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아잔 브라흐마의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에는 ‘벽돌 두 장’에 관한 일화가 나온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장학생으로 이론물리학을 전공한 저자는 인생의 의문을 풀기 위해 태국의 밀림으로 가서 삭발하고 승려가 되었다. 얼마 후 그는 주지승과 함께 절을 짓게 되었는데 가난해서 인부도 없이 모든 공사를 직접 해야만 했다. 육체노동과는 거리가 먼 물리 교사 출신인 그는 멋진 절을 짓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먼저 벽돌을 쌓아 법당을 짓기 시작했다. 시멘트 반죽을 한 덩어리 바른 뒤 그 위에 벽돌을 얹고 상하좌우를 두드리며 세심하게 수평을 맞추었다. 초보자이지만 명상 수행을 하듯이 오랜 시간 공들여 완벽한 형태의 벽을 쌓아올리려고 최선을 다했다. 
마침내 사방 벽이 완성되었을 때 그는 뿌듯한 마음으로 자신의 작품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벽 중간쯤에 삐뚤게 놓인 벽돌 두 장이 눈에 띄었다. 다른 벽돌들은 일직선으로 똑발랐으나 두 장은 각도가 틀어져 있었다. 두 장 때문에 공들인 벽 전체를 망친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크게 실망하고 창피했다. 시멘트가 단단히 굳어 벽을 허물 수도 없었다. 절이 완성되고 방문객들이 절을 구경하러 올 때마다 그는 그 삐뚤어진 벽돌 두 장을 못 보게 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사람들이 그 벽 쪽으로 가지 못하게 막기까지 했다. 누구도 그 결점을 보는 걸 그는 원치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한 방문객(아마도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는)과 절을 거닐다가 그 사람이 그만 그 벽을 보고 말았다. 그 방문객은 무심코 말했다. “매우 아름다운 벽이군요.” 아잔 브라흐마는 놀라서 물었다. “아름답다니요. 혹시 안경을 놓고 오셨나요? 시력에 문제가 있으신가요? 벽 전체를 망친 저 어긋난 벽돌 두 장이 보이지 않나요?” 그러자 방문객이 말했다. “내 눈에는 잘못 놓인 벽돌 두 장도 보이지만 매우 훌륭하게 쌓아올린 998개의 벽돌도 보입니다.”
방문객의 그 말은 아잔 브라흐마가 그 벽을 바라보는 시각을, 나아가 삶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두 장의 잘못된 벽돌보다 완벽하게 쌓아올린 훨씬 더 많은 벽돌들이 있음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보면서부터 더 이상 그 벽에서 잘못된 벽돌을 보지 않게 되었다.
저자는 묻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두 개의 잘못된 벽돌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절망하거나 포기하는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서 잘못된 벽돌 두 장만 발견함으로써 관계를 파국으로 이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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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글 매우 많소. 
그런데 구리오. 심하게 구리오. 
보통 저런 이야기들은 꼭 한 번만 뒤집고 끝을 맺는 패턴이 있소. 라즈니쉬가 자주 쓰던 유머의 패턴인데 그 제자인 류시화도 그걸로 베스트셀러를 썼소. 거지라고 알고있었는데 한 번 뒤집어보니 성자. 

근데 구조론으로 말하자면 두 번은 뒤집어야 진짜가 보이오. 

위의 이야기도 마찬가지. 한 번 뒤집으면 류시화고 두 번 뒤집으면 구조론이오. 
저 이야기를 두 번 뒤집으면 어떻게 되겠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3.09.07 (02:31:42)

비대칭으로 풀면되오.
관점을 바꿔주는것
비뚤어진 벽돌 두 개가 전체 벽의 멋을 살린것.
신경을 건드리고, 시선을 건드리는 곳.
소실점 역할을 해주는 것.
시선을 붙잡아 주는 곳.
[레벨:15]오세

2013.09.07 (03:08:46)

전송됨 : 트위터

998개의 벽돌을 보는 방문객이나, 2개의 벽돌을 보는 아잔 브라흐마이나 둘 다 벽돌을 보긴 매한가지 아니겠소?


문제는 2개의 벽돌을 보는 것도 아니고, 999개의 벽돌을 보는 것도 아니오. 

