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2959 vote 0 2002.09.27 (17:31:10)

[이 글은 국민정당의 추진에 반대의견을 가진 어떤 분을 위한 변명으로 씌어졌습니다]

15년전 6월항쟁으로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흘렀습니다. 그때 20살이었던 대학생 청년은 이제 35살 한창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때 35살이었던 넥타이부대는 지금 50살입니다. 명실공히 연부역강한 이 사회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떨치고 일어설 때입니다. 우리가 주인이라고 외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성숙했던 것입니다.

15년전 최루탄과 화염병 속에서 심어진 그 씨앗이 이제야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그 씨앗이 유시민의 국민정당으로 싹을 틔우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실패할 확률은 높습니다.

그러나 설사 싹이 잘린다 해도 뿌리는 살아있습니다. 15년전의 과거를 누구도 역사에서 지울 수는 없습니다. 역사가 죽지 않는 한 우리는 결코 죽지 않습니다.

숨막히던 최루탄 연기 속에서 명동거리를 내달리던 그 시절을 기억하십니까? 누구도 역사를 속일 수는 없습니다. 한 두 번의 실패야 각오해야 합니다. 그러나 시행착오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오류를 시정하고 조금씩 방향을 잡아나갈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합니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우선은 출항을 시켜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합니다.

.....

님은 저희보다 한 세대 윗분이십니다. 이제부터 집을 짓자고 해서는, 언제 그 집에 대들보를 올리고, 어느 세월에 그 집에 인테리어를 하고, 입주를 하고 아들낳고 딸낳고 살게 될지 감이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님은 이 사회를 위해 님의 닦은 지혜를 당장이라도 사용해야할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아직도 젊습니다. 이제 초석을 놓고 번듯한 집을 지어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참입니다.

오늘 우리의 노력이 월드컵의 붉은악마 세대 쯤 가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래도 그 길을 갈 생각입니다. 둘러봐도 다른 길은 보이지 않으니까요. 어차피 역사의 필연에 의해 그렇게 되게 되어있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우리는 주인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훗날 올 누군가를 위해 먼저 와서 번듯한 집 한채 지어놓고 물러나는 것이 역사가 맡긴 소임의 전부인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입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그것은 국민정당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닭도리탕 닭볶음탕 논란 종결 2 김동렬 2024-05-27 6365
2364 빈라덴이 이겼다 김동렬 2004-11-03 12627
2363 다른 우주로 건너가 보자 image 3 김동렬 2017-11-04 12630
2362 구조론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7-06-26 12633
2361 프레임을 걸어 가둬라! image 김동렬 2017-04-03 12633
2360 정명은 소통이다 image 김동렬 2017-03-04 12638
2359 진짜 진보의 원리 image 6 김동렬 2017-11-12 12641
2358 누가 조선일보의 상투를 자를 것인가? 김동렬 2004-12-21 12644
2357 구조론 한자 互 image 1 김동렬 2017-03-22 12645
2356 문희상은 물러가라 2005-08-18 12647
2355 기적은 있다 image 3 김동렬 2018-02-17 12651
2354 먼저 인간이 되자 image 8 김동렬 2018-01-06 12655
2353 잘못된 말하기의 예 image 1 김동렬 2018-03-12 12656
2352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다. image 김동렬 2017-11-27 12659
2351 공자는 세속적인 출세주의자인가? image 1 김동렬 2017-12-25 12664
2350 국참연, 참정연 다 좋다 김동렬 2005-01-15 12665
2349 유시민 그리고 강준만 김동렬 2006-01-04 12678
2348 모든 것의 출발점 image 5 김동렬 2011-08-02 12679
2347 왜 공자의 가르침이 소중한가? image 4 김동렬 2018-01-15 12679
2346 장선우가 말한 데이타를 생각해봤습니다 아다리 2002-09-27 12680
2345 이라크전 묻고 답하기 김동렬 2004-06-25 12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