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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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345 vote 0 2013.09.17 (00:11:49)

 

    성인의 나라 모략의 나라


    http://me2.do/GU5vsKjY 측천무후의 모략정치에 대해서는 한번 쯤 읽어볼만 하다. 채동욱은 경위야 어떻든 박근혜가 제 손으로 임명한 사람이다. 측천무후가 두 번이나 자기 아들을 황제에 올려놓고 죽이거나 쫓아낸 예와 같다.


    필요하니까 썼다가 거슬리니까 내친다. 이는 인지상정에서 벗어났으며 선비의 의리를 어긴 것이다. 소인배의 행동이다.


    민주주의는 시스템에 의한 정치다. 민주주의 시스템은 적과의 동침을 전제로 한다. 여당과 야당이 국회 안에서 공존하는 것부터 그렇다. 정권 안에도 적은 있어야 한다. 왕조시대에도 특별히 임금에게 간하는 사람을 두었을 정도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김근태나 정동영이 이뻐서 곁에 둔 것이 아니다. 원래 정치는 그렇게 한다. 조경태 같은 꼴통도 내치지 않았다. 그것이 시스템에 의한 정치다. 자기편은 부려먹고, 적은 자신의 행적을 되돌아보는 거울로 삼는다.


    루이 14세는 베르사이유 궁전을 짓고 특이한 정치 시스템을 만들었다. 임금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는 모든 일을 공개한 것이다. 베르사이유 궁전에는 화장실만 없는게 아니라 비밀이 없었다. 건물 자체가 그런 구조로 설계되었다.


    적을 멀리 두면 반드시 반란을 일으키므로 차라리 주변에 두고 감시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야당과 언론이 그 역할을 한다. 민주주의란 루이 14세가 만든 베르사이유 궁전의 공개시스템을 언론과 야당이 대리하게 하는 것이다.


    조선왕조는 어떠했는가? 무수히 많은 역모사건이 있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역모가 많았다. 그 많은 역모들이 실제로 역모였을 가능성은 없다. 임금의 통치술이다. 비밀을 만들고 칸막이를 만들고 은밀히 모략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관행이 되어 너도 나도 거짓말을 해대니 나중에는 역모가 사실이든 아니든 상관없게 되었다. 걸리면 죽는거고 로또긁는 심정으로 벼슬하는 거고. 정 안되면 선제공격 들어가서 임금을 독살하는 거고. 결과는 임금의 수명단축.


    그 많은 임금 중에 제 명대로 살고 간 임금이 몇이나 되겠는가? 박근혜 정치는 전형적인 모략정치다. 박근혜 정권의 특징은 골수 충신이 많다는 거다. 정치라는게 원래 견제와 균형에 의해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박근혜 정치는 충성과 지배에 의해 작동한다. 그러나 위험한게 충신들이다.


    춘추시대의 패자였던 제 환공은 자신을 암살하려 한 관중을 재상으로 삼았다. 적을 가까이 두고 감시한 것이다. 그는 루이 14세의 길을 갔다. 관중의 능력에 의해 제 환공은 천하를 제패하고 춘추시대 최초의 패자가 되었다.


    그러나 아뿔싸! 그에게는 네 명의 충신이 있었다. 관중이 병들어 죽게 되었을때 환공은 관중에게 마지막 남길 말이 없는지 물었다. 관중은 역아, 수조, 상지무, 개방을 멀리하라고 유언을 남겼다. 환공은 이를 매우 기이하게 생각했다.


    임금이 물었다.
    “역아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아들을 삶아서 내게 바친 충신인데 이런 충신도 의심해야 하는가?”
    관중이 말했다.
    “인지상정으로 말하면 친아들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친아들도 죽이는 자라면, 임금에게 못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임금이 말했다.
    “충신 수조는 일찍부터 나를 사모한 나머지 스스로 자기 붕알을 까고 내게로 와서 내시가 되었는데 그런 자도 의심해야 하는가?”(수조는 중국 역사상 최초의 환관이라는 설이 있다.)
    관중이 말했다.
    “인지상정으로 말하면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스스로 자기 붕알을 깔 놈이라면 임금에게 못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임금이 말했다.
    “충신 상지무는 사람의 생사를 알아맞히고, 병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인데 이런 사람도 의심해야 하는가?”
    관중이 말했다.
    “생사는 정해져 있고, 질병은 인체의 균형이 무너져서 생기는 일입니다. 이런 것을 능히 조정할 수 있는 자라면, 임금이 건강을 잃었을 때 임금을 조종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임금이 물었다.
    “위나라에서 온 공자 개방은 15년이나 나를 섬겼고, 부친이 죽었을 때도 내 곁을 떠나지 않은 사람인데 이런 사람도 의심스러운가?”
    관중이 말했다.
    “인지상정으로는 부모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법인데, 이미 부친을 한 번 어긴 적이 있는 사람이 이번에는 임금을 어기지 말라는 법이 있겠습니까?”


