬하기 짝이 없습니다. 뭐든지 기싸움으로 해결하려 드는 겁니다.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서 목청 큰 넘이 대장질 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이런 교착상태를 끊고 전복의 지평을 열어제치기 위해서는 스스로 문을 열고 밖으로 밖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북쪽에서 김정일이 딱 막고있고 등 뒤에 일본과도 친하지 못하고 멀리 미국과도 긁적지근 하니 되는 일이 없습니다.

하루빨리 통일을 이루고 대륙국가가 되지 못하면 이나라는 언제까지 이스터섬의 고립된 작은나라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일본처럼 조금 되는 듯 하다가 주저앉고 맙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21614
공지 신라 금관의 비밀 image 7 김동렬 2024-06-12 10082
5766 문희상은 대통령이 탈당하게 만들려는가? 김동렬 2005-07-13 14965
5765 김동길병 조심합시다 김동렬 2005-07-18 14964
5764 강금실 시대는 오는가? 김동렬 2003-07-19 14964
5763 Re..완전과 불완전의 차이아닐까요? 꿈꾸는 자유인 2002-10-04 14964
5762 흔들리는 영남 (중앙일보) 김동렬 2003-05-09 14961
5761 황란의 추억 - 유쾌한 한 판의 푸닥거리 김동렬 2006-09-02 14959
5760 르네상스적 인간 5 김동렬 2009-10-20 14958
5759 김용옥의 불평 김동렬 2003-05-08 14954
5758 노무현의 생가를 방문하다 image 김동렬 2003-02-26 14954
5757 구조론의 가는 길 김동렬 2008-09-26 14952
5756 “힐러리, 부시에게 마구 대들다!” image 김동렬 2003-04-29 14946
5755 학문의 역사 보충설명 김동렬 2007-09-30 14944
5754 12월 19일 드라마의 마지막 감동은 이렇게 된다면 아다리 2002-12-21 14940
5753 구조란 무엇인가? 2 김동렬 2011-01-10 14937
5752 추미애는 트로이의 목마다 image 김동렬 2004-04-03 14936
5751 수레바퀴를 찾아라! image 김동렬 2003-01-23 14934
5750 역설의 이해 7 김동렬 2010-03-07 14933
5749 박정희의 개 이재오 image 김동렬 2004-07-16 14930
5748 진정한 창의 3 김동렬 2011-03-03 14929
5747 노무현과 호남은 계약결혼 - 전략적 별거도 각오해야 한다. image 김동렬 2003-04-14 14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