문제는 방문객이나 아잔브라흐마나 둘다 똥꼬의 긴장이 확 풀려서 그만 만족해버리고 말았다는것 아니겠소?


모름지기 높은 세계를 바라본다면, 적어도 가우디 귀싸대기를 날려줄 정도가 되려면, 단 한 개의 벽돌에도 신경이 곤두서야하지 않겠소?


아잔브라흐마가 벽돌 2개로부터 눈을 돌리고, 긴장이 풀어진채 자위하고 있는 걸 류시화가 마치 커다란 깨달음인양 포장하는 게 웃기오. 


그 어색함, 긴장으로부터 예술이 나오는데, 그 거대한 에너지를 포기한채 

엣헴. 그래도 998장의 아름다운 벽돌이 있으니 이제 만족하겠어~


뭐 죽기 전에 저런 이야기한다면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3.09.07 (03:38:05)

만든이나 방문객이나
둘 다 두 개의 벽돌에 신경이 간것은 사실.

만든 이는 불만족 때문에 ...완벽해야 하는데 흠이 생겼다고 본 것이어서 이는 대칭상태가 완벽하게 아름다운 상태라 생각한 것이고,

방문객은 두 개의 벽돌에 신경이 갔으나 벽돌벽만을 본 것이어서, 두 개의 흠에 비해 다른 전체의 벽돌이 조화롭고 아름다우니 된 것이라고 본 것이어서, 이 역시도 대칭 상태를 벗어난 것은 아니오.

둘의 생각이 다른듯 하게 여겨져도, 이 둘의 생각은 서로 대칭되고 있소. 상대적관점 이라는 것이겠지요.

이 상대적 관점을 벗어나 절대적 관점을 보려면 대칭상태를 벗어나 비대칭으로 도약해야 하는데, 이는 미학의 관점이오.
둘 다 아름다움을 추구 했지만, 절대적 관점을 가진 것이 아니어서 미학적 관점이 있다라고 보기는 어렵소.

삐뚤한 두 개의 벽돌이 만든이의 신경을 계속 긁고 있었고, 방문객의 시선을 붙잡았기에 벽이 아름답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둘은 보면서도 딴 얘기만 하고 있었소. 자기얘기만 하고 있었던 것이오. 누가 물어 봤냐고요...

벽 그 자체의 질서를 봐야 하는데, 사람들의 시선이 벽으로 향한 것은 소실점이 있었기 때문이고, 삐뚤한 벽돌 두 개가 대칭상태를 깨버렸기 때문이오. 비대칭 상태가 되므로 인해서 벽에 긴장이 부여된 것이오. 그 긴장감을 방문객들은 느끼기에 아름답다라 생각하게 되는 것. 그런데 자신이 느끼면서도 딴 얘기들만 하고 있는 것이오. 이유는? 다들 알고 있을 듯....^^
프로필 이미지 [레벨:6]id: 15門15門

2013.09.07 (13:56:03)

동감합니다. 그 긴장으로 말미암아 상호작용의 총량이 

증가하게 되면 삐뚤한 두개의 벽돌조차 가치를 지니게

되죠. 예를 들면 밑의 벽화처럼 말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상호작용의 총량을 증가시키는

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art_1377135985.jpg

첨부
[레벨:10]다원이

2013.09.07 (13:30:37)

벽돌 덕분(?)에 막힌 마음을 뚫어주는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레벨:6]sus4

2013.09.07 (15:20:32)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데에 있는 것 아닐까요.

진실이 아닌 자기만족이라는 것에 포인트가 있는 듯 합니다.

998개 잘 쌓았다고 만족하라고 하지만

벽돌 한 개만 잘못 쌓아도 공들인 벽이 하룻밤에 무너지는 것이 진실.

글을 쓴 사람이 솔직하지 못하거나 고민이 부족하거나.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9.07 (16:30:03)

뒷부분이 잘렸네요.


이상과 같은 이야기를 마치며 대구역장은 스스로를 변론하였던 것입니다.
정상적으로 출발한 998편의 아름다움은 보지 못하고 박치기한 두편의 열차만 탓하다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박치기한 두 편의 열차만 바라보고 역장을 파면으로 몰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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