    관중이 죽자 환공은 관중의 유언을 따라 이들을 모조리 쫓아냈다. 그러나 요리사였던 역아가 없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었고, 내시였던 수조가 없기 때문에 후궁들의 생활이 문란해졌고, 의원이었던 상지무가 없기 때문에 귀신 들리는 병이 들었고, 비서였던 개방이 없기 때문에 조정일에 질서가 서지 않았다.


    3년이 지나자 환공은 “천하의 관중도 잘못을 저지를 때가 있구나. 관중이 모든 것을 다 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하고 탄식하며, 내쫓았던 그들을 모조리 다시 불러들였다.


    이듬해, 환공이 병들자 상지무는 “임금은 어느 달 어느 날에 죽을 것이다.”하고 말을 퍼뜨리며, 역아, 수조와 공모하여 난을 일으켰다. 궁궐 문을 닫고 담을 높이 쌓아 사람이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이를 임금의 명령이라고 속였다. 위나라 공자였던 개방은 천 호의 땅을 빼앗아 위나라에 항복했다.


    제 환공은 궁궐에 유폐되어 굶어죽었다. 환공의 시신은 석 달 동안이나 장사를 지내지 않고 두었기 때문에 구더기가 방 밖까지 기어 나왔다고 한다.


    네 명의 충신 중에 가장 악랄한 충신은 역아다. 요리사 역아는 천하의 산해진미를 맛본 환공이 농담으로 ‘사람고기 빼놓고는 다 먹어봤는데 사람고기 맛이 궁금하구나’ 하고 한 마디 하자 자기 아들을 삶아서 바쳤다.


    역아와 수조, 상지무가 하는 짓이 최태민이나 김기춘이 하는 짓과 무엇이 다른가? 지금 국정원이 하는 짓과 무엇이 다른가? 이런 자들은 지독한 충성심으로 무장하고 무슨 짓이든 서슴없이 해치운다.


    인지상정에서 벗어난 것이다. 인간의 상식과 보편성을 벗어난 충성은 독사와 같고 악귀와 같다. 상지무와 역아, 수조는 궁궐문을 닫아걸고 담장을 높이더니 임금이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했다. 오늘날 청와대가 하는 짓이 그렇다. 리더가 민심을 모르게 하고 국민도 속이고 보스도 속인다. 그 말로는 뻔하다.


    정치는 절대적으로 시스템에 의해 작동해야 한다. 천하에 비밀이 없게 해야 한다. 위정자가 장막 뒤에서 벌어지는 모략의 달콤함에 빠진다면 사람고기맛을 본 환공과 무엇이 다르랴?

 

    ###

 

    측천무후가 시스템이 아니라 모략을 선택한 것은 그에게 세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기 힘이 없으니 남의 힘을 이용해야 하고, 소수로 다수를 지배하려니 이석기의 방법을 써야 한다. 박근혜와 이석기와 측천무후의 공통점은 세가 없으며, 소수로 다수를 이기려 하고, 장막 뒤에서 은밀히 모략을 꾸민다는 점이다. 그 말로는 정해져 있다.

 

 

    1234.JPG


    대한민국을 성인의 길로 이끌 것인가 모략의 길로 이끌 것인가? 생각연구가 있어야 합니다. 바른 생각만이 진리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3.09.17 (00:54:00)

말로는 아빠의 길.

[레벨:2]택후

2013.09.17 (01:27:48)

저들의 행태와 수작질에 딱 어울리는

매서운 글을 써 주셨습니다.

저들의 공작정치가 얼마나 갈 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 공작정치의 성공여부와 무관하게..

 

우리는 민주적 헌정국가의 작동이

그리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하는 점은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편에 서 있다는 점...

그 자체로 충분하고, 또 떳떳하다고 봅니다.

 

아마, 이 시대의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 최소한을 박근혜가 모른다니...

 

그 인간됨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레벨:4]AcDc

2013.09.17 (01:55:54)

이번정부는 시작과 동시에 끝이군요.

소원대로 대통령 됬으니까 내려와야겠지만

저런 사람 특징이 자기만 망하는게 아니라 자신과 관계되고 엮인 이들까지 싸그리 끌고 망한다는게 ...


군사정권의 몰락은 이번 정부가 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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